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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Jul 06. 2021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김용훈

출연 전도연, 정우성, 배성우, 윤여정, 정만식, 진경, 신현빈, 정가람 등등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개봉 예정작 중 기대했던 영화 중 하나였다. 캐스팅된 배우의 면모만 봐도 화려하다. 제목만큼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무척 궁금했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 전개와 가십거리들로 상영관을 나서는 대부분의 관객이 실망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욕망일까. 아니면 본성일까. 아니 본성이 욕망이 되는 걸까. 살아남기 위한 욕망. 더해서 물질적인 돈도 필요하다. 인간에겐.


이야기는 사우나에서 일하는 중만(배성우)이 커다란 돈가방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밤낮으로 일하는 중만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분실물 창고에 가방을 넣어 둔다. 유혹의 시작이 된다. 중만에게는 돈 들어갈 곳이 많기 때문인데, 치매에 걸린 노모, 딸 대학 등록금, 생활비등 돈 들어갈 곳은 많고 돈 생겨날 곳은 없었던 것이다. 중만은 양심과 욕망 사이에 갈등하기 시작한다. 그 사이 다양한 짐승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영화는 하나의 챕터씩 나눠서 이야기를 보여준다. 원래의 돈가방 주인인 미란(신현빈)은 남편이 있지만 빚을 갚기 위해 술집 아가씨 일을 하며 밤늦게 귀가한다. 집에 와서는 남편에게 매일 같이 매를 맞는 생활을 한다. 이때 술집에서 만난 진태(정가람)가 남편을 죽이겠다며 나서는데...

영화를 보며 언제 연희역을 맡은 전도연이 나오는가 하는 궁금증을 가졌는데, 궁금증은 미란에 의해 해결되었다. 연희(전도연)는 미란을 도와주는 척하며 돈가방을 가로챈다. 그러면서 미란을 죽여 시체를 아무렇지 않게 절단해 유기해 버린다. 그런 연희도 박사장(정만식) 앞에서는 꼼짝 못 하는 아이러니함을 보인다.


이제 돈가방을 쟁취하기 위한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기 시작했다. 영화의 초점은 누가 돈가방을 차지하고 멀리멀리 도망가 잘 사는가이다. 영화 속 배우들은 절실하게 연기했겠지만, 영화를 보는 내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만큼 몰입하는 절실함이 생기질 않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토막살인 사건, 시체 유기, 조폭, 밀항 등등 뉴스에서 이슈 되는 사건을 하나씩 끌어다가 영화화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저 관객들에게 돈가방이 어떻게 되는가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에 짐승의 욕망이라는 장치를 붙인 것은 아닐까. 돈가방을 둘러싼 한바탕 소동에 기교를 덧붙인 영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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