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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현 Jul 09. 2021

베를린(2013)

*스포일러 있습니다.


감독 류승완

출연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 등등 


이 영화 개봉 전부터 화제 만발이었다. 우선 액션키드라 불리는 류승완 감독의 '부당 거래' 이후 3년 만의 작품이고 캐스팅 또한 면면이 화려한 배우들의 낯선 조합이다. 감독이 아니라 배우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4명의 배우들은 감독과의 긴 호흡 동안 손발이 잘 맞아 들었다고 생각이 드는지 말이다.

류승완 감독도 이 4명의 배우들 모아놓고 영화 실패한다면 무능한 감독이라는 소리 듣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감독의 의지는 영화 곳곳에 스며있다. 감독의 의지대로 까다로운 우리 영화 평론가분들은 호평 일색이다. 


한국 액션씬의 한 단계 도약. 


많은 관객들이 평론가들의 별점 남발에 할리우드식 액션을 기대하며 극장을 찾았을 거고, 할리우드의 첩보 액션 대표작 '본' 시리즈를  떠올렸을 것이다. 분명히 할 것은 이 영화 '베를린'은 한국 감독이 찍은 한국 액션이라는 것이다. 거기다가 우리나라 분단의 상황이 더해진 첩보 액션이다. 단순히 한 국가의 비밀 요원이 임무 수행을 위해 악이라 불리는 집단을 처벌하는 단순한 쫓고 쫓기는 전개가 아닌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영화가 '베를린'인 것이다. 난해한 영화다. 초점은 첩보 액션이지만 영화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봐야 한다. 


가장 큰 줄기는 북한의 공산주의 체제이다.

베를린으로 하정우를 보내면서 그의 가족은 인질로 잡고 있는 북한.

국제적 음모와 배후를 추적하는 남한 요원 한석규.

북한 내부에서의 권력 쟁취를 위해 하정우를 제거하기 위해 베를린에 온 류승범.

남편 하정우로부터 공산주의 배신이라는 의심을 사게 되고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된 전지현.

이 4명의 스토리 이해관계는 숨이 막히게 복잡하다. 

복잡한 만큼 깨알 같은 재미도 있다. 먹방이라 불리는 하정우의 밥 먹는 씬은 맛없게 먹으려 해도 맛있게 보였고, 한석규는 '쉬리'의 요원 그 후의 모습이 나왔다. 이제는 한물간 요원으로. 통통 튀던 '도둑들'의 전지현은 분위기 확~바뀌어 베를린의 우울한 하늘을 닮았다. 정말 악한 놈 류승범은 다음에 정통 멜로를 찍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로 악함이 어울렸다. 또 휘발성 알코올처럼 급격히 타올랐다 꺼지는 액션과 좋은 대사들도 많이 있다. 한 가지 부족한 점으로 이 영화에 겉도는 외국 배우들의 연기가 나를 쑥스럽게 만들 뿐이었다.  흥행하고 있는 이 영화 베를린은 같은 한국 감독인 김지운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찍은 액션 영화 '라스트 스탠드'와 비교 아닌 비교가 되었다.


이제 액션키드 류승완 감독은 성숙해지려고 한다. 그의 액션이 성숙해지는 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

다만 이 영화가 다음 한국 영화 액션의 모방이 아닌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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