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문턱에서 쏟아낸 마지막 시선
검푸른 하늘 아래, 황금빛 밀밭이 바람에 휘몰아칩니다.
그 위를 수십 마리의 까마귀가 불안하게 날아오르고, 땅은 끝없이 갈라져 세 갈래의 길로 찢겨 있습니다.
《까마귀 나는 밀밭》은 고흐가 1890년 7월, 생애 마지막 시기에 프랑스 북부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그린 작품입니다. 그는 이 그림을 완성한 지 며칠 뒤, 밀밭에서 권총으로 스스로를 쐈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흔히 ‘고흐의 유서’라 불립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죽음의 기록이 아니라,
존재의 끝자락에서 마지막까지 응시하려 한 생의 시선이기도 합니다.
오베르쉬르우아즈(Auvers-sur-Oise)는 파리 북쪽의 작은 마을로, 지금도 드넓은 밀밭과 낮은 언덕, 석조 가옥들이 남아 있습니다. 고흐는 생레미 요양원에서 퇴원한 뒤, 동생 테오의 권유로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마음이 한결 안정되었고, 두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무려 80점의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는 매일 들판을 걸었고, 오베르의 작은 여관방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는 이렇게 적었습니다.
“끝없는 밀밭 아래로 먹구름이 몰려오고,
까마귀들이 저녁하늘로 쏟아져 올라.
참으로 슬프지만, 동시에 무한히 고요해.”
그는 이 고요 속에서 삶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