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적 DNA, 평화 쇼, 중국 레버리지—일방적 양보의 구조적 원인?
심리전 무력화, 비대칭 전력 해체, 간첩 처벌법 폐지 추진… '안보 자해' 7개월의 기록
이념적 DNA, 평화 쇼, 중국 레버리지—일방적 양보의 구조적 원인을 파헤친다
2025년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7개월 여가 흘렀다. 이 기간 동안 새 정부의 대북·안보 정책은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이라는 명분 아래 일관된 방향으로 전개되어 왔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노동신문 일반자료 전환, 드론작전사령부 해체 권고 수용,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발의,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추진에 이르기까지—이 모든 조치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선제적 유화'라는 하나의 축으로 수렴된다.
물론 일각에서는 이를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옹호한다. 접경지역 주민의 소음 피해 해소, 냉전적 사고의 극복, 자주국방의 완성 등 나름의 논거를 내세운다.
그러나 북한은 2025년 하반기에만 10여 차례 미사일을 발사했고, 2026년 1월 이재명 대통령 방중 당일에도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핵·미사일 고도화를 멈추지 않고, '두 국가론'을 공식화하며 대남 적대 노선을 천명한 상황에서 이러한 일방적 양보가 과연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 아니면 안보의 근간을 스스로 허무는 자해 행위인지를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핵심 질문: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이 '평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인가, 아니면 '북한 김정은 정권의 2중대 역할을 자임하는 것'인가? 본 칼럼은 취임 이후 7개월간의 주요 조치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각 조치의 의도와 위험성을 분석하여 독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는 출범 첫날부터 논란이 되었다. 국가안보실장에 '동맹파'로 분류되는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를, 국가정보원장에 '자주파의 상징'인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동시에 기용했기 때문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이례적인 조합'이라고 평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연합전시계획 '계획 5029' 중단, 전작권 환수, 대북방송 중단 등을 주도한 인물로, 2005년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북한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표현을 공동성명에 넣은 장본인이다. 그는 북한 체제를 내부 시각으로 이해한다는 '내재적 접근법'을 주창해 왔으며, 박사 논문에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을 극찬하고 3대 세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친북 학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수 진영은 그를 '북한 대변인'이라고 비판해 왔고, 국정원 전직 간부들은 "한미동맹 균열이 우려된다"며 "실패한 대북유화론자 임명은 시대착오적"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이 '양손잡이 외교'가 실제로는 자주파 주도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12월 16일 외교부가 한미 대북정책 조율 고위급 협의를 추진하자 통일부가 "외교부가 주도하는 대북정책 조율에는 불참하겠다"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서 "남북 간 신뢰가 싹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그 역할은 통일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사실상 자주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위성락 안보실장도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우리 상황을 알고 있다"며 "(외교부와 통일부 중) 어느 것이 한국 정부 입장인지 묻기도 한다"라고 실토했다.
시사저널은 "자주파 세력이 위성락을 다시 쫓아내려 하고 있다. 그들의 대북 관념론을 위 실장이 방해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동맹파를 대표하던 위성락은 문재인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다 외교부 북미국장 자리에서 쫓겨난 바 있다. 20년이 지난 지금 같은 구도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동맹파는 대외적으로 '친미' 이미지를 보여주는 장식품에 불과하고, 실제 대북정책의 주도권은 자주파가 쥐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물론 정부는 '양손잡이 외교'의 전략적 의의를 강조한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중국이 9시, 미국이 3시 방향으로 우리를 잡아당기려 한다면 우리는 1시 내지 1시 반 정도 방향의 정책을 선택해야 한다"며 균형·실리 외교론을 설파한다. 그러나 자주파와 동맹파의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미국과 일본조차 "어느 것이 한국 정부 입장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양손잡이'가 아니라 '갈지자걸음'에 불과하다.
2025년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뜻밖의 발언을 쏟아냈다.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우리가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해 막대한 돈을 투입한 땅의 소유권을 한국으로부터 받아내는 것"이라고 한 것이다.
트럼프가 염두에 둔 것은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해외 미군기지 중 단일 기지로 세계 최대 규모(약 1,467만㎡, 여의도 5배)다. 현재 주한미군 기지는 한국 정부가 소유하되 미 측에 무상 공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이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2조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의 발언은 법적·외교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영토 주권을 명시한 헌법에 위배되며, 주일·주독 미군기지도 소유권을 넘긴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임대(lease)라고 언급하며 사실관계 자체를 혼동했다.
이는 임대료를 받는 주일미군 기지 모델과 헷갈린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위성락 안보실장도 "주한미군 부지는 공여하는 것이지 리스나 지대를 받는 개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발언의 본질은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위한 '협상용 카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1기 때부터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문제 삼아왔고, 2기에서는 방위비 분담금을 100억 달러(약 13조 원)로 10배 인상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한국의 현재 외환보유고가 4,100억 달러인 상황에서 3,500억 달러 대미투자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의 경제적 약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친미'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자주파 노선을 추구한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8일 만인 2025년 6월 11일 오후 2시를 기해 전방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의 전면 중지를 지시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쓰레기풍선 도발에 대응해 2024년 6월 재개한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대통령실은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선제적 양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다. 남한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후에도 북한의 대남 소음방송은 수일간 계속되었다. 북한인권정보센터 송하나 사무총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은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이 여전히 잊히지 않았다는 외부의 메시지를 전하는 중요한 통로였다"며 "이를 중단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고립 전략을 강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BBC 등 해외 언론도 이 조치를 일제히 보도하며 그 의미를 주목했다.
물론 정부 측 논리도 있다. 접경지역 강화군 주민들이 북한의 소음방송으로 수면장애와 노이로제에 시달려왔고, 주민들이 직접 국회 국방위에서 눈물로 호소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이들을 직접 만나 대북방송 중단을 약속했다. 그러나 주민 보호와 심리전 무력화는 별개의 문제다. 소음 대책은 방음시설 지원 등으로 해결할 수 있으나, 심리전 도구를 일방적으로 내려놓는 것은 협상 카드의 자발적 폐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생리대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39% 비싸다"며 이를 민생의 상징처럼 반복 거론하고 있다. 물론 생리대 가격은 여성에게 실질적 부담이 되는 민생 현안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국내 가격 차이를 문제 삼는 동안, 북한에서는 일회용 생리대 값이 쌀 1kg에 맞먹어 일반 여성들이 중국산 휴지를 대용품으로 쓴다.
한국의 39% 가격 차이를 부각하면서, 중국산 휴지를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하는 여성 등 북한 주민 2,500만 명의 비극에는 침묵하는 것이 과연 균형 잡힌 시각인가. 이 정권은 김정은 정권과의 관계 개선에는 열심이면서, 정작 북한 주민의 인권과 삶에는 관심이 없다.
대북 확성기를 끄고 노동신문을 개방하면서도,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는 스스로 닫았다. 이것이 '평화'인가, 아니면 김정은 정권에 대한 일방적 봉사인가.
2026년 1월 20일 국방부 민관군 합동특별자문위원회는 드론작전사령부(드작사) 폐지를 권고했다. 표면적 이유는 '기능 중복과 비효율'이지만, 실질적 배경은 2024년 10월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계엄 시도'에 드작사가 연루되었다는 의혹이다. 정부는 이를 '계엄 청산' 차원의 조치로 포장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안보 조직 개편의 기준은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국가 생존과 전장 환경의 냉혹한 현실이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입증하듯 드론은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군 전차 손실의 60% 이상이 드론 공격에 의한 것이며, 우크라이나는 월 1만 대 이상의 드론을 소모하며 전선을 유지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평양 상공을 뚫을 수 있는 드론 전력이다. 드작사 지휘부의 '일탈'이 있었다면 책임을 엄정히 물어야 하지만, 그 책임 추궁이 미래 전 핵심 전력 체계를 통째로 허무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의 인사는 단순한 '진보 성향'을 넘어 국가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2025년 6월 23일 고용노동부 장관에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 임명된 것이 대표적이다.
김 장관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2004년 평양 5·1 통일대회, 2005년 개성 남북운수노동자대표회의, 2006년 금강산 민주노총 통일기행, 2007년 평양 6·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이듬해인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직후 조문을 명목으로 방북을 신청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통일부는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다"며 불허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이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주적이냐"라고 질문하자 김 후보자는 즉답을 피했고, 민주당이 "색깔론"이라며 반발하면서 청문회장이 파행했다.
김 장관이 위원장 시절 민주노총은 북한 조선직업총동맹이 작성한 연대사를 서울 시가지 한복판에서 낭독하는가 하면, 화물연대 파업 때는 북한 측 지지성명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권의 핵심 지지 세력으로, 대선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고, 정권 출범 후에는 '노란 봉투법' 통과를 요구하며 정부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
문제는 민주노총이 단순한 노동단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2023년 1월 국정원과 경찰이 민주노총 본부를 압수수색해 북한 지령문 90건, 대북 보고문 24건을 확보했다. 민주노총 전 조직쟁의국장 등 4명이 2017년 캄보디아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촉해 조선노동당에 가입하고, 민주노총 내 지하조직 구축을 지령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24년 11월 수원지법은 주범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의 범행은 민주노총 등의 합법적 활동이 혹시 북한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닌지 그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라고 질타했다. 간첩들이 활동하고 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조직 출신을 대한민국 노동정책의 수장으로 앉힌 것이다.
이재명 정부의 인사와 역사관도 논란의 대상이다. 2025년 12월 이 대통령은 제주 4·3 사건 당시 진압 책임자였던 고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등록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령은 1948년 5월 제9연대장으로 부임해 강경 진압 작전을 지휘한 인물로, 4·3 단체들로부터 '양민 학살 책임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면 박 대령 측은 "양민을 구출하려 했다"라고 반박하며, 정부의 4·3 진상조사보고서에도 양측 시각이 모두 담겨 있다.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국가유공자 지정에 개입하고 나선 것 자체의 이례성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보훈마저 정치적 수단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과거사의 정치화이자 역사 판단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마음대로 뒤집어엎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2026년 1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임준열(필명 임헌영) 문학평론가를 국립한국문학관장에 임명했다. 임 관장은 1979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비록 2006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고 2018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반국가단체 사건 연루자를 국가 문화기관 수장에 임명한 것은 국가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종석(남민전 연루 논란 인물) 국정원장, 김영훈(4차례 방북, 김정일 조문 시도) 노동장관, 임헌영(남민전 수형자) 문학관장—이 정권의 인사 라인업은 우연의 일치로 보기 어렵다.
2025년 12월 2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 의원 31명이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을 공동발의했다. 의원들은 "국가보안법은 일제 치안유지법을 계승한 악법이며,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2023년 헌법재판소는 국가보안법 제7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합헌을 선고한 바 있다. 같은 해 민주노총 전 간부가 간첩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충북동지회 사건'은 대한민국 안보 환경이 여전히 위험하다는 명백한 증거다.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진보'를 자처하며 북한을 옹호하는 정당과 단체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이 비호하는 북한에 도대체 '진보'가 어디 있단 말인가. 진보(進步)란 인권 신장, 민주주의 확대, 자유의 확장을 뜻한다. 북한은 이 모든 것의 정반대다.
3대 세습 왕조 독재, 정치범 수용소, 언론·결사·종교의 자유 완전 박탈—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반인도적 범죄'로 규정한 체제다. 봉건적 전체주의를 '진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 자체가 언어에 대한 모독이다.
국회 입법예고시스템에는 이 법안에 대해 8만 9천여 건의 의견이 달렸는데, 대다수가 폐지 반대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국민적 동의는커녕 대체 입법조차 없는 상황에서 폐지 의도 자체가 매우 불순하게 비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대남 공작이 지속되는 현실에서 안보 장치까지 없애려는 시도는 '불순한 목적'이 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11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회복은 한미동맹이 한 단계 더 심화되고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작권 전환 3단계 검증 중 2단계(완전운용능력 검증, FOC)를 2026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 전작권 환수 자체는 '자주국방'이라는 정당한 목표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와 준비 상태다.
현재 우리 군의 감시정찰·지휘통제 능력이 미국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연합훈련 축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으나, 이 대통령 본인은 G20 정상회의 후 기내 간담회에서 "평화 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별로 안 좋아하는 돈 드는 합동군사훈련, 이런 것 안 해도 되지 않겠나"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과거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미군이 철수하면 방어가 안 된다고 하는데... 병신입니까?"라고 했던 발언과 맥이 닿는다. 당시 그는 "미군 간다고 하면 뒷다리 잡고 매달리면서 돈 좀 더 드릴게,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도했다. 지금의 '한미동맹 중시'가 과연 진심인지, 아니면 정치적 포장인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경고: 전작권 환수가 한미연합훈련 축소·폐지로 이어질 경우, 이는 '자주국방'이 아니라 '동맹 이탈'로 귀결될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 없이 추진되는 전작권 환수와 연합훈련 축소는 한반도 힘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린다. 이는 역사적으로 북한이 줄곧 요구해 온 '고려연방제'의 전제조건인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와 맥을 같이한다.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단 한 건도 이행하지 않았다.
이런 상대에게 선제적 양보는 협상력 약화만 초래한다. 한미동맹은 강화되어야 하고, 전작권 환수는 연합방위 체제의 '약화'가 아닌 '역할 재조정'이 되어야 한다. 대북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는 '도발'이 아니라 '인권 활동'이며, 대중국 관계에서는 상호주의를 관철해야 한다.
"안보는 한 번 무너지면 복구가 불가능하며, 평화는 구걸이 아닌 압도적 힘을 통해서만 지켜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을 '북한 2중대'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정부 측은 나름의 전략적 구상이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취임 7개월간의 행보를 종합하면, 그 방향성에 대한 우려를 지우기 어렵다. 대북 확성기 중단, 노동신문 개방, 드론사령부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추진, 반공 영웅 격하, 남민전 연루자 중용, 4차례 방북에 김정일 조문까지 시도한 인물의 장관 임명, 그리고 자주파 주도의 외교안보 정책—이 모든 조치가 김정은 정권에는 득이 되고, 대한민국 안보에는 실이 되는 방향으로 수렴한다.
그렇다면 왜 국익에 반하는 것처럼 보이는 종북·친중 노선에 집착하는가.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첫째, 이념적 DNA다. 핵심 브레인들이 1980년대 NL(민족해방) 계열 '반미·자주·통일' 이념에 뿌리를 두고 있어, '민족'이 '동맹'보다 우선하고 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로 인식한다.
둘째, 국내 정치용 '평화 쇼'다. 임기 내 남북 정상회담이나 종전선언 같은 가시적 성과로 지지율을 방어하려는 조급함이 선제적 양보로 이어진다. 셋째, 중국의 레버리지다. 대중국 경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경제보복(한한령, 요소수 대란)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한다. 넷째, 한미동맹을 정권 위협 요소로 인식한다. 강력한 한미일 안보 밀착이 북한을 자극한다고 믿어 '동맹에 의한 안보'보다 '굴종에 의한 현상 유지'를 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의문이 남는다. 중국과 북한은 일당독재, 반인류·반문명 체제를 운영하는 국가다. 중국은 위구르 탄압, 홍콩 자치권 박탈로, 북한은 유엔이 인정한 반인도적 범죄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체제에 대한민국이 굽신거려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한중, 남북 관계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국익에 기반해 실리적으로 교류하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이 정권이 중국에는 판다 외교에 환호하고, 북한에는 선제적 양보를 거듭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은 궁금하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유죄 확정, 쌍방울 그룹 대북사업 의혹 등이 재판 중인 상황에서, 정권의 대북 정책이 이념 때문인지 다른 이유 때문인지 국민은 판단할 근거를 원한다.
역사는 일방적 양보가 평화를 가져온 사례를 기록하지 않는다. 1938년 뮌헨협정에서 히틀러에게 양보한 체임벌린의 '평화'는 2차 세계대전으로 귀결되었다. 물론 현재 상황을 그때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힘의 우위 없이 선의만으로 독재자를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역사는 가르친다.
고려민주연방공화국 구상은 1960년 김일성이 "대한민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고 남남 갈등을 유발하여 적화통일을 시도하려는 책동"으로 제안한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 국보법 폐지, 공산당 활동 인정이 그 전제조건이었다. 지금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그 전제조건과 놀랍도록 닮아있다는 점을 국민은 기억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어느 정권의 전유물이 아니다. 7천만 한민족의 생존과 번영이 걸린 문제다. 우리가 침묵할 때 빗장은 하나씩 풀리고, 우리가 외면할 때 총구는 거꾸로 돌아온다. 2026년 오늘, 우리가 목도하는 이 안보 자해의 기록은 훗날 '망국의 전조'였다고 기록될 것인가, 아니면 '자유 수호의 반전'이었다고 기록될 것인가. 그 선택은 정부가 아닌, 깨어있는 국민의 몫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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