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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작가 Aug 10. 2024

80세 아버지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거창하게 자서전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살아온 인생을 글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펜을 들었다고 했다.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평소에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글을 쓰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다.


부모님과 친한 편도 아니고,

오히려 원망과 앙금이 있는 상태였다.

걱정되니까 화가 나고

화난 마음을 다정하게 표현하지도 못했다.

늘 돌아서면 후회하면서도 만나면 또 화가 나고 그랬다.


글쓰기 교실에서 아이들의 글을 코칭해 주고

책을 내주는 일을 했다.

마음속에 있는 것을 꺼내어 글로 쓰지 않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며  글로 표현하도록 했다.

글을 잘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진솔하게 마음속에 있는 것을 꺼내면 된다고.

그것으로 이미 기록의 의미가 충분히 있는 거라고 아이들에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마음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려고 한 적도 없었다.

지나가는 말로 치매예방에도 좋으니

글을 써보라고 권한 적이 있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랬는데

80세 아버지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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