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네의사 송태호 Jun 30. 2022

Coolday의 대중음악 이야기

Live is alive

Live  의 사전적 정의는 

━ vi.

1 살아 있다 《지금은 보통 be alive 또는 be living》

2 오래 살다, 살아 남다(remain alive)

3 <물건의 존재·상태·활동 등이>계속되다; <기억 등이>남아 있다 《on, in》; (원상태 그대로)남다, 존속하다; <배 등이>파손되지 않고 있다

4 살다(dwell) 《in, at》이다. ( empas.com 의 사전에서 인용 )


대중음악에서 live는 공연을 말한다. 이는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저장매체를 통한 것이 아닌 듣고 볼 때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분야인 것이다. 영화는 여러 번 볼 때마다 느끼는 감동이 다를 수 있지만, 상영되고 있는 영화는 같은 것이다. 하지만 공연은 매번 볼 때마다 항상 처음이 되는 것이다. 곡의 진행이나 멘트가 똑같아도 그 자리에 참여하는 관중이 다르고 관중들마저 똑같다 할지라도 이미 시간이 다른 것이다. 


실지로 시청각 예술 중에 라이브가 최종 목적인 예술은 연극(광범위한 의미로의-발레나 무용도 연극에 포함)밖에 없지 않을까? (전위예술도 그렇구나...) 혹시 있을지도 모르지만 난 아직 연극이 영상화 되어 나온 걸 본적이 없다. 매회 같은 대사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되지만 그것이 한 번도 같아질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제약(시간적, 공간적, 경제적)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라이브를 매체를 통해 한번 걸러진 채로 보는데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그만큼 라이브라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은 남 다른 것이며 이를 매체를 통해서 한번 걸러 보고 듣는다는 것은 그 감동과 희열을 많이 희석 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라이브앨범이 의미 있는 것은 여러 공연 중 정수만을 담았다는데 있다.


대중음악에 있어서 라이브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몇가지로 요약하면


1. 일단 노래, 연주가 되어야 한다.

요즘에는 그렇지 않은 가수들도 많다고 하더만... 자신의 노래를 스테이지에서 자신이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아니 그게 안 된다면 그런 시늉이라도 완벽하게 낼 줄 알아야한다. (밀리 바넬리라는 댄스 듀오가 있었다. 그들은 뻐꾸기였고 노래는 다른 사람이 불렀다. 그러나 아무도 눈치 채질 못했다. 물론 나중에 그게 들통이 나긴 했지만...)


2. 부를 노래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1시간 30분이상의 공연에서 자신의 노래는 10곡 부르고 나머진 딴사람 노래나 대충 부르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우정출연 가수들 노래나 듣고 말장난이나 하고... 이건 라이브가 아니다. 대개 팀의 라이브 앨범은 거의 그들의 베스트 앨범이라고 보면 된다. 한 앨범에 있는 곡이 모두 다 히트 한다고 해도 10여곡 남짓이다. 2시간 가까이 그들의 히트곡만을 연주해 논 라이브는 그 앨범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 뮤지션이 아주 성공한 뮤지션이라는 것을 반증 한다.


3. 훌륭한 스탭이 필요하다.

독자적인 공연을 위해 음향 무대 조명을 포함한 제반 조건을 만족시킬 스탭진이 구성되어   있어야한다. 즉 TV에 나가서 그 팀이 1시간짜리 공연을 했다고 하여 그걸 라이브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말이다.


4. 마지막으로 열광적인 팬이 있어야한다.

적어도 대중가수라면 꼭 열광적인 팬들이 있어야한다. 라이브에서 그들의 노래를 같이 따라  부르며, 열광할 수 있는 관객들은 라이브 성공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이런 여러가지 요건을 갖춘 공연을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들었던 게 20세기에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공연들이 속속 열리고 있고 또 열릴 예정이어서 직접 관람하지 못하는 필자도 굉장히 마음이 설렌다. (린킨파크 공연은 같이 일하는 동료직원이 다녀왔는데 그야말로 환상이었단다...)


인터넷이 발전하기전인 1990년대 초까지의 경우와 그 이후의 시기에 있어서 라이브는 좀 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발전하기 전 시대에는 연주 실력이나 노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앨범을 내야만 성공할 수 있고 앨범 수록곡을 홍보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방법으로 선택되는 것이 대규모 순회 공연이었다. 공연을 통해 그들의 베스트곡과 더불어 신곡을 발표하였고 그렇게 공연에서 신곡을 들은 이들이 앨범을 구입하게 되는 그야말로 앨범 판매를 위한 일종의 팬서비스이자 마케팅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여 음원이 파일로 돌아다니는 시대에는 공연과 저작권수입만이 대중 음악가들의 중요 수입원이 될 것이 확실하다. 점점 더 앨범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줄어들게 될 것이며 대중 음악가들은 인터넷에 음원을 공개한 후 흥미를 보이는 관객들에 의해 유명해지게 되고 공연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공연은 점점 자극적이 될 것이고 여러가지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이런 시도 속에서 옥석은 가려지게 될 것이고 그 옥석을 가리는 중요한 지표는 음악 실력이 되어야한다. 어찌되었건 갈수록 라이브 실력이 성공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어쨌든 본 필자가 rock 분야에서 라이브앨범의 백미로 꼽는 몇 개의 앨범과 그 앨범에 숨어있는 훌륭한 곡을 소개하겠다.  


1. DEEP PURPLE - LIVE IN JAPAN

설명이 필요할까? (근데 왜 하필이면 일본이냐? 영국이 아니구...ㅠㅠ) 2기 라인업들이 모여서 만든 최고의 실황공연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황홀지경에 다다른다. 이 라이브를 듣는다면 그들의 스튜디오 앨범이 심심하게 들릴것이다.  이 앨범 중 본인이 제일 좋아 하는 곡은 ‘LAZY’이다. 기회가 있다면 한번 들어보시길...


2. LED ZEPPLIN - THE SONG REMAINS THE SAME

음... 노래는 그대로이다. 얼마나 멋진가! 역시 설명이 필요 없다. 이 앨범은 엄밀히 이야기하면 영화의 사운드 트랙이다. 동명의 레드 제플린 전기 영화에서 2일간의 뉴욕공연을 따서 만든 앨범이다. DVD로 출시되어있다. 여기선 ‘RAIN SONG’이 백미라고 생각한다. 존 폴 존스는 천재다.


3. QUEEN - LIVE KILLERS

개인적으로 비쥬얼 락 그룹의 시초라고 생각하는 퀸의 공식 라이브이다. 내 생전 이 팀의 라이브를 직접 보지 못한 건 두고두고 후회 될 듯 싶다. 여기선 ‘BRIGHTEN ROCK’이란 곡을 추천한다. 브라이언 메이의 딜레이를 사용하여 한대의 기타로 여러대의 기타를 연주하는 것 처럼 들리는 새로운 방식의 기타 연주가 돋보인다. 앨범으로는 공식라이브인 이것이지만 DVD로 발매된 몬트리얼 라이브도 반드시 시청을 권유한다.


4. TRIUMPH - STAGES

캐나다가 RUSH와 함께 전 세계에 자랑하는 2개의 락 그룹중 하나이다. 사실 라이브 자체로만 따지면 러시의 라이브가 좀 더 훌륭하다고(개인적인 생각임) 볼 수 있으나 그들의 라이브 앨범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기에 트라이엄프의 앨범을 선정했다. 이 앨범에선 ‘midsummer daydream’이라는 릭에미트의 깜찍한(?) 기타 솔로곡을 추천한다.


5. ALLMAN  BROTHERS BAND - LIVE AT FILLMORE EAST

순위 매기기 좋아하는 평론가들에 의해 3대 라이브 명반 운운 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올랐던 suddern rock의 적자 올맨 브라더스 밴드. 기타리스트 듀언 올맨의 죽음과 함께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지만(밴드는 2000년대에도 새로 앨범을 내고 활동하긴 하지만 듀언이 빠진 올맨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실 당시 브리티시 인베이젼에 신음하고 있던 미국 락계에 지미 헨드릭스와 함께 미국의 블루스 자존심을 보여준 밴드이기도 하다. 더블 앨범에 달랑 7곡이 녹음된 이 앨범에선 ‘In Memory Of Elizabeth Reed’가 유명하지만 22분짜리  ‘Whipping post’를 추천한다.


6. LYNYRD SKYNYRD - LYVE FROM STEEL TOWN

이미 해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체된 후에 새로 라이브 앨범이 나오는 서던락의 대표자. ONE MORE FROM THE ROAD라는 라이브가 해체되기 전에 발표되었지만 그 트랙에 그 팀의 인터뷰가 추가된 '철 도시에서의 공연' 을 꼽았다. 추천곡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FREE BIRD.(그들의 음악적 대부이기도한 올맨 브라더스 밴드의 듀언 올맨을 추모하며 만든 곡이기도 하다)


7. 들국화 라이브

1장의 정규앨범만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앨범. 물론 대규모 공연이 아니라 준비된 청중들에 준비된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진짜배기 공연실황은 아니지만 무엇보다도 그 전의 국내 실황음반에 비해 빼어난 녹음으로 들을만한 라이브 앨범을  만들어내었다. 이 앨범 이후에 우리나라 가수들도 실황앨범을 내게 되었다. 추천곡은 들국화가 부른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이외에도 여러 앨범들이 있다.


내가 어떤 가수나 그룹을 평가할 때 우선적으로 확인 하는 게 바로 이 라이브 앨범이 있느냐 없느냐이다. 그리고 컬렉션에서도 항상 라이브 앨범을 우선 순위로 컬렉션 한다. 라이브 앨범안에서는 그는(그들은) 항상 살아 있기 때문이다.


P.S.

이 이야기는 내가 2000대 초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다. 이제는 내 말대로 앨범 판매량 보다는 음원이나 공연수입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되었으니...대중음악뿐 아니라 클래식도 마찬가지로 가야한다. 지휘자건 연주자건 스타를 만들고 거기에서 승부를 보아야 한다. 


최근 내한하는 외국 뮤지션들의 소감에는 한결같이 한국적인 '떼창'과 뮤지션에게 바치는 일종의 플래시 몹을 포함하여 열정적인 관객에 대한 찬사가 들어있다. 이제는 세계적인 밴드의 라이브 DVD 제목이 'LIVE IN SEOUL( SOUL )'이나 'LIVE IN INCHEON'으로 붙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 Coolday의 대중음악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