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싫은 그런 날 있잖아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by 유로지

잠들기 싫은 밤들이 있다.

그런 밤들은 보통 내일이 오는 게 달갑지 않은 날의 밤들이다.

내 가슴을 쿵쾅거리게 만드는 무언가가 눈에 불을 켜고 기다리고 있으니 도무지 내일이 기다려지지 않는다.


그럴 때면 괜히 밤을 붙잡고 투정을 부린다.

내일은 이랬거나 저랬거나 그 자리에 그 시간에 올 텐데 마치 내가 잠에 들지 않으면 그 시간이 늦춰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밤이 깊어질수록 걱정거리를 하나씩 집어든 생각들이 재잘재잘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하고

나는 그 녀석들의 소음을 잠재우고자 핸드폰 속으로 빠져들어 밤을 지새우곤 했다.


내일 만날 두려움과 제대로 싸워볼 생각은 없다.

어떻게든 내일을 미루고 미뤄서라도 피하고 싶을 뿐. 그런데 이런 밤에 재밌는 점이 있다.


결국 늦게 오길 바랐던 내일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밤을 붙잡고 잠들지 않는 것보단 일찍 잠들어야 한다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내일의 두려움을 이기는

법이었다.


줄곧 두려움 필승법이라 생각했던 것이 결국 제대로 지는 법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서둘러 눈을 감았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꿈속에서 중얼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