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elix Park Nov 29. 2023

생각의 조각들 36

틈틈이 글쓰기

https://www.youtube.com/watch?v=dpgO44UQuRc&list=LL&index=13



1. 글감을 찾아서


당신은 차분하게 빈 종이를 앞에 두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종이에 도식을 구조화된 도식을 끄적여보기도 한다. 글을 쓰기로 했지만, 무엇을 써야 할지에 대하여 고민하는 중이다. 본래 당신이 꿈꾸던 글쓰기는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던 지정학 (Geopolitics) 부분이었고, 이를 통해 슈퍼스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관련 전공을 위해 유학까지 다녀온 당신은 이제 안다. 어느 분야든 슈퍼스타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슈퍼스타가 된다'는 것의 정의를 바꾸어 생각해 보면 충분히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 떠올린다. 보다 근원적으로 생각해 보자. 왜 당신은 지정학에 관한 글을 쓰고자 했을까? 돈? 명성?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것들이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좋아하는 글을 쓰면서, 돈까지 벌어들인다면 좋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목표였을 뿐이다. 당신이 근본적으로 희망하던 것은 지식을 나누면서 당신 또한 즐겁게 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끝나지 않는 공부이다.


스스로에게 즐거운 일을 하며, 동시에 조금이라도 내가 속한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지금보다 아직은 꿈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 믿던 시절의 당신이 희망하던 것은 바로 그거 아니었을까? 거창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이 조금만 더 똑똑해지면 그걸 바탕으로 조금씩 서로가 서로를 도울 수 있도록 하는 것. 당신이 써야 할 지정학에 관한 지식과 정보는 그러한 글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의 흐름까지 흘러간다.


결국 글은 쓰고 나면 읽는 사람의 것이지 쓴 사람의 것이 아니다. 


다음으로 당신은 즐겨 읽는 책들에 대한 서평을 써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지정학만큼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당신은 이제 젊은 시절처럼 편식하며 책을 읽지 않는다. 조금 더 다양하고 세상살이에 능숙해지기 위한 책들을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쓴 책의 기록을 Notion에 밑줄 그은 부분으로 남기는 것이 아닌 내용에 대한 사유를 함께한 글을 쓴다면 어떨까? 그렇게 되면 단순히 나를 위한 글을 넘어서서, 글을 읽는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좀 더 책을 함께 읽을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독서 인구를 늘리는 것에 기여하는 것이니 좋은 행위인 듯하다.)


글이란 무엇일까. 왜 당신은 늦은 시간까지 피곤한 몸을 침대가 아닌 컴퓨터 앞으로 밀어 넣는가.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위한 글이 남아있다. 지금도 쓰고 있지만 그렇게 꾸준하다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당신은 이를 머릿속 생각의 조각들이라고 하지만, 사실 머리로 대표되는 이성보다는 가슴으로 정의되는 내면의 불안과 좌절감들 가운데 짊어지기에는 무거운 것들을 풀어놓기 위한 글이다. 내밀한 글이자, 털어놓기 어려운 감정들에 대한 글이지만, 결국 누군가가 글을 읽고 잠깐이라도 공감하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글일지도 모른다. 


어떤 방향으로 글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쉬지 않고 해야 할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각의 조각들 3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