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세 명의 대선후보에게
가르침을 주다

-이재명, 한동훈, 김문수에게 목민에 대하여 논하다-

by 이안

하늘이 맑고 바람이 고요하던 날, 서울 남산 자락의 한 정자에 고요한 기척이 감돌았다. 저 멀리에서 흰 두루마기를 걸친 지성의 사표, 다산 정약용 선생이 산책하듯 걸어 들어왔다.

한 손엔 《목민심서》, 다른 손엔 조선의 마음이 담긴 부채 하나.


그곳에는 세 명의 인물이 초대되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김문수, 그리고 법무부장관 한동훈이었다.


다산 정약용 (자리 잡으며):
“그대들이 이 나라의 앞길을 논하는 자라 하니, 내 오늘은 한낱 노인의 충언이라도

들어주길 바라오. 정치란 사익이 아닌 공덕을 위한 길이니.”


이재명 (고개를 숙이며):
“선생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저 또한 흙수저로 시작하여 민생 하나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정치에 들어섰습니다.”


다산 (미소 지으며):
“이재명 대감, 자네는 민생을 입에만 담지 않고 실천으로 보여준 적이 있지. 기본소득이니,

의료정책이니, 다 백성을 향한 실험이었소. 정치가란 백성의 땀 냄새를 알아야 하는 법이오.”


이재명:
“그 말씀, 무겁게 새기겠습니다. 늘 저를 향한 칼날이 날카롭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백성의 편에 선다는 믿음이 있으니.”


다산 (시선 돌려 김문수를 바라보며):
“김문수 대감, 한때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던 자가 지금은 어찌하여 권력의 편에만 서는

듯이 보이는가? 교회의 강단에서 정치적 설교를 일삼는 모습, 국민이 지켜보는 눈을 잊었는가?”


김문수 (당황하며):
“저는 믿음에 따라 이 나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을 뿐입니다.

공산주의와 싸워야 한다는 신념도...”


다산 (단호히):
“신념이란 말이 듣기 좋지만, 그 안에 타인을 향한 혐오가 섞이면 곧 독이 되오. 나 다산은

유교를 따랐지만, 백성을 갈라치며 그들을 적으로 삼은 적은 없소.

종교는 연민의 뿌리가 되어야지, 배척의 창이 되어선 안 되오.”


한동훈 (차분히):
“선생님, 저는 법을 수호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독립성과 정의를 지키기 위한 길이지요. 범죄엔 좌우가 없습니다.”


다산 (깊은 숨을 들이쉬며):
“그대가 말하는 정의는 왜 늘 선택적이오? 조선에도 ‘사헌부’가 있었지만, 인물의 정파에 따라 법의 칼날이 달라진다면 그것은 이미 법이 아니라 칼춤일 뿐이오. 비리는 침묵하고,

정적에겐 압수수색이라면, 그 법은 공정하지 않소.”


한동훈 (살짝 미소 지으며):
“저는 정치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범죄를 처벌할 뿐입니다.”


다산:
“정치에 관심이 없다 하면서도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이 지금의 자네요. 법이란

권력의 종이 아니라 백성의 방패이니, 그 방패가 편향된다면, 백성은 누구에게 기댈 수 있겠소?”


바람이 불어 정자의 책장이 넘겨졌다. 다산은 《목민심서》를 펴 한 구절을 소리 내어 읽는다.

“관리는 그 고을의 백성들을 사랑하여야 한다.

마음을 기울이고, 몸을 낮추고, 이익을 먼저 생각하지 말라.”


다산 (세 사람을 둘러보며):
“정치란 벼슬이 아니오. 이는 백성의 짐을 나누어 짊어지는 일.

그 짐이 무겁다 하여 국민을 원망하거나, 법의 이름으로 오만을 부려서는 아니 되오.”


이재명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고, 김문수는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피했다.

한동훈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다산을 바라보았지만,

그 눈빛엔 어딘가 균열이 감돌았다.


다산이 말했다.


“대한민국은 아직 젊고 가능성이 많은 나라요. 그러나 권력을 쥔 자가 겸손을 잃는 순간,

나라는 백성을 배신하게 되오. 자네들, 다시 생각하시오. 정치는 누굴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를.”


(정자의 대화가 끝나갈 무렵, 다산 정약용은 잠시 침묵에 잠긴 뒤,

손에 든 책을 펼쳤다. 그의 시선이 멈춘 곳엔 이런 구절이 적혀 있었다.)


다산 정약용 (책을 읽으며):


혹 백성 중에서 도적이 있다 하나, 그것이 과연 백성의 잘못이겠는가.

백성을 도적질 하게 만든 자가 있으니, 바로 간사한 아전(衙前)이요, 탐욕스러운 수령(守令)이니라.”

그는 천천히 책장을 덮고 세 사람을 바라본다.


다산 (음성을 낮추어):
“진정한 도둑이 누구인가? 백성의 곡식을 훔친 자가 아니라, 법을 쥐고도 공정을 가장하여 마음을 훔치는 자요, 말로는 정의를 말하면서 권력을 위해 공권력을 휘두르는 자요, 신의 이름을 빌려 국민을 둘로 가르는 자들 아닐까.


(그는 한 명씩 바라본다.)


이재명에게:
“자네는 고단한 삶에서 올라왔다. 백성을 돕겠다는 그 마음이 권력에 취하지 않도록 날마다 스스로를 돌아보시오. 진정한 청백리란, 싸우되 결코 교만하지 않으며, 비판받아도 사명을 잃지 않는 자요.”


김문수에게:
“한때 노동자를 위하던 자가 이제는 시민을 향해 손가락질하니, 이는 스스로의 첫 마음을

배신한 것이오. 가장 무서운 도둑은 백성을 현혹하는 말과 기도로 공적 삶을 사사롭게 만드는 자요.


한동훈에게:
“법은 칼이 아니라 저울이오. 자네가 그 저울을 돌보는 자라면, 무게를 재기 전에 먼저 양손에 들린 의심을 내려놓으시오. 정치에 서지 않았다 말하면서 정치의 중심에서 판결을 내리는 자, 그 자가 진정 가장 교묘한 도둑일 수 있소.”


(다산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산 아래를 내려다본다.

도로를 오가는 자동차들과 현대의 세상. 그는 마지막 말을 남긴다.)


다산:
“도둑이란 담을 넘는 자만이 아니라, 권력의 담을 쌓고 안에서 백성을 외면하는 자요. 나, 정약용은 목민(牧民)이라 쓰고 민심을 목숨처럼 여겼소. 자네들, 그 '백성'을 다시 생각해 보시오. 그대들이 그 백성의 눈빛을, 밤잠을, 장바구니를, 법정의 눈물을 제대로 본 적이 있는가?”


정자의 바람결에 다산의 말이 실려 내려갔다.

오늘도 세상은 시끄럽지만, 어딘가엔 지혜로운 노인의 음성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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