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소년과 GD의 소년이여-
Remember back in the day 빛나던 두 눈
난 절대 잊지 못해 그 뜨거운 꿈을
Don't forget back in the day 소년이여
네 멋진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쳐 Shine a light
지드래곤의 [소년이여]의 가사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소년에 대한 편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시절 우리들이 다 소년이었던 때, 빛나던 두 눈으로 응시하던 뜨거운 꿈에 대한 열망 같은 거 말이다. 소년은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했고, 1908년 최남선이 18세의 나이에 [소년]이라는 잡지를 창간하고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쓸 때의 심정도 그러했다. 소년의 의식은 젊고 건강했으며, 올바른 무언가에 대한 신선한 에너지가 있는 어떤 존재였다.
처……ㄹ썩, 처……ㄹ썩, 척, 쏴……아.
내게는 아무 것 두려움 없어,
육상(陸上)에서, 아무런 힘과 권(權)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건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ㄹ썩, 처……ㄹ썩, 척, 튜르릉, 꽉.
원제 사춘기(Adolesence)를 [소년의 시간]으로 번역한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면서 나는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우리가 소위 생각해 오던 ‘소년’의 정의와는 많이 다른 소년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어린 소녀가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을 2명의 형사가 집요하게 추적하면서 필연적으로 마주치게 되는 [소년의 시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 드라마에서, 두 명의 형사는 사춘기 소년들이 그야말로 떼로 몰려있는 가장 신성해야 할 ‘학교’에서 구토와 현기증을 느낀다.
이 드라마 '시청의 시간'은 나에게도 역시 충격과 몰입의 시간 속에서, 어찌할지 몰라하던 순간의 연속이었는데 그건 이 드라마가 매우 독특한 카메라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소위 '원테이크'라고 하는 방식으로, 카메라 한 대로 시간의 흐름과 배우들의 대사를 편집 없이 그대로 따라가는 방식을 고수한다.
이런 카메라 기법은 시청자들을 실제 사건 현장에 있는 듯 몰고 가면서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또한 연속적인 단일 샷으로 촬영함으로써,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긴장감과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아울러 실시간으로 사건을 쫓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현실감을 극대화시킨다.
[소년의 시간]이 [폭삭 속았수다]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는 데는, 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가 워낙 강렬하기도 하지만, 이 드라마의 천재적인 제작진들이 의도했던 스타일이, 잠시도 숨 쉴 여유를 주지 않고 드라마에 몰입하게 하기 때문이다.
다시 처음 제기했던, 소년에 대해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선입관’으로 돌아가보자. 거기에는 황순원의 [소나기] 속 소년이 있었고, 헤르만 헤세 [데미안]의 순수한 싱클레어가 있었다. 혹은 가장 참혹한 시간 속에서도 '정신의 숭고함'을 잃지 않았던 한강의 [소년이 온다] 속 소년이 있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는 괴물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의 거울' 같은 모습의 기괴한 소년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런 이해불가한 모습이 드라마 [소년의 시간] 속 소년의 모든 것일까?
이 드라마 중 가장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에드소드 3에서, 전문 심리 분석사와 소년이 나누는 30분가량의 숨 막히는 원테이크는 우리에게 다른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소년들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그들의 빛나는 눈은 어디를 응시하고 있는가?
소년이여 그대들은 어느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하고 있는가?
그들은 세상에 무엇을 소리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