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과 자유의 경계
알라바스타의 사막은 숨이 막히도록 건조했다.
모래바람은 낮게 깔려 달리는 낙타의 다리를 휘감았고, 태양은 천정을 넘어 모래 위에 칼날 같은 열기를 내려찍었다. 그 뜨거운 빛 아래, 푸른 망토가 바람에 펄럭였다. 비비였다. 모래 위에서도 곧게 선 등, 결연한 눈빛. 그러나 그 눈빛 깊숙이에는 아무도 모르게 떨리는 그림자가 깃들어 있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소녀는 전쟁을 막으려는 아이이자,
왕국을 짊어진 어른이다.”
그녀의 걸음은 가벼웠지만, 그 발자국마다 모래가 무겁게 꺼졌다. 자유롭게 웃던 비비는, 이 모래 위에 돌아와 공주의 얼굴을 썼다. 그것은 미소가 아니라 결심이었다.
비비는 한때 밀짚모자 일당과 함께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 루피와 함께 소동을 벌였고, 우솝과 장난을 치고, 조로와 싸우며 웃었다. 그때 그녀의 웃음은 진짜였다. 그러나 알라바스타로 돌아온 순간, 그녀는 다시 ‘공주’라는 이름을 입었다. 반역과 내전, 크로커다일의 음모로 무너져 가던 왕국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혼돈 속에서 두 가지를 동시에 붙잡았다.
하나는 친구의 손, 다른 하나는 국민의 생명.
루피는 말했다. “비비, 같이 가자. 우리와 계속 항해하자.”
하지만 그녀는 모래바람을 등지고 대답했다.
“고마워. 하지만 나는 남아야 해. 이 땅은… 나의 책임이니까.”
그 말은 성숙했다. 그러나 동시에, 잔혹했다.
그녀는 자유를 포기한 게 아니라, 자유를 유예한 것이었다. 나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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