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유럽

프롤로그 - 네번째 유럽

by Naomi



여행 에세이가 넘쳐나 왠만해선 잘 읽히지도 않을 수 있지만 난 오랜 나의 꿈을 위해 기꺼이 에세이를 펼친다. 유럽으로의 네 번째 여행의 기억을 더듬어.. 때는 5년 전 6월 이 무렵이었다. 2016년 6월..

여행 준비를 하던 당시 내가 푹 빠져있던 드라마는 바로 또, 오해영 박해영 작가의 작품이었다.

그림 1


워낙에 유명한 드라마였기 때문에 간략한 줄거리만 말한다.

동명이인 오해영이란 이름이 엇갈려 파혼을 겪게 되는 상처받은

남녀가 있다. 신부 오해영이 결혼식 당일날 나타나지 않아 파혼을 당한 박도형. 결혼식을 한 주 앞두고 남자로부터 일방적인 통보를 당한 오해영(서현진 님) 파혼당한 것을 알면 가족이 속상해한다고 자신이 파혼을 한걸로 해달라고 한 뒤 깨져버린 결혼.

집에서 내쫓겨날 뻔한 외동 딸 해영이는 강제 독립을 하게된다. 얼마 안되는 돈으로 집을 구하다 보니 아주 협소한 장소를 찾게 된다.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도형이 집 별채이다.


도형이네 집의 별채에 오해영이 이사를 왔다. 실연의 아픔과 사랑의 상처를 입은 두 남녀는 자연스럽게 친해진다. 그런데 도형이는 오해영이 이사오기 전부터 이미 이 상황을 데자뷰로 보았다. 전조 증상 없이 머리가 갑자기 아파오며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기시감으로 나타난다.

'마치 아기새를 보다듬어 줘야하는 어미새의 마음'이 들게 하는 데자뷰의 필연성은 그 현상을 풀어가기 위해 정신 상담을 받으며 전개된다.


그림 2


미래의 도형이는 길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 그의 얼굴로 벚꽃이 하나 둘 떨어지며 그는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자꾸 기억나는 한 사람 마음을 애달파한다. 아쉽고 걸려서 자꾸 반복되게 보여지는 특정한 사람, 마음이 깊이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 마음을 아끼지 않고 다 표현하도록 보내주는 강력한 신호가 작용한 거였다.

"만나지도 못한 현재의 그녀를 미래의 내가 사랑하는 그녀를 어떻게든 지키라고 미래의 그가 보내는 강한 시그널이었다"


박도형의 삶의 마지막 순간, 초월적인 힘(수퍼 파워)이 보내는 암시와 비슷하게 내게도 당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당시 난 회사를 다면서 결혼과 연애 이런 것들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고 있던 때였다. 만남이 쉽지 않고, 결혼은 더군다나 더 어려워보였다. 꾹 참고, 회사를 다니기만 하면 될줄 알았는데 내 삶에 펼쳐진 미해결인 인생 숙제를 하기 정신없어 나를 돌아보지 못한 거 같았다. 무엇보다도 출퇴근하는 지하철 2호선이 몹시 숨막혔고, 회사에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답답했다.



나에 관해 알고 싶어졌다.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뭘지? 난 어떤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

미래의 내가 보내는 시그널이 느껴졌다. 정해진 코스를 밟고 살아가지 말고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면 언젠가 삶의 끝이 다달았을 때 떠올리면, 가장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 될 인생의 어느 한날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삶을 살아가며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때 열어보고 싶은 별주머니.

나의 어려움을 지혜롭게 극복하게 해 줄 인생의 별주머니를 열면, 위로받을 수 있을지도.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고 있을 내 인생의 별주머니를 만들고 싶었다. 마음이 외롭고, 도통 어떤 결정을 내려할지 모를 때 문득 별주머니를 열어보면 용기, 긍정, 믿음, 희망을 북돋아주는 추억의 조약돌이 있다.


"의미론자"인 나에게 "의미"를 발견하지 않는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삶이라서..난 그렇게 유럽으로 4번째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돌아보면, 그 여행으로 인해 나의 경력은 현실적으로 꼬였고, 이후 나는 여러 회사를 전전긍긍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여행으로 얻은 것들은 단순히 같은 회사에 있었을 때와 다른 나의 모습을 가능하게 했다.

종종 현실적인 문제가 잠식할 거 같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만약에 시간을 시간을 되돌린다고 하더라도 나는 퇴사를 한 뒤 여행을 떠나는 똑같은 선택을 했을까?


퇴사 후 여행은 풀이 무성하고 인적이 드문 그 험난한 길이지만 그 길을 걷게 되어 나는 인생의 싱그러운 풀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또한 온갖 신기한 새들의 소리를 들었고, 잎이 무성한 푸른 나뭇잎 사이로 시시각각 맑고 푸른 예쁜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눈으로 담을 수 없을 만큼 먹먹한 아름다운 노을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림 4


26일 간의 홀로 여행의 시간 누군가는 인생의 동반자를 만나는 기회라고 했다. 현실의 나에겐 그런 만남은 없었다. 고베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다 차가운 바닷 바람에 혼난 적이 있었다. 엄청난 폭설이 내리는 바이에른에서 눈꽃에 얼굴을 호되게 맞았던 적도 있었다. 괜히 낭만적인 만남을 꿈꾸다 느끼는 실망감이 싫어 아예 여행에서 배제될 것이다.

운명적 만남은 한국에서 외국에서는 허용하지 않는다.



단순한 여행의 모토를 적었다.

내 생애 후회 없이 행복한 시간을 만들자! 언제 어느때고 돌아보면

행복한 기억이 뽐뽐 솟는 시간으로 기억에 남을 여행을 만들자!



2016년 6월 5일 퇴사한 뒤, 2016년 6월 12일부터 2016년 7월 6일

퇴사와 맞물려, 비행기표와 숙박 예약을 결정하는데 채 2주도 안 걸렸다.


작은 여행용 트렁크와 보조 가방을 끌고 백팩을 매고 26일 간의 홀로 여행이 시작됐다.




내 머릿 속에만 있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이야기라서 오랜 시간이 흘러도 두고두고 기억할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여행 이야기를 남긴다.



1. 비온 뒤 푸른 하늘 먼저 반겨준 비엔나, 내 사랑

2. 프라터 공원의 잔디 밭에서 멍때리기

3. 오스트리아의 강원도, 잘츠캄머굿트에서 3박 4일

4. 꽃의 도시 린츠에서의 1박 2일

5. 기차타고 체스키 크룸로프로

6. 프라하의 안드레네 집으로 Go

7. 프라하에서의 완벽한 하루 : 화보만들기

8. 부다페스트에서 머물었던 에어비엔비

9. 따뜻했던 부다페스트의 교회

10. 부다페스트에서 자그레브로 가는 기차

11. 수국을 들고 활보한 자그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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