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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우 May 03. 2022

문장이 필요하다

Tokyo, 2017


미감이 타고난 사람들은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사진을 찍으러 나서기 전에 글이 필요하다

아니, 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문장 정도는

떠올리고 나서야 간신히 운동화를 신는다.


생각이 많아질수록 입을 꾹 닫아 본다.

입 밖으로 새어나가 도망치는 단어들이 늘어나면

생각에 살이 붙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온적인 두려움과

낯선 설레임과

집에서 챙겨온 가벼운 문장이 만나

보잘것 없는 서사가 만들어 질 때

셔터를 누른다.


하지만 쑥쓰러워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채

쌓여가는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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