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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순식 Jun 13. 2023

스타벅스와 폴바셋, 계단 따위는 무섭지 않아

상가건물에 투자할 때 계단이 많은 물건은 무조건 피하라는데, 진짜로 맞는 말일까?


상가건물에서 가장 좋은 층과 입지는 어디일까? 

당연히 1층 코너가 가장 좋은 위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느 상권을 가든, 어떤 상가건물을 만나든, 1층 코너 상가는 분양과 매매도 빠르고, 임차인도 가장 빨리 채워지는 위치임은 분명하다. 

입지분석에 대해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1층 코너는 멀리서도 상가건물이 보일 정도로 가시성이 뛰어나고, 교차로나 골목길 초입에 위치하여 접근성도 우수하여 투자나 영업환경이 다른 상가건물에 비해 유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만약 상가건물을 매입하고자 임장을 다녀보던 중 괜찮은 물건을 소개받았다고 하자. 

주변은 오피스가와 주택가로 채워져 있고, 1층 코너에 위치한 상가건물이다. 

딱 봐도 좋은 물건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한 가지 고민거리가 있다. 

상가건물 입구에 들어가려면 계단을 무려 8~9개나 올라가야 한다. 

계단 때문에 투자가 망설여진다. 

과연 이 상가건물을 사야 할까, 버려야 할까?  


상가건물은 아파트나 오피스텔과 달리 임차인이 가치를 결정한다.


①폴바셋과 ②스타벅스가 영업 중인 강남구청역 (ⓒ카카오맵)

우리는 1층 상가건물이라고 해도 후면에 있어서 매장이 안 보이는 물건, 전면이 좁고 긴 물건, 기둥이나 조형물에 가려진 물건, 계단이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물건에는 투자하면 안 된다고 배웠다. 

상가건물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장/단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분석하는 노력이다.  


예를 들어 볼 상권은 강남구청역(7호선, 수인분당선)이다. 

해당 상권에는 ① 폴바셋 강남구청역점(커피), ② 스타벅스 강남구청역점(커피)이 서로 마주 보고 경쟁하고 있다. 

① 폴바셋은 대로변 교차로 코너, ② 스타벅스는 대로변에서 이면도로 입구 코너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경쟁점은 모두 매장에 들어가려면 계단을 밝고 올라가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① 폴바셋은 계단이 8개, ②스타벅스는 계단이 9개나 된다.  


상가건물에 계단이 있으면 계단 한 개당 매출을 10~20%씩 빼야 할 정도로 계단의 영향이 크다고 믿는 투자자도 있다. 

그래서 계단이 많은 상가건물의 가격은 그렇지 않은 주변 상가건물보다 저평가를 받기도 한다. 


①폴바셋과 ②스타벅스 입점한 건물 (ⓒ카카오맵)

실제로 계단은 편의점(Convenience Store) 업종의 경우 매우 불리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편의점은 새우깡이나 콜라처럼 같은 상품을 놓고 다른 편의점과 경쟁하기 때문에 고객은 근처에 계단이 없고, 접근성이 편리한 매장으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가건물 계단 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투자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상가건물의 임차인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투자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가건물 임차인이 앵커 테넌트(Anchor Tenant) 또는 우량 임차인(유명 프랜차이즈)이라면 고객은 편함을 감수해서라도 방문한다. 

① 폴바셋과 ② 스타벅스는 강남구청역 상권에서 매출 1,2위를 다툴 정도로 대장(앵커) 테넌트 역할을 하고 있다. 


상권분석 결과 두 매장은 모두 최소 1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평일은 오피스 빌딩의 직장인들이 소비를 이끌고, 주말에는 인근 아파트와 빌라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들이 이용함에 따라 평일과 주말의 매출비중 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①폴바셋은 8 계단 ②스타벅스는 9 계단이나 올라가야 한다  (ⓒ카카오맵)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은 ① 폴바셋과 ② 스타벅스가 입점되기 전 다른 임차인이었을 경우에 투자 가치가 높다는 뜻이다. 

이미 우량 임차인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면 상가건물을 매도/매수하는 경우 매도자 우위에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매수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에서 큰 메리트는 없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다는 정도만 보고 투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가건물 투자자는 당장의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중요하지만, 상가건물의 가치를 끌어올려 나중에 매각할 때 시세차익 효과까지 노려야 한다. 


계단이 많은 상가건물. 

지금은 다른 업종의 개인 임차인이 영업 중인, 게다가 장사까지 안되니 몇 년째 임대료를 올리지도 못한, 임차인이 '을'이 된 상가건물을 찾게 된다면, 스타벅스나 폴바셋 정도가 입점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 검토해 보자. 


만약 둘 중 하나라도(다른 앵커 테넌트, 즉 버거킹, KFC, 올리브영... 등) 들어올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그 물건은 바로 매수해야 한다. 

필자가 수많은 건물주들을 만나보니, 그들은 우량 임차인이 들어올 수 있는 상가건물을 찾아내고 투자하기를 반복해 왔던 것이다.


https://brunch.co.kr/@cos-doc/104

https://brunch.co.kr/@cos-doc/100

https://brunch.co.kr/@cos-doc/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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