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역사] 10편 오일러, 수학의 언어를 완성하다

by 이안

1. 서두 — 질문과 장면 제시


언어가 없다면 사고는 어떻게 가능할까. 문법과 단어가 정립되지 않았다면 시는 단순한 소리의 나열에 머물 것이다. 수학 역시 언어다. 기호와 체계가 없다면, 그것은 단편적 계산의 모래더미에 불과하다.


18세기, 스위스 바젤에서 태어난 레온하르트 오일러는 이 언어를 정제한
거대한 문법학자였다. 그는 수학의 언어는 단순해야 하지만
동시에 우주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평생을 바쳤다.


오늘날 우리가 당연히 사용하는 sin, cos, e, i 같은 표기 대부분은 그의 손에서 태어났다. 그가 세운 문법은 단순한 기호의 정리가 아니라, 생각 자체를 가능케 하는 도구였다. 그러나 질문이 남는다. 수학은 단지 문제를 푸는 기술인가, 아니면 세계를 번역하는 보편 언어인가? 오일러의 삶과 작업은 이 물음을 증언한다.


2. 본론 1 — 역사적 사건과 인물


1707년 바젤에서 태어난 오일러는 요한 베르누이의 지도를 받으며 어린 나이에 수학적 직관을 드러냈다. 172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학술원의 초청을 받아 러시아로 간 그는, 스물한 살 청년이었지만 이미 유럽의 학문적 지평에 당당히 들어섰다.


그는 엄청난 집필력으로 학계를 압도했다. 기호 e를 자연로그의 밑으로 확립하고, i를 -1의 제곱근으로 정식화했으며, sin과 cos를 오늘날의 간결한 표기로 고정했다.


무엇보다도 오일러 공식 e^(iπ) + 1 = 0 은 수학의 다섯 가지 근본 상수 e, i, π, 1, 0을 하나의 방정식으로 묶으며 ‘가장 아름다운 공식’이라 불렸다. 이 단순한 문장은 수학적 언어가 단지 계산의 도구가 아니라, 존재의 질서를 압축하는 시라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혁신은 쾨니히스베르크 다리 문제였다. “도시의 모든 다리를 한 번씩만 건너 되돌아올 수 있는가?”라는 일상의 물음에서 출발했지만, 오일러는 이를 점과 선의 구조로 바꾸어 그래프 이론을 열었다. 이는 훗날 네트워크 과학과 컴퓨터 과학의 토대가 된다.


그는 또한 다면체 정리 V - E + F = 2를 통해, 기하학의 단순한 도형에서 우주적 질서의 법칙을 발견했다. 정점, 변, 면의 관계가 변해도 일정하게 남는 값은 마치 수학이 자연의 언어임을 증명하는 듯했다. 시력을 잃은 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촛불조차 보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들과 제자들에게 공식을 구술하며, 수십 년 동안 수백 편의 논문을 쏟아냈다. 눈은 닫혔으나, 언어는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3. 본론 2 — 철학적 전환과 긴장


오일러의 가장 큰 전환은 수학을 문법화된 언어로 끌어올린 데 있었다. 그의 기호는 사고를 단순화했고, 그 단순화는 곧 발견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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