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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본재 Jul 21. 2018

영화 같은 우리 결혼식, 영화의 파편 _신부입장(상)

우리는 결혼식에 꿈꾸는 것이 많다. 우리 일생에 단 한 번 일지 모름으로

우리는 결혼식에 꿈꾸는 것이 많다. 우리 일생에 단 한 번 일지 모름으로.

물론, 신부 입장의 순간은 영화보다 더욱 특별하다.


입장(入場) -  장내(場內)로 들어가는 것.


입장이라는 단어에는 분명 ‘기대’가 담겨있다. 입장에는 기다리는 사람과 등장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들어오는 사람도, 기다리는 사람도 모두 ‘기대’하고 있다. 특히 그것이 결혼식이라면, 그들이 처음 내딛는 발걸음을 함께 지켜본다는 뜻이다. 어찌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의 입장은 그것을 보는 사람도, 걸어 들어오는 당사자도 엄청 떨리는 순간일 것이다. 발 한 걸음 한 걸음, 표정, 손짓, 숨소리 하나 하나에 떨림이 담겨있고 우리는 그 떨림으로 ‘입장’을 느끼고 그것을 즐긴다.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을 입장이라고 부른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이 결혼의 본질이라면, 어쩌면 그것을 결혼식 자체로 만드는 것이 바로 입장일 것이다. 신랑 신부는 다른 사람의 공간으로 들어가고, 다른 사람을 내 인생으로 들여오는 새로운 단계로 걸어 들어간다.

결혼식 입장, 따로 들어와 함께 나가는 것은 결혼 시작에 선 결혼식의 본질이다.


영화, 그리고 영화란 상상은 우리들 일상과 닿아있다


우리 일상은 많은 경험의 조각들로 이루어졌다. 이 경험은 어떠한 조명, 음악, 카메라 앵글도 없이 흘러간다. 영화는 우리 일상을 이루던 경험의 파편들을 스크린 안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조명, 편집, 앵글과 수많은 감독의 저마다 숨겨둔 영화 문법을 통해 우리 일상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는 듣기 좋은 미사여구는 아니다. 우리네 일상에는 처절함, 슬픔, 쓸쓸함 같은 불편한 감정도 함께 담겨있으니 말이다. 

물론, 영화에서는 상상 속 아름다운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지기도 하는데, 결혼식 장면은 이런 로망을 충족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나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 장면의 의미는 더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영화 같은 결혼식


결혼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로망을 이야기한다. 당신이 상상하는 영화는 어떠한 구도로 당신을 찍고 있는가? 누군가는 1인칭 관점으로, 내 손을 새로운 남자에게 건네는 아버지를 볼 수도 있고, 멋진 앵글과 특수효과, 그리고 음악이 곁들여진 신나는 분위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할 수도 있다. 

신부 입장은 결혼식의 꽃이자 절반이다. 신부들이 로맨스에 빠지지 않는다면 누가 결혼의 로맨스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당신들이 상상하는 영화 같은 결혼식, 함께 들여다보자.




1. 신부 입장, 그리고 나의 아버지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1, 2011 /Copy Right by Summit Ent

 새하얀 피부와 고운 미모를 가진 신랑, 빛나는 웨딩드레스 입은 아름다운 신부. 인간이 아닌 특별한 종족이기에 가질 수 있는 그들의 아름다운 숲 속 웨딩홀과 버진로드를 아름답게 수놓은 꽃들.. 이 영화의 웨딩신은 역사에서 길이 남을 미장센과 음악이 어우러진 신으로 회자되고 있다. 또한 이 영화 시리즈를 따라온 관객이라면 그들의 러브스토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절절하게 흘러왔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결국 그 결실을 맺는 결혼식 장면에서 두 주인공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신랑 신부의 키스와 함께 카메라는 돌아가고  어느새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세상에 둘 뿐인 것만 같은 기분. 아름다운 신랑 신부와 결혼식.

 

 하지만 이 아름다운 장면에 웃지 못하는 한 사람이 있다. 신부의 아버지. 이 영화의 여주인공 벨라 스완(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은 재혼한 엄마를 위해 시골에 사는 아빠 찰리 스완(빌리 버크 역)과 함께 살게 되었다. 찰리에게 벨라는 언제나 미안하고 소중한 존재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언제나 그녀에게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런 그녀가 결혼한다. 벨라가 뱀파이어인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에게 어떤 존재인지, 그리고 자신의 딸이 그들에게 왜 특별한 존재인지 그는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그는 그들이 어떤 비밀을 가졌는지 듣기를 원치 않는다. 행복해하는 딸을 걱정하는 것이 그녀가 자신을 걱정하게 하는 일일 것 같아서 그럴 것이다.


 결혼한 딸을 둔 지인분에게 들은 이야기가 있다. 어떤 생떼를 부리고 어떤 말을 해도 이쁜 딸에게 섭섭한 적이 딱 2번 있었다고 한다. 하나는 결혼식장에서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돌아설 때, 또 하나는 임신을 한 딸을 볼 때라고 했다. 항상 내 품 안에 있고, 항상 지켜줘야 하는 내 딸이 이젠 옆에 번듯한 남자가 있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을, 딸을 둔 아버지가 처음인 그 남자들은 어색하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의 딸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찾을 때는 아버지들은 다시 세상에서 제일 믿음직한 남자가 된다.


찰리 - 준비됐니?
벨라 - 하… 내 옆에서 떨어지지 말아요, 아빠 (Just don’t let me fall, Dad)
찰리 - 절대(Never)

 

 이 결혼식에 나오는 찰리는 마냥 슬픈 표정은 아니다.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이쁜, 나의 사랑스러운 딸. 그런 딸이 행복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슬픈 아버지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 그녀를 걱정하고 걱정하며, 또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남자에게 자신 딸의 손을 건네주는 장면은 많은 것들을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채워 놓은 이 웨딩 신은 조금 특별한 감정선이 따라 들어간다. 

 결혼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를 가장 사랑하고 제일 아껴주는 아버지의 걱정 어린 눈빛. 이것은  분명 신부 입장을 만들어 주는 멋진 코르사주이다. 두 부부가 새로운 페이지를 여는 결혼식, 분명 신부의 아버지도 남자로서 새로운 장에 한걸음 들어선다. 이 장면에 흐르는 음악의 제목은 “Turning page”이다.


영화: 트와일라잇 브레이킹 던 part.1 (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 part. 1, 2011)
입장 음악 : Turning page - Sleeping at last(The Twilight SAGA: Breaking Dawn OST album)


2. 그 어떤 날이든, 신부는 아름답다.

About time, 2013/ Copy Right by Working Title Films

신부가 싫어하는 이탈리아 가수의 무슨 무슨 노래가 울리며 입장한다. 비바람이 불고 폭풍우가 친다. 베일이 뒤집혀 얼굴을 가리고 신부의 드레스는 문턱에 걸려 찢어졌다. 하객들은 넘어지고 피로연 파티장은 물 폭탄을 맞았다. 그래도 그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있다. 행복한 신랑 신부와 그들을 축복하는 하객,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이쁜 드레스를 못 고르고 예식장이 맘에 안 들면 어떠랴. 신랑 눈에는 문이 열리고 보이는 당신의 입장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울 것이다. 


 이 엉망진창인 결혼식을 담은 이 영화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조그마한 고향 성당에서 카세트 플레이어로 행진곡을 틀고 말괄량이 같은 빨간 드레스를 입는다고 하더라도, 매리(레이첼 맥아담스 역)은 행복해 보인다. 행복한 신부의 입장은 그의 남편을 향해 걸어가는 것이다.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고 별로 맘에 들지 않는 노래이지만 그녀는 그의 신랑이 좋아하는 노래를 남편을 향해 걸어갔고, 행복한 표정으로 눈을 마주쳤다. 사진을 찍는 양가 부모님들이 바람에 날리고 친구들이 사진 찍기 힘들더라도 모두 다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그 이유는 행복한 표정으로 걸어가는 신부의 입장을 보는 것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마지막 케이크와 함께 비를 맞는 직장상사를 제외하고. 아 물론 그는 팀(신랑 - 도널 글리슨역)을 좋아한다.> 모두에게 완벽한 날일 필요는 없다. 아니 팀처럼 시간을 되돌릴 능력이 없다면, 그 누구도 완벽한 일상을 가질 수는 없다. 다만 서로를 향해 가까워지는 한 커플이 행복하다면 그 결혼식은 분명 행복한 결혼식일 것이다. 그리고 완벽한 결혼식이 있는 어떤 날이든, 그 신부는 아름답다.

팀 - 비가 안 오는 다른 날을 택했어야 했나?
매리 - 아니야 아니야. 완벽했어
팀 - 휴우
매리 - 우리 이제 시작이네.(And.. so it's begins.)
          엄청엄청 많은 종류의 날들이 있을 거야. 재밌겠다! (Lots and lots of type of days. Fun!)


시간여행으로 자신이 마음에 드는 인생을 만들 수 있는 팀에게 매리가 하는 말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팀에겐 돌릴 수 있는 완벽하지 못한 시간이지만 매리에겐 돌릴 수 없어서 아름답던 시간들. 그것을 매리는 재미있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시간을 돌릴 수 없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의미한다. 과거로 돌리기는커녕 당장 1분 뒤도 모르는 결혼생활. 앞으로 둘에게 올 많은 날들이, 가끔은 너무 힘들겠지만, 시간을 돌리지 않고 뒤돌아볼 때, 서로에게 “재미있었다.”, “수고했다.” 고 말해줄 수 있길.


영화: 어바웃타임(About time, 2013)
입장 음악: Jimmy fontana - il mondo


하편에 계속..




영화 같은 우리 결혼식, 웨딩해랑 함께

'웨딩해랑 같이 결혼 준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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