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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쿨수 May 11. 2022

#17 2022.05.02

신록이 눈부신 날, 눈이 부시게

맑은 날씨와 아름다운 신록이 눈부신 날이었다. 망설이던 자전거 여행을 결심하고 아이돌 못지않게 인기 많은 발라드 가수의 콘서트 예매에 성공했다. 한동안 괴롭히던 담도 많이 풀려 오랜만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뿌듯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풍성한 봄빛을 누리며 걷고 뛰었다. 왠지 김혜자 선생님이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내레이션으로 읊으셨던 문장이 떠오른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마침 오늘부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됐다. 아주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호수를 마주했다. 아직 스스로 다시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지나치는 사람들은 대부분 쓰고 있었고, 기분 탓인지 모르겠으나 의아하게 바라보는 눈빛도 종종 스쳤다. 그럼에도 오래간만에 만면으로 맞는 바람과 공기가 정말 산뜻했다. 얼마 간의 구속으로 그동안 얼마나 큰 자유를 누려왔는지 뒤늦게 절감했다. 어쩌면 삶이 평범한 일상을 허락할 때 그 안의 반짝임을 깨닫고 누릴 줄 아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인지도 모르겠다. 하루하루를 조금 더 눈이 부시게 살겠다고 늦봄의 다짐을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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