《딱 1억만 모읍시다》 김경필

조과장의 독서 기록 Book #10

by 작가 조준영

2018년 3월부터 가계부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당시 여자친구와 서로의 연봉과 모은 돈을 공유하고 나서였다.


불필요한 사치품을 사지 않고 자동차도 몰지 않고 알뜰하게 살아온 나보다 더 많이 모은 그녀의 통장 잔고를 보고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


나보다 2살 더 어린 그녀는 당시에 벌써 1억 원을 모았었고 나보다 연봉도 높았다.

게다가 회사에 다니면서 자신만의 사업도 소소히 하면서 용돈도 벌고 있었다.


그리고 내 통장과 연봉을 오픈했다. 그 당시 나는 대략 5~6천만 원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녀는 내 잔고를 보고 연봉을 듣더니 ‘남자가 여자 보다 더 못 버네’라고 했다.

괜히 장교로 군대에 가서 사회 진출이 늦어진 내가 싫어 지는 순간이었다.


이후 그녀는 나에게 이직하여 연봉을 높이고 돈을 더 많이 모을 것을 강요하는 동시에 자신에게도 더 많은 돈을 쓰기를 희망했다.

많이 먹으면서 살도 빼라는 격의 무리한 요구를 지속하는 그녀에게 나는 이별을 통보했다.


그리고 2018년 겨울에 나는 경영 대학원에 지원하여 합격했다.

더 공부를 하고 싶었던 원인은 다양했다. 그 중 하나는 연봉을 더 올리면 좋겠다는 바램도 있었다.


2019년초부터 회사를 병행하며 대학원을 다녔고 2021년초에 졸업했다.

그리고 2022년 8월에 나도 1억 원을 모았다. 전 여자친구보다 4년이나 늦어졌지만 말이다.


2013년 5월에 소위로 임관하며 월급을 받기 시작했고, 전역 후 1년 정도의 공백이 있었으니, 대략 8년만에 1억원을 모았다고 볼 수 있다.

대학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더 빨리 모았겠지만, 나를 위해 투자한 건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


어쩌 되었든 8년만에 1억원을 모은 건 절대 자랑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월급이 적다고 모으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도 돈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돈이 없기에 자유도 없었을 것이다.


김경필 작가의 <딱 1억만 모읍시다> 책은 적은 월급에도 1억 원을 모은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기술한다:

공통점 1. 숫자로 표시한 분명한 목표가 있다.

공통점 2. 선저축을 한다.

공통점 3. 가계부를 쓴다.

공통점 4. 증액저축을 한다.

공통점 5. 계절 지출 통장과 셀프 리워드 계획을 만든다.

공통점 6. 월급을 공금이라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위 6가지에 다 해당된다.

나는 대학원 입학 후 매년 모을 금액을 정하기 시작했다 (공통점 1).

월급날에 적금 자동이체를 걸어 두었다 (공통점 2).

소비 직후 스마트폰 앱으로 기록하고, 매월 엑셀로 정산했다 (공통점 3).

연봉이 올라도 생활 수준은 변하지 않았다 (공통점 4).

파킹 통장을 별도로 만들어 비상금을 꺼내 썼다 (공통점 5).

아무리 오래 일해도 50세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 (공통점 6).


1억 원을 모으는 과정에서 라이프스타일은 변한다. 그리고 1억 원을 모으고 나서는 변경된 라이프스타일이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1억 원 모았다고 갑자기 1억 원을 흥청망청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1억 원을 모으고 나면 돈은 더욱 빨리 불어나기 시작한다.


그 결과 나는 요즘 모든 면에 있어 사람이 더 여유롭다.

원하면 언제든지 사치품을 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탑텐, 무인양품 또는 유니클로를 입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녀도 자존감이 높다.

내집마련도 대출 없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현실적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선 넘는 빌런들에게도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다.


그래도 지금 하나 후회되는 게 있다. 조금 더 일찍 <딱 1억만 모읍시다>와 유사한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점이다.

생각해보니 더 일찍 읽었더라면 전 여자친구의 본 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 같다.

다시 생각해 보니 후회되는 게 없다.



퇴근 후 틈틈이 부족한 시간을 모아 쓴 첫 종이책입니다 ↓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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