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권분립 훼손과 선택적 정의, 국민 상식이 심판한다"
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연내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내고 있다. 명분은 '국가적 중요 사건의 신속 심리'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5건 재판은 헌법 84조를 근거로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62%의 국민이 찬성하는 통일교 특검에 대해서는 "수용 의사가 전혀 없다"라고 일축한다. 같은 잣대를 자신과 상대에게 달리 적용하는 이중성이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근간을 시험하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공식 명분은 내란·외환죄 등 국가적 중요 사건의 재판 지연 방지다. 12월 법제사법위원회 단독 통과에 이어 본회의 상정을 추진 중이다. 법조계와 야당은 입법부가 사법부의 재판부 구성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헌법이 금지하는 '처분적 법률'—특정 사건이나 특정인에게만 적용되는 법—의 위험성도 제기된다.
대법원은 이러한 논란을 의식해 자체적으로 '국가적 중요 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예규'를 제정하기로 결정했다.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유지하면서 신속 심리가 가능하도록 사법부 내부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굳이 법률로 강제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대법원 예규는 면피용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하지만, 사법부 독립이라는 헌정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5건의 형사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기소되어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 FC 병합 1심, 위증교사 항소심, 법인카드 유용 1심, 대북송금 1심이다.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공직선거법 사건을 포함해, 12개 혐의에 대한 재판이 2025년 6월 대통령 당선 이후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전면 중단되었다.
여론은 분명하다. 에브리리서치가 2025년 11월 실시한 조사에서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는 응답이 50.2%로 "재개 불필요" 42.4%를 앞섰다. 서울·대구·경북에서는 재개 찬성이 우세했다.
민주당은 "헌법 84조에 따른 불소추 특권은 국정 운영의 연속성을 위한 헌법적 장치"라고 반박하지만, 법학계에서도 '이미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핵심은 "새로운 기소 금지"와 "재판 중단"은 별개라는 점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헌법 84조 자체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내란' 프레임은 역설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칼날이다. 국민 절반이 "재판을 재개하라"고 요구하는 상황에서, 야당에게는 신속 심리를, 자신에게는 무기한 면책을 추구하는 이중성은 법치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이 출범했다. 민중기 특검(김건희 특검)은 6개월 가까이 활동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국민의힘 인사들을 집중 수사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정식 소환 없이 경찰에 이첩하는 데 그쳤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른바 '편파수사' 논란이 특검 제도 자체의 신뢰를 흔들었다.
한국갤럽이 12월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통일교 특검 도입 찬성이 62%로 반대 22%를 압도했다. 주목할 것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67%가 찬성했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지지층 60%, 40대에서는 76%가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정파와 세대를 초월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12월 21일 '통일교 특검법' 공동 발의에 합의했다. 대법원과 법원행정처가 각각 1명씩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제삼자 추천' 방식이다. 여야 정치인 모두를 수사 대상으로 삼아 공정성 시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민주당이 주도한 '여당 추천 특검'보다 민주적 정당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 단계에서는 특검을 수용할 의사가 전혀 없다"라며 경찰 특별전담수사팀 수사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행정안전부 장관—여당 소속—의 지휘를 받는 경찰에 맡기겠다는 것이 과연 공정 수사의 취지에 부합하는가. 자신들을 향한 특검은 거부하면서, 야당을 향한 특검은 2차까지 추진하는 태도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정리하면 이렇다. 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는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해 신속 심리를 강제하겠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5건 재판은 헌법을 방패 삼아 무기한 중단시켜 놓았다. 3대 특검을 통해 야당 인사를 압박하면서, 62%의 국민이 요구하는 통일교 특검에는 "수용 불가"를 선언한다. 이것이 내로남불이 아니면 무엇인가.
사법부는 권력의 시녀가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재판부 구성에 정치권이 손을 대기 시작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법치(Rule of Law)'가 아닌 '법을 이용한 지배(Rule by Law)'의 암흑기로 접어들 것이다.
물론 여당 지지층은 이 해석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 절반이 "재판을 재개하라"라고 요구하고, 정파를 막론한 62%가 "통일교 특검을 도입하라"라고 외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대안은 분명하다. 대법원의 자체 예규를 존중하고, 제삼자 추천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는 것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이 "재판하라, 수사하라"라고 요구하는데 집권세력이 이를 거부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다. 역사는 언제나 진실의 편에 섰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 에브리리서치 여론조사 (2025.11.7~8): 이재명 재판 재개 찬성 50.2%, 반대 42.4%
• 한국갤럽 여론조사 (2025.12.16~18): 통일교 특검 찬성 62%, 반대 22%
• 대법원 '국가적 중요 사건 전담재판부 설치 예규' 제정 결정 (서울신문, 2025.12.18)
• 국민의힘·개혁신당 '제3자 추천' 통일교 특검 합의 (미주중앙일보, 2025.12.21)
• 이재명 대통령 형사재판 5건 전면 중단 (법률신문, 2025.7.22)
• 헌법 제11조(평등권), 제84조(대통령 불소추 특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