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 교체 시 글로벌 질서와 한국의 영향은? 철저히 준비해야
[표지사진: 필자가 감마로 생성한 이미지]
최근 중국 내부에서 들려오는 심상치 않은 기류는 시진핑 주석의 '용상(龍床)'이 더 이상 견고하지 않다는 강력한 신호들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도 '시진핑 실각설'은 간헐적으로 제기되었으나, 최근에는 그 주장의 주체와 내용의 구체성 측면에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의 공개적 언급과 대만 자유시보, 뉴시스 등의 집중적인 보도는 단순한 소문 차원을 넘어선, '권력 투쟁'이라는 엄중한 상황을 시사한다. 물론 중국 정치의 불투명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분석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만, 여러 징후들이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실각의 징후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감지되며, 이번이야말로 기존의 추측과 다른 구체적 근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군부 내 핵심 인물들의 갑작스러운 변동과 장유샤 세력의 부상이다. 시진핑의 오랜 군부 내 조력자이자 군권 장악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던 쉬치량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2025년 6월 2일 베이징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사한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그의 사망과 동시에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공안부와 국가안전부 등 정치·사법 체계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리상푸 국방부장을 비롯한 고위 군 간부들의 연이은 숙청과 함께, 이는 시진핑의 군부 통제력에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다. 권위주의 체제 전환 이론에 따르면, 군부의 지지 기반 약화는 독재자 실각의 가장 명확한 전조라 할 수 있다.
둘째, 중국 경제의 구조적 침체가 시진핑 체제의 정당성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 20% 돌파, 부동산 기업들의 연쇄 디폴트, 그리고 2023년 3분기 1998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순 유출을 기록하는 등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FDI ( 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는 118억 달러를 기록하여 전년동기대비 190%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중국 공산당의 정당성이 '경제 발전'이라는 성과 기반 정통성에 의존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경제적 실패는 시진핑 리더십의 치명적 약점이 되고 있다.
셋째, 시진핑의 공개 활동 패턴 변화와 권위 약화 징후들이다. 2024년 하반기 이후 주요 공식 석상에서의 어색한 표정 관리, 과거와 달리 장유샤 등 다른 인물들이 더 부각되는 언론 보도 패턴, 그리고 시진핑 자신이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뒤로 물러나는 듯한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2025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에서 장유샤가 퇴장하는 시진핑에게 대놓고 등을 돌린 장면이 포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시진핑 이후의 권력 승계는 장유샤 외에도 다른 시나리오들이 존재한다. 리창 총리를 중심으로 한 경제 실무진의 집단 지도체제, 왕이 외교부장 등 외교 라인의 부상 가능성, 혹은 후진타오, 원자바오 등 정계 원로들의 중재하에 이루어지는 집단 합의 체제 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군부 내 영향력과 반시진핑 정서를 고려할 때, 장유샤가 가장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공개된 자료를 다중으로 검증하여 확인해 본 장유샤(張又俠)의 정확한 프로필과 특징을 살펴보자. 장유샤는 1950년 7월 17일생으로 현재 74세다. 산시성 웨이난시 출신이지만 베이징에서 태어났으며, 실제 중월전쟁(1979) 참전 경험이 있는 야전군 출신이다. 1979년 윈난성 제14집단군 중대장 신분으로 중월전쟁에 참전해 최일선에서 지휘했으며, 1984년에는 베트남과 싸운 라오산 전투에도 참전했다.
시진핑과 달리 '프린스링(太子黨)' 출신이지만 순수 군인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군사 전략과 작전 수행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그는 시진핑의 군 개혁으로 약화된 군의 현장 전투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군무에 간섭하는 자를 엄중히 조사하고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자를 제거해야 한다'라고 주장해 왔다.
장유사의 행적으로 미루어 변화를 예측해 본다. 먼저 대내 정책은 실용주의 회귀와 제한적 개방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유샤 시대에는 시진핑의 과도한 이념적 통치에서 벗어나 등소평 시대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 쥐만 잡으면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좋은 고양이라는 실용주의 철학)' 정신으로의 회귀가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민영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 그리고 기술 자립과 글로벌 협력 간의 균형 추구 등이 나타날 것이다. 또한 시진핑의 1인 독재 체제가 당의 불안정성을 키웠다는 인식하에, 과거 장쩌민-후진타오 시대와 같은 집단 지도체제로의 부분적 복귀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 대외 정책은 군사적 실용성과 강온 양면 전략이 전망된다. 장유샤의 군부 배경을 고려할 때, 군사력 강화는 지속되지만 그 활용 방식은 시진핑 시대와 달라질 것이다. 시진핑의 '늑대전사 외교(戰狼外交, 공격적이고 대결적인 중국의 외교 스타일)'에서 벗어나 보다 계산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대만 문제에서도 무조건적인 무력 통일보다는 군사적 역량과 국제 정세를 종합 고려한 전략적 접근을 의미한다.
장유샤 시대의 도래는 단순한 중국 내부 변화를 넘어 글로벌 질서의 근본적 재편을 촉발할 것이다. 우선 미중 관계의 새로운 경쟁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면적으로는 '늑대전사 외교'의 완화로 미중 간 긴장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본질적인 패권 경쟁은 오히려 더 치밀하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술 패권 경쟁에서는 중국이 보다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을 취할 것이며, 반도체, AI, 바이오기술 등 핵심 분야에서의 자립도 제고와 선택적 국제 협력을 병행할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한 집단 지도체제를 선호할 수도 있지만, 중국의 군사력 현대화와 실용적 팽창주의는 여전히 경계 대상이 될 것이다.
그리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새로운 국면이 전망된다. 장유샤 체제는 무조건적인 '탈동조화(디커플링)'보다는 '위험 감소(디리스킹)' 차원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재편입을 시도할 것이다. 이는 서방 기업들의 중국 투자 재개와 부분적인 공급망 복귀를 의미할 수 있으나, 이미 시작된 구조적 변화를 완전히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다. 오히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한 남반구 국가들과의 대안적 공급망 구축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권력 변화는 한반도 정세에 즉각적이고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유샤가 '군사적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하되 그 방식을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핵 개발이 지역 안정을 해치고 중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수도 있다. 반면 미중 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을 완충 지대로 유지하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도 있다. 핵심은 장유샤가 한반도 비핵화를 중국의 국익에 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느냐의 여부다.
이에 따라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일부 긍정적 변화가 예상된다. 만약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한다면, 이는 남북 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 특히 경제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장유샤 체제는 한반도 안정화를 통한 동북아 경제 협력 활성화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재명 정부의 여당인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대중 협력을 중시해 왔기에, 장유샤 체제의 실용주의 노선을 적극 활용하려 할 것이다. 특히 한중 FTA 고도화, 중국 내 한국 기업 투자 환경 개선, 문화·인적 교류 확대 등을 통해 경제적 실익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미동맹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장유샤의 군사적 배경을 고려할 때, 중국의 군사력 증강은 지속될 것이므로 안보 차원에서의 경계는 늦춰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는 한편으로 더욱 복잡한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특히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지속적으로 '편 가르기'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기존의 '안미경중(安美經中)' 기조를 넘어선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핵심은 양자택일이 아닌 상황별 선택적 협력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이재명 정부가 중국의 변화를 기회로 삼아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실험을 시도할 가능성이다. 장유샤 체제가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일부에서는 '중국식 발전 모델'에 대한 환상이 재등장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원리에 대한 근본적 도전이 될 수 있으므로, 체제 수호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격변의 시기를 맞아 한국은 다음과 같은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즉시 추진해야 할 위기관리 방안으로는 먼저 중국 내 교민과 기업 보호를 위한 비상 연락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중국 내 정치적 혼란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영사 서비스 강화, 긴급 대피 계획 수립, 기업 자산 보호 방안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또한 중국 경제 충격이 한국에 미칠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한 금융 안정 대책과 대체 시장 개척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중장기 전략적 대응 방향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첫째, 한미동맹의 진화적 강화가 필요하다. 단순한 군사동맹을 넘어 기술동맹, 경제안보동맹으로 확대하되, 대중국 관계에서 완전한 종속이 아닌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한미일 3자 협력 체계 강화, 쿼드(QUAD) 플러스 참여 검토, 인도태평양 전략에서의 건설적 역할 등을 추진할 수 있다.
둘째, 경제 외교의 다변화와 혁신이다. 중국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이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아세안, 인도, 중남미 등과의 경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과는 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환경, 보건, 문화 등)에서의 협력을 지속하되, 핵심 기술과 안보 관련 분야에서는 명확한 선을 그어야 한다.
셋째, 국민적 합의 기반 구축을 위한 사회적 대화다. 외교 정책의 급변이 국내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초당적 외교안보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중국 변화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유와 국민 교육을 통해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합리적 판단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시진핑 이후 장유샤 시대의 도래 가능성은 단순한 중국 내부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직면한 21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변수 중 하나다. 이 변화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다. 중국의 실용주의 회귀는 한국에게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도전이 될 수도 있다.
핵심은 변화에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적 사고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 네 가지 확고한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첫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의 절대적 수호다. 어떤 유혹이나 압력이 와도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시장경제라는 우리의 기본 체제는 절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는 대한민국의 존립 기반이자 번영의 토대이며,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중국의 어떤 변화도 이 원칙을 흔들 명분이 될 수 없다.
둘째, 한미동맹의 무조건적 공고화다. 한미동맹은 한국 외교안보정책의 기축이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약화되어서는 안 되는 생명선이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나 경제적 실익 추구가 한미동맹 약화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결코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한 국제정세일수록 한미동맹을 더욱 견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전략적 유연성과 실용적 균형 외교다. 확고한 가치와 동맹 기반 위에서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따라 전술적 접근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는 기회주의가 아닌, 명확한 원칙하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실용적 선택이어야 한다. 중국과의 협력도 한미동맹 틀 내에서,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넷째, 국민과 함께하는 투명한 외교다. 외교정책의 모든 중대한 결정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설명되어야 한다. 특히 대중국 정책의 변화나 새로운 외교적 시도는 반드시 국회와 국민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 민주적 정당성 없는 외교는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국가의 장기적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의 거대한 변화 앞에서 한국은 작은 나라가 아니다. 우리는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자, 자유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모범 국가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당당하고 지혜로운 외교를 펼쳐나간다면, 격변의 시대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주며, 지혜로운 선택을 한 민족에게 번영을 안겨준다. 중국 정치의 불투명성을 인정하면서도, 여러 시나리오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원칙에 기반한 유연한 대응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위 글은 필자 명의 칼럼으로 2025년 7월 1일 브레이크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s://www.breaknews.com/1129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