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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순식 Sep 24. 2020

우리도 화장품 판다, 패션업계의 이유있는 도전

어서와, 유통 회사는 처음이지? - 화장품, 함순식

최근 임대료와 인건비, 마케팅 관리비용 등 고정비용 부담이 높은 오프라인 매장을 포기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하는 폐션기업이 늘고 있다. 


1999년에 론칭한 캐주얼 브랜드 “베이직하우스”는 “유니클로”, “ZARA”로 대표되는 글로벌 SPA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부진한 실적을 이어오다 코로나 19 사태를 맞으면서 오프라인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로 발표하였다. 현재 5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은 내년 2월까지 단계적으로 모두 문을 닫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1995년에 론칭한 “비키(viki)” 역시 최근까지 계속된 매출 부진과 코로나 19 여파로 오프라인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주요 백화점과 로드숍에서 운영 중인 80여 개의 매장은 순차적으로 폐점을 준비하고,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 스포츠”도 사업을 접는다. 2012년 빈폴아웃도어로 론칭한 빈폴 스포츠는 백화점과 로드숍에서 운영 중인 105개의 매장을 순차적으로 철수하여 내년 2월까지 사업을 완전히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1935년 일본에서 설립되어 2009년 국내에 론칭한 스포츠 브랜드 “데상트(DESCENTE)”도 키즈 브랜드 “영애슬릿(young athlete)”의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하기로 결정하였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이미 타격을 받고 있던 데상트는 경기침체와 코로나 19를 견디지 못하고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에 입점되어 있는 총 47개의 매장을 올해 8월까지 영업하고 종료한다고 밝혔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어려움을 겪어 오던 “유니클로”도 올해 상반기에만 13개 매장을 폐점하였으며, 2년 전 국내에 론칭한 자매 브랜드 “GU” 3개 점도 모두 폐점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화장품에서 성장 돌파구 찾는 패션 기업

패션업계는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으나, 화장품 사업에 도전하는 기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은 의류보다 투자 대비 이익률이 높고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한계에 직면한 패션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바닐라코는 F&F(디스커버리, MLB) 패션 기업이 F&Co를 자회사로 설립하여 2005년에 일찌감치 론칭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이다. 2019년 매출액은 891억 원, 영업이익은 63억 원을 달성하였고, 현재는 전국에서 35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비록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하락하는 추세에 있으나 패션 기업으로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여 성공한 1호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스타일 난다는 2018년 프랑스 화장품 기업 로레알에 6000억 원을 받고 매각되어 화제가 되었다. 스타일 난다는 의류 쇼핑몰로 시작하여 화장품 브랜드 “3CE(쓰리컨셉아이즈)”를 완성하였다는 점에서 패션과 뷰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4년부터 시작한 의류 사업은 계속 성장하는 듯 보였으나, 매출은 늘어도 이익률이 높지 않은 의류보다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기 시작하였다. 2009년 론칭한 색조 화장품 브랜드 “3CE”로 인해 정체되었던 매출액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2017년 매출액 1675억 원, 영업이익 254억 원을 기록하였다. 로레알에 인수된 이후 스타일난다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9년 매출액 2695억 원, 영업이익 618억 원을 달성하였다. 


1987년에 설립된 이후 국내 패션산업을 주도해 온 현대백화점 그룹 계열사 “한섬”은 최근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 인수를 완료하였으며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주요 제품 군은 고 기능성 프리미엄 스킨케어 라인이며, 내년 초 론칭이 목표이다. 클린젠은 서울 청담동의 클린 피부과와 신약개발 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미 미백과 주름개선, 탄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 “gb20”을 출시하여 판매 중이다. 한섬은 패션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경험을 살려 백화점과 면세점을 중심으로 화장품 유통채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섬의 신규 브랜드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그리고 새로 오픈하는 여의도점(파크원 신축 중, 가칭)에서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션 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 LF, 스파오도 이미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색조 브랜드 “비디비치”는 2012년 인수할 당시 매출액이 19억 원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2017년 226억 원, 지난해 2000억 원 이상을 달성하였다. 최근에는 한방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까지 합세하면서 올해 1분기 매출액은 917억 원, 영업이익 154억 원을 달성하였다.  


LF는 2018년 남성 화장품 “헤지스 맨룰429”를 론칭했고, 지난해 여성 화장품 “아떼”를 론칭하면서 화장품 사업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도 애니메이션 주인공 짱구와 콜라보(Collaboration)로 “짱구 화장품”을 출시하였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2000년대부터 한류 열풍에 힘입어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주축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이후 중국 관광객의 급격한 감소와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H&B 스토어의 폭발적인 성장과 더불어 일부러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소비패턴의 변화로 브랜드숍은 위기를 맞게 된다. 이제는 화장품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패션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어 브랜드숍은 자신들을 지킬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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