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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re Jun 07. 2022

인생 노잼시기가 찾아왔습니다

1일 1블로그를 한다고 설치던 때가 불과 며칠 전인데,

새벽 기상을 한다고 까불던 때가 얼마 전인데,


인생 노잼시기가 나에게도 찾아왔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휴일엔 집에 누워만 있는다. (철지난 소년만화나 주구장창 본다) 사람이 많은 곳에는 가기가 싫다. 매년 발도장을 찍던 <서울국제도서전>도 이번에는 패스했다. 인파 속을 거닐다 보면 괜스레 화가 난다. 다들 뭐 때문에 살지. 무엇을 위해 살길래 저렇게 아무렇지 않은 표정이지. 뭐지. 나도 추앙이 필요하고 해방이 필요한 건가. 아냐, 그건 유행일 뿐이야.




그나마 다행인 건 일을 할 때는 시간이 빨리 간다는 점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미친 듯이 업무를 한다. 점심을 먹은 뒤 산책도 제끼고 다시 앉아서 또 계속 혼자 일을 한다. 하다 보면 어느 새 퇴근 시간이다. 어차피 퇴근해서 할 일도 없다. 야식을 시켜놓고 계속 일을 한다. 아홉시 퇴근은 예사다. 그리고는 괜히 헛헛한 마음을 달래려 러닝을 한다. 가끔은 소리를 지르는 심정으로 달리기를 할 때도 있다. 여튼 덕분에 키로 수가 늘었다.


그렇게 열심이던 글쓰기도 아예 놓은지 2개월이 다 되어 간다. 18년도에 처음 브런치를 시작하고 이렇게 오래 쉰 적이 있었을까. 될 대로 되라지.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 블로그.


될 대로 되라지.

아직 무기력증을 극복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오랜 공백을 깨고 이렇게 글이라도 남기는 것은, 도저히 양심에 찔리기 때문이다. 두 달 째 아무 글을 올리지 않았는데도 계속 울리는 알람 때문에 말이다. 아무 글이 없는 매거진을 구독하는 분이 있다. (왜?) 저 밑바닥의 글을 어떻게 알고 알아봐주시는 분이 있다. (어떻게?) 황송하게도 강연/섭외 문의를 주시는 분도 있다. (아이고 이런 누추한 데를)


그런 사소한 알림들이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쯤 했으면 슬슬 돌아오라는 신호 같고, 힘들어도 놓지 말라는 응원 같고, 어쩔 때는 포옹 같기도 하다. 며칠 정도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이젠 도저히 그냥 무시하고 넘겨버릴 수가 없다. 그래, 이 정도 쉬었으면 많이 쉬었지. (눈치가 보이니) 천천히 다시 써보기로 한다. 무기력증은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나가겠지. 빙빙 돌렸지만 결론은, 굳이 찾아와주는 신기한 사람들께 감사하다는 이야기.


그나저나 새로 올린 글도 없는데 조회수가 이전과 비슷하다는 건 좋아해야 되는 건지 슬퍼해야 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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