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흐름대로 써보았습니다.
아이의 인생 첫 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희 어렸을 때처럼 시험에 찌든 세대가 아닌,
말그대로 처음 시험이라는 걸 접하는 중2입니다.
중2병은, 당연히 사춘기 호르몬도 작용하겠지만
아마도 여태겪어보지 못한 두려움과 스트레스,
그리고 그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힘듦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당사자가 아닌 저도, 스트레스를 엄청 받아서 우울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우선 저희 아이는,
영어 학원 다닐 시간이 없어서
주 1회 국어와 주 3회 수학을 다닙니다.
어느 분들은 개념없다 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체력이 중요할 것 같아서
아직 태권도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술쪽에 관심이 있어서 주2회 미술학원을 갑니다.
이 아이는 학원 숙제를 하다가 거의 매일 새벽2시에 잠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지필고사 준비를 해야합니다.
지필고사 준비만 하면 될까요?
아니요, 수행평가도 같이 준비해야합니다. 왜냐하면 비중의 거의 반반이고,
지필이 없는 과목은 수행으로 평가받습니다.
수행평가도 쉽지 않습니다. 제가 과장 조금 보태면 우리 대학시절의 작은 프로젝트 과제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것저것 자료도 모으고 글도 쓰고 PPT도 만들어서 발표까지 해야합니다.
더더욱 근심이 커져갑니다.
이 맘때쯤이 되면 진도를 빼던 학원들이 일명 "내신모드"로 들어갑니다.
각 학교의 내신관리를 해주는 것입니다.
처음 시험을 보게 되는 두려움과 불안감에 부모는 혹하게 됩니다.
그런데,,,,생각을 다시 해보니,
내신학원을 보내려면 영어랑 과학도 해야하는데,
지금. 학원숙제 만으로도 새벽2시인데, 뭘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그래서, 혼자 해볼까 하고 족보닷컴에 들어가서 기출문제를 찾아봅니다.
서울 학군지가 아니라서 그런지 문제지도 몇개 없고 답도 없습니다.
답이 없다니!!!!!!
그럼 결국 학원을 가야 답 있는 시험지를 받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물론 부모가 풀면 되지! 라고 하시겠지만, 아이키우는 마음에 그런 불확실한 것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교육없이는 중간고사를 준비하지 말라는 것인가!!
(이 날 너무 화나서 술을 못하는 제가 집에서 와인 한잔을 마셨습니다)
주말에 사교육 관련 책도 읽고, 아이와도 대화해보고 이런저런 고민끝에,
불안감과 두려움을 받아들여보기로 했습니다.
= 학원을 끊고 자기주도!!!로 지필평가를 준비해보기로 했습니다.
과학은 아빠가
영어는 엄마인 제가... 같이 공부해서 알려주기로 합니다.
기억도 가물한 to부정사 형용사적 용법에 대해 공부해야겠습니다.
전치사가 붙는 경우는 특정 동사였던 것 같은데, 알아봐야겠습니다.
이렇게 불안감으로 점점 커지는 사교육 시장을 한 번쯤은 외면하고,
두려움을 받아들여보기로 했습니다.
행운을 빌어주세요.
(혹은 자기주도로 좋은 결과를 얻은 분이 있으시다면 응원해주셔도 좋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