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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omi Jul 03. 2024

잠 못드는 초여름 밤

모기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것인지?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는 것인지?

상반기에는 수면시간을 잘 지키며, 적정 수면을 지키고 있는데...

요새는 적정수면이 3시간이 안되나? 잠을 자다 눈을 뜨면 새벽 2시, 3시 잠을 잘 깬다.


간밤에도 에에엥 거리는 모기 소리에 모기 2마리를 잡고 잠이 들었다.

막 자려고 하니 출근 알람이 울려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잠을 자다 깨면, 불현듯 어떤 불안함이 밀려온다.

왜 버려졌다는 기분이 드는 것일까? 그래도 놀라운 소식을 들은 이후 1주일이

지나고,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잠결에 바로 깨면

무의식중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그의 부재이다.


그는 이제 나를 떠났다.

그는 더 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애써 빠르게 지울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간의 시간과 마음으로 품었던 시간이 길어서일까?


무의식중에 불현듯 그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늘 놓으려고 하면, 다시 잡고 잡았던 관계여서

이번에도 그렇게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것인데,

이제는 정말 마침표가 맞다.


끝났다.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새벽에 눈을 뜰 때마다 그리움의 감정을 품기보다

바로, 지금의 상황을 정의내린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기다리면 안된다.

그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  이상 그의 세계에는 내가 없다.

그의 세계는 다른 그의 연인이 있다.

나 역시 그를 보냈다.


그는 카프카와 소녀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엘시의 인형처럼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나를 거쳐 더 좋은 세계로 떠났다. 그는 다시는 내게 돌아오지 않는다.

그는 행복을 위해, 떠났다.


지금의 고통과 아픔이 훗날의 기쁨과 평안으로 변화될 거라고 선포한다.

5그 노염은 잠간이요 그 은총은 평생이로다 저녁에는 울음이 기숙할찌라도 아침에는 기쁨이 오리로다 (시편 30: 5절)For his anger lasts only a moment, but his favor lasts a lifetime! Weeping may last through the night, but joy comes with the morning.


그렇게 나의 일상 속에 그는 자연스럽게 지워지고 있다.

조금 더 시간이 가면, 이런 글조차 쓰고 있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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