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서랍을 열어봅니다.
여러 밤, 브런치를 보면서 많이 행복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며 깊이 공감했고, 감추어 두었다 힘겹게 꺼낸 이야기들을 마주하고는 함께 마음 한 켠이 아파왔습니다. 읽고 공감하는 그 순간들이 저의 텅 비어 있던 시간들을 새롭게 채웠습니다.
오래도록 그저 여러 글들을 읽다, 얼마 전 우연히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작가님의 글을 구독하려다가 그만... 만들기만 하고 딱히 한 일이 없이도 저 혼자 한껏 뿌듯했습니다.
그 우연한 움직임의 결과로, 꿈에 그려보던 '작가'가 되었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기에, 이유있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많이도 망설였습니다.
막상 글을 쓴다면 무엇을 써야 할지, 대단한 글솜씨도 아닌데 과연 글다운 글을 내가 쓸 수나 있을지, 쓴다고 다 글이 아닐텐데... 이런 저런 생각들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괜한 일을 했나? 싶기도...
하지만 '단순하게 생각하고 가자, 그러나 가볍지는 않게 하자!' 마음 먹었습니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소중한 저의 일과, 소소한 일상에 대해 가감없이 써 보려 합니다.
그래서 오늘, 마침내 닫혀있던 제 브런치의 '서랍'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오랜 '꿈'도 함께 열어보려고 합니다.
현실의 벽을 핑계삼아, 스스로를 위한 일은 미루고 또 미루며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이제 그러고 싶지 않아요. 더 이상은 제 '자신'을 세상살이의 모든 우선 순위에서 맨 뒤에 놓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알게 되었으니까요. 오늘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내일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요. 행복은 미루어 둔다고 모아져 두 배로 불어나거나, 저 깊이 서랍 속에 넣어둔다고 숙성되거나, 깊어지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래서 저는 오늘부터, 내일이 아닌 바로 오늘부터 행복해지려고 합니다.
어제의 이 새벽은 마냥 뒤척이는 그저 불면의 밤 그 끝자락이었으나,
오늘의 이 새벽은 행복한 시작입니다.
2020년 2월 어느 새벽. '보그 Lee'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