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 독후감
제목 : 서울을 거닐며 사라져가는 역사를 만나다
지은이 : 권기봉
출판사 : 알마
발매일 : 2008. 1. 30
내가 무척 좋아하는 TV프로그램 두 개가 있다.
EBS의 <세계테마기행>과 <한국기행>
그 중 <세계테마기행>은 월~목 4부작으로 방영이 되고,
일요일에 몰아서 재방송을 해준다.
생소한 국가들이 자주 나와서 신기한 볼거리도 많고,
매주 진행자가 바뀌는데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교수, 사진작가, 여행가, 학생 등)이 출연하여
시청률을 올리려는 흥미 위주로 꾸미는 억지스러움이 없어서 좋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좋아하지만, 4부로 구성되기 때문에
문화, 역사 등 훨씬 깊이가 깊다.
출연자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권기봉"이라는 인물이었다.
흔치 않은 이름도 이름이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스타일의 덕스러운 외모,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진중함과 여유,
그리고 "여행답사작가"라고 하는 지극히 부러운 직업 때문이었다.
기봉씨를 그렇게만 알고 지내던 어느 날...
너무도 훌륭한 책을 발견하여,
다시 한번 작가의 프로필을 살펴보게 됐는데...
바로 기봉씨였던 것이다!!
단박에 너무도 만나보고 싶은 인물이 되었고, 더더욱 책의 내용에 빠져들고 말았다.
이 책을 한 줄로 정리하라면...
역사를 단지 지나간 과거의 흔적으로 생각한다거나,
따분한 시간놀음이라고 여긴다면...
그 민족의 미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고,
따분한 옛 이야기가 될 것이다.
광화문의 상징인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진정 우리 민족의 얼을 담고 있다고 알고 있는가?
독립의 상징이 되어버린 독립문에 새겨진 글자를
누가 썼는지 알고 있는가?
재야의 종소리의 전통은 완벽하게 만들어진, 근거도 없는 전통,
일제의 잔재라는 사실을 최소한 방송국은 알고 있을까?
국립현충원에 묻히기를 거부하는 독립투사들의 원통한 사연은 무엇인가?
이런 것들을 몰라도 세상 잘 살 수 있다.
골치 아픈 세상, 잘 벌고 잘 먹으면 그만이라고 호기롭게 외칠 수 있다.
하지만...
재테크와 같은 실용성이나
영어조기교육 같은 효율성 등을 대대로 전통적으로 지켜온 민족이 오래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
훌륭한 민족들이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긴 가치는 그들의 역사였다.
그들은 지겹도록 꾸준하게 반복해서 선조들의 역사를 기억한다.
우리는
누가 가꾼 꽃밭에서 살고 있는지,
누가 뿌린 똥밭에서 살고 있는지,
알. 아. 야. 한. 다.
그것이 짐승과 다른 인간됨의 예의다.
(2013. 9. 3. 쓴 글을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