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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종이인형 Apr 10. 2024

지금 깨달은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직장인 20여년차.

갑자기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업무실력이 경쟁력이 아니라는 것을요. 


업무실력이 회사생활을 좌우해야한다는 

어리석음을 

21년하고 3개월이 지나고나서야 확실히 깨달아버렸습니다. 


그리고는 차분히 생각해봅니다.

나도 그들처럼 행동하여 그 다음단계를 도전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에서 주저앉을 것인가.


그 때는 그들이 업무실력으로 승부하지 않고

그저 윗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맞춰가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언젠가는 회사에서도 진실(?)을 알고 정의가 구현(?)될 것이라는

막연한 헛된(?) 희망을 가지고 살았더랬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알아버렸습니다.


저는 왜 그렇게 아등바등 열심히 일하며 살아왔을까요.

정치력 DNA가 없는 제가 살아남을 방법은 업무실력이었기 때문에.

남들은 정치력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와중에 

바른 소리해대며 무수리처럼 일만 묵묵히 해왔습니다. 


아닌건 아니다. 이렇게 일이 진행되면 안된다. 이건 이런 건들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런 얘기가 윗분들에게 좋게 들렸을까요?

윗분들은 이런 얘기를 듣고 싶으셨을까요? 


뭐가 되었든, 잡음이 나지 않고

알아서 해결되어서 손대지 않아도 되는 것을 원하셨을 겁니다. 


그걸 지금에야 깨달았습니다.

제가 이걸 예전에 알았더라면, 좀 더 어렸을때 알았더라면

제 삶은 조금 달라졌으려나요?


아니면 지금에라도 태세를 전환하여 정치력 갑인 분들처럼 살면 될까요? 

지금 노오력 한다고 해도 사근사근 DNA가 없는 저는, 

애매한 미소를 띤 얼굴로 보고를 하고 있겠죠. 

안타깝게도,

다음생에나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거든요. 


그냥 이렇게 주저앉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참 슬픕니다. 

저는 이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요.

뒤늦은 방황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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