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잔나비띠

by Coron

일제 강점기에 조선인으로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우리 할머니.


해방 후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오려 하자 중학교 선생님이 운동, 공부 잘하는 애를 왜 데려가냐고 말렸다고 한다. 본인의 총명함을 선생님의 말을 빌려 드러내는 대목. 제자를 아끼는 마음과 더불어 얼마 전까지 식민지였다 갖 독립한 나라의 생활환경이나 교육제도가 시원찮을 거라는 생각이 깔려있진 않을까. 상상해본다. 조선인이기는 하지만 오사카 변두리에서 태어나 자라고 교육받은 중학생에게 바다 건너 부모 고향이라는 곳은 낯설게 느껴졌을지도.


일본 생활에 대해 물어보면 제일 먼저 지진 당시 운동장 한가운데서 두려움에 떨던 기억을 떠올린다. 내 질문의 취지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차별, 괴롭힘을 1인칭 시점에서 생생하게 듣고 싶은 호기심이었는데 자연재해라니. 가해자, 피해자 없이 큰 예고 없이 모두를 덮치는. 반전이다. 아니, 내 "예상"이라는 틀을 의심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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