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모양은 다 다릅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제 아이가 저와는 다른 재능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생각을 하게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역시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배우는 게 무척 많습니다)
저는 똥손인데 정말 어떻게 제 애는 금손인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거든요
그래도 외국에서 미국국제학교를 근3년 다녔던 아이가
영어학원 레벨테스트를 잘 못봐서 월반하지 못해 펑펑 울면서 전화가 왔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정말 미어집니다.
특히 같은 반에 있던 저보다 어린아이가 훌쩍 월반한 것에 적지않은 충격을 먹었던 것 같기도 했고요
그 날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일이고 뭐고 그냥 바로 퇴근해서 아이를 데리러갔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아이가 그렇게 펑펑 우는 걸 처음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속상하고 아파도 속으로 꾹 참는 아이였습니다. 눈물을 보이지 않아요.
그런 아이가 일하고 있는 엄마에게 전화해서 끅. 끅. 제 딴에는 참으면서 우는데 제 정신일 엄마는 없습니다.
혼비백산하여 달려가서 아이에게 해줬던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모양은 다 달라. 별 모양, 동그라미 모양, 세모모양, 네모모양
다 모양이 달라서 똑같은 잣대로 절대로 비교를 하면 안돼.
너는 다른 사람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리고 그림을 더 좋아해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데에 시간을 더 많이 쓰지?
그 영어 월반한 친구가 너만큼 그림을 잘 그리지는 않을 것 같아.
그리고 그친구는 네가 그림을 그리는 시간에 아마도 영어를 더 공부했을꺼야.
사람마다 에너지를 쓰는 곳이 다르고,
그에 따라 잘하게 되는 것도 달라. 당연히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그러니까 이 세상이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가지 직업이 있는 것 아니겠니?
제발 영어성적과 월반의 여부만 가지고 너가 못난거라고 생각하지않았으면 좋겠어
물론 시험 잘 못 봐서 월반 못한건 속상하지. 속상할 땐 크게 울어. 참지않아도 돼.
하지만 시험을 잘 못 봤다고 네가 남보다 못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은 꼭 알아야 해"
아이에게 통했는지 안 통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찌어찌 아이를 달랬습니다.
각양각색의 아이들을
성적이라는 하나의 잣대으로만 줄을 세우고,
그것으로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을 판단해버리는 이 사회는,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그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도 힘들게 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성인들도 힘들게 해서 사회 전체를 힘들게 하는게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다양한 모양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