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 관리가 고민이라면?
이 글은 개인의 경험에 근거했으며, 시술을 유도 및 권유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드레스 투어부터 드레스 가봉, 스튜디오 촬영, 대망의 본식까지. 드레스를 입고 헤어 메이크업을 받으며 일명 ‘공주놀이’를 한다. 태어나서 예쁘다는 말을 한 번에 몰아 들을 때이지만, 끊임없이 나의 외적인 요소를 노골적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결혼식 날 하객들이 신랑, 신부의 용모나 체격을 두고 뒷말을 주고받는다는 경우가 흔히 있으니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또 인생 단 하루뿐인 날이라 가장 예뻤으면 하는 욕심도 저절로 생긴다.
이런 걱정과 욕심이 결합해 이제까지 그럭저럭 만족하면서 살아온 내 모습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 단점들이 부각되어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미디어에서는 그 현상을 열심히 부추긴다. 물론, 이에 흔들려 무조건 돈을 주고 시술을 받으라는 것은 아니다. 나도 평범한 신부에 불과한지라 예비신부를 타깃으로 한 상술에 열심히 호응하며 돈을 써왔다. 아마도 많은 신부들이 나와 같을 것이다. 어차피 쓸 돈이라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쓰시라는 의도에서 내가 했던 신부관리법을 솔직하게 공개한다.
선크림을 잘 바르지 않은 탓인지 나는 굉장한 점순이다. 얼굴은 과거 한 차례 점 제거를 해서 깨끗해졌지만, 드레스를 입으면 노출되는 목과 데콜테 라인에 큼직한 점들이 꽤 많이 있었다. 이렇게 크고 진한 점과 오돌토돌 튀어나온 요철(눈물 사마귀나 비립종)들은 메이크업을 해도 도드라져 보일 수 있어 촬영을 앞두고 대대적인 정리를 감행했다. 레이저 시술 한 번에 깨끗하게 잘 빠져서 다행이었다.
한 피부과 의사가 쓴 글에 신부관리는 윤곽을 다듬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하더라. 나는 이상적인 계란형 얼굴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골격이 강하고 근육이 다부진 얼굴이다. 광대와 턱이 발달한 편이라 흔히 ‘땅콩형’이라고 한다. 결혼 준비를 시작하며 대학 시절부터 꾸준히 맞다가 몇 년간 잊고 지냈던 턱 보톡스를 다시 맞았다. 이를 앙 다물었을 때 어금니 옆쪽 턱에 근육이 볼록 올라오는 분들이라면 비교적 빠르고 저렴하게 갸름해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얼굴에 지방이 많아 동그랗게 보이는 분이라면, 지방을 제거해서 얼굴 선을 살리는 데 집중하겠지만, 나는 반대로 얼굴에 살이 없어 골격이 두드러져 보이는 경우라 채우는 게 필요했다. 5년 전쯤 이마 지방이식 수술을 받고 굉장히 만족했던 터라 다시 수술을 감행했다. 5년 사이 볼 살이 더 빠져버려서 이번에는 이마와 함께 볼 쪽의 볼륨을 더해주었다. 얼굴 윤곽이 부드러워져서 인상이 좋아 보이는 효과를 보아 만족하고 있다. 글로 쓰면 이렇게 간단하지만, 지방이식은 수술인 만큼 앞의 두 시술과는 고통의 차원이 다르고 부작용의 위험도 높으며 비용도 비싸니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요즘 예비신부에게는 울쎄라, 슈링크, 인모드가 가장 인기 있는 시술인 것 같다. 원리는 조금씩 다르지만 처진 얼굴 피부에 탄력을 더하면서 얼굴 라인이 정리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는 처진 볼살이나 이중턱이 고민인 건 아니고, 지방이식으로 얼굴에 이주한 지방들을 지켜야 했기 때문에 이런 리프팅 시술은 고려하지 않았다. LDM 역시 리프팅 효과가 있는 시술이기는 하지만, 다른 시술보다 저렴한 가격에 아프지 않고 수분감을 더해준다고 하기에 선택했다. 예식일까지 2주 간격으로 5회 시술 예정인데, 토닝과 함께하는 패키지 상품이라 잡티도 조금 개선되길 바라고 있다.
리프팅과 토닝 1회 차를 받고 난 후 피부의 촉촉한 느낌을 유지하고 싶어 1~3일마다 한 번씩 마스크팩을 하고 있다. 어쩌면 꾸준한 마스크팩이 피부과 시술보다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요즘은 마스크팩이 워낙 다양하고 제품력도 우수해서, 내 피부 타입과 원하는 효과에 맞춰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나 건조한 환경에서 근무하면서 커피를 달고 살아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푸석한 분들이라면, 비싼 메이크업을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피부 환경 조성을 위해 마스크팩 관리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고르고, 권장 사용시간과 사용법을 지켜야 한다.)
좋다는 것은 모두 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예산에는 한계가 있으니, 모든 결혼 준비가 그렇듯 신부관리 역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신부들이 많이 하는 경락이나 마사지, 에스테틱보다 피부과 시술에 집중했고, 그중에서도 윤곽과 보습에 중점을 뒀다. 시기적으로는 본식에 최대한 효과를 볼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웠다. 메이크업으로 보정하기 어려운 부분을 교정하고, 메이크업이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나의 방법이 정답은 아니다. 진리의 케이스 바이 케이스.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는 시술이 나한테도 효과가 있으리라는 보장과 내가 원하는 효과가 나오리라는 보장도 없다. 우선 적정 예산을 세우고, 가장 고민인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어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원하던 모습으로 당당하게 입장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