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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Aug 13. 2023

휴직 추천! 쉬는게 맞나요?

또라이 팀장 하나 때문에, 이게 뭔 짓이야... 

퇴근길 버스에서 창 밖에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봅니다. 그리고, 라디오에서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이 흘러나옵니다. 바이올린 선율이 매우... 빠르게 움직입니다. 사실 이번주에 주요하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안납니다.


지난주 금요일 또 급해게 처리해야 하는 사업 제안서 업무가 들어왔습니다. 협업팀 PM님은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웃으며 '뭐 또 어찌 어찌 되겠지요!'라고 말했습니다. 일이야 뭐 어찌 어찌 됩니다. 우리가 어려운 것은 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화요일에 마감되어 전달되어야 하는 업무의 90%와, 월요일에 마무리되어 전달되어야 하는 업무의 30%를 완료했습니다. 일요일 주말 내 6시간 정도 일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몸과 마음은 하결 가볍습니다. 또 월요일에 출근하여 마음 조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회사 회고 - 월요일> 

협업팀에 화요일에 전달 되어야 하는 디자인 시안에 대한 팀장의 컴펌을 받고, 사업제안서에 필요한 디자인 시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점심 시간 전에 2개 작업을 완료 했고, 점심 이후 나머지 1개를 추가 제작한 다음, ... 협업팀에 전달하고, 추가 요청에 대한 작업을 진행하면 되겠거니...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 팀장이 또 제 상황을 파악하지 않고 업무를 밀어 넣었습니다. (와 진짜 쌍년, 내가 지금 무슨일 하고 있는지? 구지 너한테 보고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긴해! 쫑내자는 거야 병신아!), 아무말 하지 않고, 해당 업무를 해줬습니다. 그리곤 불 같이 달려들어, 사업제안서 장표에 들어갈 시안을 왜 안 보여 주냐고 또 날뛰더군요! (야, ... 안보여 주는게 아니고, 아직 완료가 안 된거다!) 날다쥐 처럼 뛰던 팀장은 5시 즈음 오늘저녁 6시경에 팀장 회식이 있다며, 팀 단톡방에 글을 남기고, 6시즈음 사무실에서 사라졌습니다.


6시가 되기전, 저는 사업제안서에 들어갈 시안 3개를 완성하여, 팀장의 카톡으로 보낸 후, 시안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본인이 팀장 회식이라서 어렵고, 파견 직원 중 저보다 연차가 높은 00에게 물어보고 진행하라고 하더군요. 이해 안 가는 것 하나가 있는데, 


왜? 남의집 식구 파견직원을 중간관리자로 쓰니?
이거... 좀 문제 있다고 느끼는 거 나뿐인건가...? 팀장님 지금 노동계약 위반하시고 계신 거에요! 계약서에 적힌 업무만 파견 직원한테 시키세요!

 하! 시간 없다고... 협업팀에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었던 터라, 협업팀 팀장에게 부탁하여,'저기... 저희 팀장님과 논의 부탁드려요. 시안에 대해 좀 지나치게 예민하신 편이라...지금 시안 그대로 사업제안서 장표에 쓰시려면, ... 두 분이 논의하세요. 


협업팀 팀장님은 사무실에서 저의 팀장을 찾았지만, 팀장 회식을 떠난, 그녀는 이미 자리에 없었고, 협업팀 팀장은 현재 시안으로도 충분하며, 시간도 없으니, 악어에게 전달받은 시안을 그대로 쓰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팀장 회식에 참석 중인 저의 팀장의 답변은... 1시간 정도 수정해야 하며, ... 어쩌고 저쩌고, 악어가 지금 만든 시안은 사용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야, 그냥... 제안서에 들어가는 시안이야... 다른팀이랑 협업 좀 해! 지겹다. 지겨워.

다 포기하고, 전 밥이나 먹으로 가자! 하는 마음으로 회사를 떠났습니다. 회사에서 나와 3분 정도 걸었을까요? 팀장의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어디에요?' 제안서에 들어갈 디자인 시안 오늘까지잖아요! 저한테 전달 주신 시안 선임급 파견직원 00님께 보여주고, 수정하세요!!


야, ... 오늘까지인거 나도 알아, 일하는 척 티내지마!
하.... 내가 언젠가 너의 머리털을 다 뽑으리.

저는 밥도 먹지 못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니년은 꼭 사람이 밥먹으려고 하면, 대응하라고 지랄 하더라!' 사무실에 돌아가 선임급 파견직원을 불러 세웠습니다. 그랬더니 제 노트북 앞에 앉아 시안을 고치더군요. ... 하다가, 답답했던지, ... 본인한테 작업원본 파일을 보내라고 했습니다. "아 님아, 우리 브랜딩 하는거 아니야, 마케팅 .... 전환을 높일 수 있는 혹하는 광고 소재 만드는 거라고!!!!" 전 알겠다고 하고, 작업 원본 파일을 파견 직원에게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협업팀 팀장님이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억어, 오늘... 야근 할 것 같은데, 밥 먹으로 가요!' 잠시 고민했습니다. 밥을 먹지 않고, 저 파견직원 옆에서... 시안들이 고쳐질 때까지 기다릴지? 아니면, ... 아니면, 그냥 다 썡까고 다른팀 팀장님과 팀원분과 밥을 먹을지?에 대해서. 저는 딱 10초 고민하고, 선임급 파견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른팀 팀장 그리고 팀원분과

저녁식사를 하기위해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파견직원이 밥을 쳐 먹던지? 말던지?
내 알바아니고, ... 남의 집 식구따위 이제 안 챙긴다.

저녁 9시가 살짝 넘은 시간, 사무실로 돌아오니... 선임급 파견직원이 이제야, 저의 디자인 수정 수정을 시작한 것으로 보였고, ... 추가 시안을 3개나 제작했더군요. '야, 님아... 하....1시간 수정하랬지!! 시안을 만들고 있으면 어떻하니? 그리고, 협업팀이 기획한 의도와 컨셉은 왜 반영안하고, 또 이쁜 찌라시... 만들었구나! 미치겠다. 진짜."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조막한 목소리로, 시안이 6개가 되버렸네!! 하는 말만 남기고,  자리로 돌아가 추가로 요청된 랜딩 페이지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10시쯤 파견직원은 퇴근이라는 것을 하셨고, 협업팀 팀장, 팀원, 저 이렇게 셋이서 제안서 작업을 쿵짝 거리며 했습니다.  다 완료하고, 더 이상 수정 요청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어 시계를 보니 00시 48분이었습니다. 이 놈의 회사! 


<화요일 - 회사 회고>

아침에 출근하여, 어제 진행한 야근에 대한 상신을 팀장에게 올렸습니다. 보통 팀장들은 팀원이 야근이라는 것을 하면, 수고했다고 말하는 것이 정상인데요. 저의 팀장에게 7개월이 넘도록 그런 말 한 번도 들어보지 않았습니다. 팀장님 지금, 시위하시는 건가요?  



(팀장과 나의 메신저 대화 - 1:1 채팅)

악어 : 팀장님, 안녕하세요! 어제, 야근한 것에 대한 상신 올렸습니다. 합의해주세요. 협업팀 00팀장, 팀원, 저 셋이서 야근했으니, 확인 필요하시면 00팀 팀장이나 00팀원분꼐 여쭤보시면 됩니다. 


팀장 : 읽십


이젠 읽십이냐


<수요일 - 회사 회고>

내일(목요일)에 서울 경기권이 태풍의 영향권에 든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를 권고 했고, 팀장 또한 재택근무를 하라고 했습니다. 


(팀장과 나의 메신저 대화 - 팀채팅방)

악어 : 재택근무 필수 인가요? 


팀장 : 권고사항입니다. 안전을 위해서 회사 차원에서 배려하는 걸로 인지하면 됩니다. 


악어 : 네! 알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말씀 드렸는데요. 저는 사내 상담이 있어서, 출근하겠습니다. 


팀장 : 읽십


태풍 따위가 중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개인적인 이야기를 팀채팅방에서 이야기 한 것은 제가 좀, 잘 못한 것이 맞지만, 이젠 진짜 못 참겠습니다. 안 참습니다. 팀장과 팀원이 조금만 말을 걸어도 이젠 화가 납니다. 저의 권리, 나와 관계된 것들의 선을 조금만 넘어도 참지 못하겠습니다. 왜 참아야하죠? 아마, 기가찰 겁니다. 팀장 입장에서는, 하지만, 저도 기가찹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이 생지옥이. 


<목요일 - 회사 회고> 

 출근하여 업무를 시작합니다. 태풍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날이라, 사무실이 조용합니다. 임원님과 몇 명의 그룹장만 출근한 조용한 사무실이었습니다. 아침에 임원님과 눈이 마추쳤습니다. 머리에 뿔이 보입니다... (하, 팀장아 또 모슨 말을 짓거린거냐)(임원님의 표정이 격앙되어 있습니다.) 사내 메신저 1통이 도착했습니다. 이번주 월요일 타팀 협업 팀장님과 팀원 1분, 그리고 제가 복작거리고 만들어 넣은 사업제안서가 통과 됐다고 합니다. 아 정말로. 참으로 다행입니다. 


(협업팀 팀장님과 대화 - 1:1 채팅방)

협업팀 팀장님 : 악어, 사업제안서 통과 됐어요! 다 악어씨 덕분입니다. 


악어 : 정말 다행이에요! 통과됐다니, 에고... 모드 팀장님과 팀원분들이 애쓰셔서 그렇죠!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협업팀 팀장님 : 조만간 마라탕 먹어요! 


악어 : 마라는 언제나 좋아요! 


(협업팀 팀장님과 대화 - 팀 단톡방)

팀장 : 악어와, 선임급 파견직원이 쓴 사업 제안서가 통과 됐다고 합니다. 수고하셨어요. 


악어 : (속마음, 별 지랄도, 지는 팀장 회식있다고 퇴근하고, 뒤 늦게 선임급 팀장 붙여서 밥 숟가락 올린 주제에, 나는 그 사업제안서 그 일, 지난주 일요일 부터 하고 있었다. 썅년. 파견직원 좀 제외시키지? 내년에 정규직으로 채용할 껀가? 보네....)


1시 30분 경, 임원님이 방에서 살짝 나와 제게... 2시 30분 즈음 티타임 어떠냐고 여쭤보셨습니다. 저는 올 것이 왔나? 하는 생각이 퍼득 들었구요. 사실 제가 요 며칠간 팀원과 팀장에게 강력 펀치를 날린다고 개진상을 조금 떨었거든요! 그 것의 여파가 드디어... 왔나봅니다! 허허, 가소로운 것들 ~ 


(임원님과 나의 대화 - 임원님 방에서)

임원 : 악어, 요즘 회사 업무 어때요? 


악어 :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솔직하게 말씀 드릴께요. 다른 팀 팀원분들이나, 광고주가 수정하라고 하면 화가 안나는데요. 저의 팀 팀원이랑, 팀장이 수정하라고 하면 너무 화가나요. 수정도 잘 안 되고, 그냥 수정하면 되는 문제인데, 자꾸만 다른 말을 하게되요! ... 저도 제 행동에 대해서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구요. 그런데, 너무 화가나서... 다음주에 정신과 진료가 있는데, ... 분노를 잠재우는 약을 처방 받아야 할지? 고민 중이에요. .... 


그리고, 업무가 다량으로 몰렸을 때, 조금만 늦으면 다 지연되고, ... 난리가 나는 상황이 있었어요. 전 실시간으로 팀장에게 수정 사항을 카톡 메신저로 받고 있었고, 몰려 오는 업무와 팀장의 수정 사항 전부 소화하기도 너무 벅찬대... 파견직원이 또 수정하라고 지시하고, ... 수정 지시와 컴펌 라인이 2개가 넘어가니... 정말 미치겠어서, 파견직원분에게 "지금 내가 이거 하고 있잖아요!"하고 격앙되게 말한 적이 있어요. 다 완료해서 메일을 보내면, 그 메일 또 열어선, ... 팀원이 또 지적을 하기도 해서, ... 누구든 좀 저지시키고 싶어서, 거칠게 표현한 적이 몇 번 있어요. 팀원들은 도와주려고 한 것이 맞긴 한데, 제 입장에서는... 지옥 같았어요. 한 명도 아니고, 여럿이... 


임원님 : 악어... 스트레스 많이 받았구나. 지금 다 보니까, 다 상대적이에요. ... 악어, 원래 상처는 상대적인데, ... 저도 그럴 때는 지쳐 잠들정도로 운동을 하거든요. 그 사람과 그 상황에 대한 생각을 다 끓어 내려고요. 

하, 악어야. 그럼 한 2~3개월 쉬는게 어떨까요? 연차도 다 쓰고요. 본인도 인지할 정도라면... 조절이 정말 안 된다는 건데요. ... 저는 잘 하고 있는 줄 알았지요! 지금 팀에 정서적 지지대가 없는 건가요? 


악어 : 생각하기도 싫지만, 지난 달 회식 자리에 저의 팀 팀장님이 반차셨고, 참석하지 않으셨어요. 그래서 저는 정규직직원이랑 파견직원이랑 ... 팀원들끼리 같는데,,, 전 그날 중앙에 앉아서.. 팀원들에게 한 소리씩 들어야 했어요. 요즘은 남의 외모에 대해서 말하면 안 된다. 아이가 있는 분들에게 아이에 대해서 말하면 안 된다. 그런건 조심 스럽게 말해야하고, ... 등 등 저의 행동에 대해 팀원들이 한 마디씩 해주시기도 했어요. 사업제안서 업무를 같이한 00팀과 밥을 먹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고, 따뜻해서... 뭐랄까? 너무 놀랐어요. 


임원님 : 하, 아니... 외모에 대해서 말 할 수 있는 거죠. 기가차네요. 악어, 그래도 공평해야죠! 악어가 다른팀 팀장과 팀원에게 상냥하고, 정작 팀장과 팀원에게는 상냥하지 않은 건, ... 반대로 팀장과 팀원에게는 상처에요! 조금 쉬고 머리도 비우고 보다 단단해 지셔야 해요! 


악어 : 임원님, 맞아요. 저도... 제 행동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 잘 알아요. 이런말 하긴 좀 모하지만, ... 전 구내식당 여사님들이 더 따뜻해요. 


임원님 : 더 이상 악어를 그 팀에 두면 안 될 것 같아요. 악어를 위해서요. 주말에 생각해 보도록 해요. 2~3개월 정도 쉬는 것에 대해서요. 쉬는 것도 정말 중요해요! 시간이 더 필요하면 내년에 와도 되구요!  


악어 : 생각해 볼께요. 


더 빨리, 더 강력하게 팀 이동을 말했어야 할까요? 이 사태가 도래하기 전에요. 너무 참고 참고 참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저는 이틀 내내 잠만 잤습니다. 너무 졸리네요! 왜 인지는 모르겠어요. 지난 주 있었던 일들이 기가차고, 비슷한 레파토리의 일들이 벌어지고, 함꼐 일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시궁창 수준이고, 팀장은 조금만 단서를 주면 이때 다, 싶어서 달려들고, 임원에게 꼰지르고, 일 못하겠다고 대자로 누워서는, 재택근무 하고, 신입공채는 소속감이 중요하다며, 공공연히 말하고, 본인은 일주일 휴가를 쓰고, 재택근무도 규칙적으로 주 2일을 합니다. 이런 수준의 팀장이 처음이라 참. 내 입장에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님아가, 승리했어요! 


혼자 다 헤쳐먹으세요.
팀장. 그녀 이제 사요나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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