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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scos Sep 18. 2021

직장생활은 어려워

직장에서 걱정인형이 되는 순간들 by. 독버섯

 어느덧 직장생활 5년 차에 들어섰다.

하지만 일상생활과는 다르게 직장에서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되고, 행동 하나에도 조심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퇴사하면 끝이야~' , '시간 지나면 잊혀 그냥 마이웨이로 가~'라고 말하지만, 나 같은 걱정인형은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생각과 걱정을 반복하게 된다. 사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회사 걱정인형에서 벗어나고픈 나의 마음을 담아, 내가 회사에서 민망+걱정될 때의 순간을 적어보고자 한다.








1. 첫 입사 or 첫 이직하고 적응하기 전 모든 순간

 말해서 무엇하리... 적응하기 전에는 화장실 갈 때도 조심하고, 말 한마디에도 조심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제일 민망한 순간은 팀 또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할 때 내가 말하면 조용해지는 순간인 것 같다. 적응하고 친해지면 하하 웃으면서 넘길 텐데, 어색한 시점에서 나의 한마디로 대화가 뚝 끊겨버리면 그렇게 민망할 수가 없다. 또 집 가는 길 내내 생각에 생각을 하게 된다. '왜 그랬지 왜 그 말을 했지..!' 라며... 그렇다고 초반에 너무 말을 안 하면 또 조용한 이미지로 찍혀버리니 이 또한 조심해야 한다. (참 사회생활은 어렵다.)



2. 수신 or 참조인에 임원 이상급이 포함되어 있는 메일을 보낼 때

 이건 시간이 지나도 항상 걱정되는 부분인 것 같다. 메일을 꼼꼼히 보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재수 없게 내 메일을 읽다가 내용이 틀렸거나, 맞춤법이 틀린 것을 들킨다면... 생각만 해도 민망하다. 그래서 그런지 내용을 다 적어도 몇 번이나 검토하고 수정하다가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된 적이 있다. 실제로 독버섯의 회사에는 서울대 국어국문과 출신의 임원분이 계신데, 지난번 이메일을 잘못 보냈다가 맞춤법 지적을 당한 경험이 있다.. 굉장히 민망했다... 그 이후로 중요한 이메일은 맞춤법 검사기를 돌린 뒤 보내는 습관이 생겼다...



3. 회의 or 발표에서 절었을 때

 최고로 민망하고 퇴사 전까지 후유증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독버섯은 회사의 평판을 걱정하는 성격이라 퇴사할 때까지 회의나 발표에서 절은 경험 잊지 못한다. (그래도 퇴사하고 나면 깔끔하게 잊어버리는 편이라 다행이긴 하지만) 지금의 회사에서 절은 건 아니지만 몇몇 팀장님들을 앞에 두고 발표를 한 적이 있는데, 떨리는 목소리가 나온 적이 있어서 아직도 생각하면 너무 민망하다. 그리고 발표할 때 오히려 목소리가 커지는 성격이라 염소+큰 목소리는 정말 발 표자 자신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다ㅠㅠ 다른 사람들이 염소 목소리가 나올 때는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는데 내가 저렇게 되는 건 정말 너무나도 싫다.(가끔 발표할 때 염소 목소리가 나오는 건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4. 직장상사가 묻는 말(업무 관련)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을 때

 업무와 관련된 내용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것은 그렇게 민망한 상황은 아니지만, '얘가 업무를 제대로 파악을 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사실 나는 업무를 제대로 안 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러한 경험이 몇 번 있는데, 그 경험으로 깨달은 것은 괜히 다른 말로 변명하지 말고 '죄송합니다.. 그 부분까지는 제가 확인을 못했습니다..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하거나, 해당 업무와 관련된 내용을 마침 pc에 띄워놨다면 '앗 잠시만여' 하고 바로 대답을 하는 것이 가장 베스트인 것 같다. 괜히 어버버 하다가 '얘 뭐야, 업무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변명만 하네?'라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빠른 인정과 잘못을 고치려는 노력 같다.



5. 서면 보고 후 갑자기 나를 부를 때

 이건 이메일을 보낼 때와 결이 비슷하다. 어쨌건 내용과 맞춤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고'라는 측면에서 이메일보다 더 엄격한(?) 성격을 가진다. 보고 상사가 안 읽고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면 보고에는 더더욱 많은 시간을 쏟게 되고, 보고한 후에도 한동안은 내 보고서를 계속 읽으며 책잡힐 건 없는지, 물어볼 건 없는지 계속 확인을 한다. 보고 후에 나를 부른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글로는 적을 수 없는 그동안의 히스토리 라던가 부연설명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서 보고 전과 보고 후에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하지만 보고 후 상사가 질문을 했는데 잘 모르겠다? 그럼 4번 항목처럼 대답을 하면 된다. 물론 대답을 못하는 일이 없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모르면 어쩔 수 없지 뭐... 이래 놓고 집 가는 길 내내 그걸 왜 몰랐지 라며 자책하는 독버섯이다...





위에 5개는 회사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라,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연스럽게 잊히긴 한다. 하지만 그 순간엔 걱정인형이 돼버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사회생활은 너무 어렵다...



코스코스는 매주 금요일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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