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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엉 Aug 20. 2023

휴직을 결심하다.

소리 없는 눈물은 강이 되나 봐

안녕하세요. 구독자님들. 

악어입니다.


모두 한 주 무탈하게 지내셨나요? 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을 기억하기엔, 세상이 너무 살벌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회사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있었던 일> 

1. 팀을 돌보지 않는 팀장의 개진상

2. 사내 상담과 정신과 진료

3. 강펀치 맞은 파견직원

4. 휴직계 관련 면담


사실, 약 2주 전.... 저의 회사 다른 사업부 팀장님 한 분이 밤새 주무시다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돌아가시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비통한 소식에 사내상담 프로그램은 더 강화되고 있고, 각 사업부의 팀장님과 임원님께서는 간헐적인 비상사태에 들어가셨습니다. '사내상담'과 '정신과'진료를 병행하고 있는 저는 더욱...? 관심받는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시작할게요! 이번주 회사회고입니다. 



1. 팀장은 나르시시스트 일까? 소시오패스 일까?

전 요즘, 부쩍.... 머저리 같은 팀장이 나르시시스트일까? 아니면, 소시오패스일까? 둘 중에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해결하고 싶은 욕구를 자주 느낍니다.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영역을 계속 수정하라고 지시하고,... 재택근무를 밥 먹 뜻이 하는! (팀장아, 난 이 회사에서 너처럼 꾸준하게 재택근무하는 사람은 처음이라... 너무 놀랍다.) 

이번주 목요일은 저에게 소리 지른 팀원은 휴가이고, 신입공채와 팀장은 재택근무여서,... 저희 팀 자리는 텅 텅 비어있었답니다. 네에, 물론 파견직원들을 출근했고요! 저는, 팀원들과 겸상도 안 하고, 함께 앉지도 않기 때문에... 건너다리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었고요! 텅 빈, 저의팀 자리를 보고 임원님은 깊은 한숨을 쉬고 방으로 들어가셨고,... 다른 팀 팀장님들은 팀원들 챙기기에 바쁘셨습니다. 하긴 뭐, 팀장은 본인의 7세 아들의 몸에 긁힌 자국이 있어도 늦게 알아차리고, 남편이 머리스타일을 바꿔도,... 잘 모른다고 했던 것으로 보아... 소시일 수도 있고, 어떨 때는 또... 나르일 수도 있겠는 걸까? 요?? 본인 가족에게도 좀? 무심한 너인데, 어떻게 팀을 돌보겠니! (오케이, 이해했어... 개념적으로만...)


팀장, 난 네가,... 나르인지? 소시인지? 진짜 알고 싶다!



2. 사내상담과 정신과진료

'인간이 인지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없는, 목적지 없는 무의미한' 팀장의 디자인 수정 지시가 다량으로 쏟아졌습니다. 숨도 안 셔지더군요. 수도꼭지 열린 것처럼 눈물을 계속 흘렸답니다. 1개 수정할 때, 30~1시간이 소요되었고, 급기야... 저녁 9시 30분이 되어서야 그날 마무리되는 업무들을 얼추 완료 지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 9시 30분부터 저녁 9시 30분까지... 티슈로 눈물을 닦으면서 업무를 했고, 9시 30분 퇴근 버튼을 누르고 회사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저는 대성통곡을 했습니다. 간신히 택시를 잡아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눈물은 계속 흘렀습니다. 


소리 없이 흐르는 눈물은 강이 될까요?


회사에서 창 밖을 보면서, 현재 저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강박과 불안이 우울이 되고 있음을... 점 점 더 병들어 가고 있음을? 이번주 사내상담과 정신과진료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저의 예상과 동일하게 항우울제 용량은 증가했고, 불안보다는 우울이 늘어났으며, 맨 처음에 진단받은 것보다... 점수가 올라갔음을.... 정신과 약의 개수가 늘어났습니다. 사내 상담 선생님 또한 3개월 쉬고 팀 이동을 하는 것은 어떠냐고? 하시더군요! 




3. 강펀치 맞은 파견직원

금요일 파견직원이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최소 20~30분 일찍 나오시는 분이... 별일이네.. " 했습니다. 10시 30분 즈음 파견직원의 자리를 다시 보니,... 출근하셨더군요! (흠) 점심시간이 되어, 다시 파견직원의 자리를 훑어보니 엎드려서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 일 잘하고, 성실하신 분인데,... (아, 괜한 오지랖 빼고는 나름 이분 괜찮으세요...) 무슨 일이 있으시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색이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뭥. 누구한테 강펀치 맞은 거 같은데,... 조심했어야죵! 뭥. 짐작 건데, 현재 문제의 원인을 전능하신 팀장께서 파견직원에게로 돌리신 모양인 것 같아요! 그래요. 당신 대각선에 앉아 있는 팀장! 수 틀어지면... 그 화살 다른 사람한테 날리는 좀... 조심하거나 피해야 할 그런 사람이에요!


그리고, 남의 집 일에... 그렇게 관여하는 거 아니에요!
조용히 일만 하셨어야... 정규직 직원 업무에 훈수나 두고, 왕따나 시키고 말이죠.


4. 휴직계 관련 면담

저는 현재 임원님꼐 2~3개월 휴직을 권유받고 있습니다. 임원님께서 보시기에도 제 상태가 꽤 위중해 보이기에 하시는 말씀이시겠지요! 하지만, 2~3개월 휴직을 하려니... 참 깝깝합니다. 매달 지불해야 하는 전월세와... 생활비는 어찌 감당하나요? 하... 또 모아놓은 돈을 써야 합니까? 리얼리? 


하지만, 이제. 한계입니다.

<임원님과 악어의 대화>

악어 : 임원님, 지난주에 말씀하신 휴직이요?... 저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사실, 2~3주 전부터 잠을 못 자서 수면제를 먹기 시작했고,... 이번주는 밥도 아예 먹지를 못하고 있어요. 팀장의 수정 지시가 있을 때마다, 너무 화가 나는데... 화를 내면 안 되니까! 수정을 하긴 하는데... 숨이 잘 안 셔지고, 눈물만 흘러요. 분노가 밖으로 흐르다가 안 쪽으로 흐르기 시작하면, 그 분노가 너무 커서 들고 있지 못하게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요. 


임원 : 아구... 악어... 휴직 잘 생각했어요. 회사 차원에서 케어가 필요하다고 인사팀에게 말해 둘 거고요. 저도 가끔 수면제를 먹는데,... 수면제를 먹고 잠들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하는데? 악어도 그런가요? 전 그렇더라고요.


악어 : 아뇨,...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3시간만 작용하는 거라고 하셨어요... 또 깊게 자지 못해요. 억지로 자게 하는 거라서 그런 것 같아요. 3시간 간격으로 깨거나, 5시간~6시간 밖에 자지 못하는 것 같아요. 


임원 : 개운하게 자지 못하는군요.


악어 : 그리고,... 업무를 처리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계속 야근하게 되고,... 속도가 안 나요.... 머리가 저며지는 것 같고요.


임원 : 아구.... 괜찮아요. 악어는 아직 어리니까.... 이번 기회에 한 번 쉬고 그래도 괜찮아요! 아직 일할 날이 더 많으니까요! 건강 관리 잘해야 해요!


악어 :  그러면,... 인사팀에게 제가 말하면 되나요? 아니면... 


임원 : 아뇨 아뇨. 인사팀에게는 제가 말해 둘 꺼고, 팀장님께 휴직계 의사 말씀 하시면, 제가 또 팀장님과 논의할게요! 그 이후에 인사팀에서 악어에게 연락이 갈 거예요! 아마도요!


악어 : 임원님, 그리고,... 저 복직했을 때... 팀 이동 꼭 하고 싶어요! 


임원 : 그 부분은, 휴직 중간에 회사에 출근하셔야 할 수 도 있어요. 복직 전에, 팀 이동에 대해 논의해 봅시다. 그게 악어에게도 좋아요. 무튼, 휴직하는 것 잘 생각하신 거예요. 악어.. 다시 말씀 드리지만, 전 악어의 스트레스를 최소로 줄여야 해요. 그게 제 역할이구요... 


쉬는 것에 대해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악어만 생각해요.



막상, 쉰다고 생각하니 .... 당장의 생계가 걱정되긴 하지만. 2개월 동안 고생했던, ... 변비증세가 완화되고 있습니다. 아... 그 지옥같은 환경에서 잠시 벗어난다니... 


너무 신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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