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달라지면 마음도 달라진다
소크라테스:
아모스, 자네는 인간이 사용하는 '말' 하나로도 그들의 생각과 선택이 달라진다고 주장한다지.
그 말, 내 귀엔 다소 과장처럼 들리네. 말이 어떻게 실체를 바꾼단 말인가?
트버스키:
실체는 변하지 않더라도 지각은 바뀝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현실 그 자체보다, 그들이 어떻게 그것을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결정하죠.
소크라테스:
예를 들어 보게. 말 한마디가 선택을 어떻게 바꾼다는 것인가?
트버스키:
우리의 유명한 실험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는 두 그룹에게 같은 고기를 보여주고, 이렇게 물었죠.
첫 번째 그룹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고기는 75% 살코기입니다.”
두 번째 그룹엔 이렇게 말했죠:
“이 고기는 25% 지방입니다.”
소크라테스:
내용은 동일하군. 다만, 하나는 '긍정적 표현', 다른 하나는 '부정적 표현'이네.
트버스키:
정확히 보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75% 살코기’라 말했을 때 사람들의 구매율과 만족도가 훨씬 더 높았죠.
‘25% 지방’이라 들은 사람은 더 많은 수가 고기를 외면했습니다.
소크라테스:
허어… 그러면 ‘말의 껍데기’만 달랐을 뿐인데,
인간은 그것을 완전히 다른 실체로 받아들였단 말인가?
트버스키:
그렇습니다. 이것이 바로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입니다.
우리는 합리적 사고 대신 감정과 직관, 언어의 분위기에 따라 반응합니다.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진리는 말에 흔들린다는 것인가? 그것은 철학자가 가장 경계하는 일일세.
그렇다고 자네는 인간을 전부 언어에 휘둘리는 존재로만 보는가?
트버스키: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언어가 지닌 힘과 인간의 인지적 한계를 함께 보아야 합니다.
언어는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감정과 가치판단을 유도하는 도구이기도 하니까요.
소크라테스:
그럼 자네의 말에 따르면, 같은 병의 이름이라도
‘회복률 80%’라 하면 희망을,
‘사망률 20%’라 하면 공포를 준다는 것인가?
트버스키:
정확합니다.
실제로 의료 프레이밍 실험에서도 같은 수술 성공률을 말하는 방식에 따라
환자들은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습니다.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인간은 진실을 찾는 존재라기보다는,
‘기분 좋게 포장된 말’을 따라 움직이는 존재라 해야겠군.
자네가 말한 대로라면, 정치가든 상인이든, 말의 연금술사들이 세상을 이끌게 될 걸세.
트버스키:
그래서 행동경제학은 ‘어떻게 말하느냐’가 ‘무엇을 말하느냐’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이 사회 정책, 의료 정보, 공공 커뮤니케이션 전반에 걸쳐 활용됩니다.
소크라테스:
그렇다면 인간은 절대적 진리의 언어보다,
관점이 프레임 된 언어에 더 쉽게 기운다는 말이군.
하지만 아모스, 나는 궁금하네. 그렇다면 철학은 무엇을 해야 하나?
‘말의 프레임’을 해체해야 하는가, 아니면 더 나은 프레임을 제시해야 하는가?
트버스키: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는 ‘중립적 프레임’이란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중요한 건,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표현을 어떻게 책임 있게 사용할 것인가죠.
소크라테스:
흠… 철학자가 진리를 묻듯, 자네는 말의 형태를 묻는군.
우리의 도구는 다르나, 지향은 같을지도 모르겠네.
프레이밍 효과 실험:
“75% 살코기” vs “25% 지방” 동일한 내용이지만
언어의 방향(긍정 vs 부정)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이 크게 달라짐.
의미: 인간은 언어의 형식, 강조, 분위기에 따라 감정과 선택을 달리함.
다음 회차는
3부: 선택의 역설 — 많을수록 좋은가?
에서 잼 시식대 실험과 함께 선택의 피로(paradox of choice)에 대해 탐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