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와 동행하는 삶으로
호수로 나서다가 겉옷 없이 나가기 어려운 쌀쌀한 날씨에 놀랐다. 이어 길 위에 내려앉은 낙엽과 벌써 단풍으로 옷을 갈아있고 있는 나무들을 보며 한 번 더 놀랐다. 게으른 내가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 뿐 자연은 참 부지런하다. 때에 맞춰 매일 마시는 공기와 지나치는 모든 풍경으로 인사를 건넨다. 오고 가는 계절을 실감하고 나니 여기저기 진한 가을이 느껴진다.
어느덧 올해도 10월에 다다랐다. 세월은 빠르게 흐르고 거스를 수 없다. 이제는 그 흐름을 붙잡거나 거스르고자 애쓰기보단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순간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그런 마음으로 매주 호숫가를 거닐다 보면 사계의 변화조차 삶과 동행하는 기분이다. 모든 걸 자급할 순 없더라도 그렇게 걷다 보면 자족 언저리에는 다다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