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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의사 송태호 Jul 06. 2022

Coolday의 대중음악 이야기

조화 그리고 부조화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40주의 기간을 거쳐 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엄마가 흥분하여 박동이 빨라지게 되면 아기 역시 흥분하게 되고, 엄마가 편안하면 아기 역시 편안하게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렇게 탄생 과정부터 길들여진 인간은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규칙적인 심장박동에 대한 근본적인 그리움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기에, 음악의 탄생이 멜로디가 아닌 박자(타악기)로 부터 시작했다는 사실 또한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박자는 다 다르지만 그들은 모두 규칙적이었고 반음이나 4분의 3음 같은 불협화음 속에서도 비교적 박자만은 규칙적인 틀 안에 갇혀 있게끔 보인다. 아이러니 하게도 박자에서만은 서구 선진국보다 아프리카나 제 3세계의 음악이 훨씬 복잡성을 띄고  다양성을 가지며, 사람을 흥분시키는 묘한 매력을 가진 음악이 많다. 


물론 우리나라도 타악기 면에서는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절대 뒤 떨어지지 않는 그런 나라이며 돌아가신 흑우 김대환님 같은 대가를 보유하고 있었고 사물놀이야 말 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사람이란 항상 2중성을 가지고 있어서 극도의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부조화에 마음을 빼앗기는 묘한 존재이기도 하다. 


명품 할리 데이비슨의 엔진소리는 완벽한 부정맥이다. '두둥 두두둥둥 둥둥둥 두두두둥......'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의 넋을 사로잡은 그 머신의 소리는 완벽한 부조화이며 그 부조화의 엔진소리를 듣는 많은 사람들이 할리 마니아가 되는걸 보면 과연 사람은 2중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사실로 느껴지게 된다. 


대중음악에선 이런 부조화의 박자를 엇박자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박자가 치고 나오거나 아니면 예상 보다 박자가 처지는 현상을 통해서 박지가 가지는 조화를 깨뜨리려는 시도들이 있었다. 이런 시도들은 베토벤 등의 고전음악 연주자의 곡에서도 볼 수 있으나 악보나 연주에서 보다 자유로운 재즈계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고 그 일부를 우리는 싱코페이션이란 단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 엇박자를 이용한 음악으로 크게 히트한 곡 중에 대표곡으로 데이브 버벡 쿼르텟의 1961년 작 'take five'를 언급할 수 있는데 이 음악 전체가 엇박자인건 아니고 일부분이 5/4박자인데 그 부분이 아주 묘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히트한 음악이 되었고 곡목 또한 take five가 된 것이다. 이 음악은 우리나라에서 CF음악으로 쓰여지기도 하였다.(KTF적인 생각...운운 ) 


1969년에 결성된 Blind Faith라는 슈퍼 밴드는 Cream이라는 밴드가 해산되고 바로 결성된 밴드이다. 기타에 에릭 클랩튼, 보컬과 키보드에 스티브 윈우드, 베이스에 릭 그레치, 드럼에 진져 베이커. 달랑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사라진 팀이지만 락 히스토리의 한 장을 당당히 차지할 만한 영향력이 있는 팀이기도 하다. 이 팀의 곡 중에 'Do what you like'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 역시 엇박자로 이루어진 곡이며 테이크 파이브와 너무 비슷해 표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본인의 생각으론 대중음악중 락의 역사에서 가장 원초적인 감성을 잘 표현한 드러머는 존 본햄(레드 제플린의 드러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드러머라고 서슴없이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드럼의 마왕'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가진 진져 베이커이다. 진져 베이커는 존 본햄에 대해 '그는 rock drummer다. 반면에 나는 jazz drummer다. cream은 두명의 재즈 플레이어 ( 베이시스트인 잭 브루스, 드러머인 진저 베이커 ) 와 한 명의 블루스 플레이어 ( 기타리스트인 에릭 클랩튼 ) 가 모인 팀이다. 라고 이야기 한 바 있다.  그의 크림 시절의 toad라는 연주곡을 들으면 사물놀이를 듣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일상이 따분하고 뭔가 자극적인 걸 원할 때, 항상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잠시 조화 속에서 벗어나 부조화를 즐겨보는 것 또한 삶의 활력소가 아닐까? 


뜬금 없지만 재즈 드러머로 악단을 이끌며 큰 성공을 거둔 버디리치를 보면서 사이먼 래틀이 생각났다.

현악과 피아노만이 스타일 수 있는 시대에 '타악기의 신동' 이었던 사이먼 래틀은 지휘자로서 스타성을 확보하였고, 아직도 가끔 직접 타악기 주자로서 연주를 하고 있다. 조금 돌아 가더라도 원래의 목적지를 향해 간 것이라면 큰 비약이지만 우리도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하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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