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총리 후,
좌·우파의 변화와 블랙홀 부정선거

1997년 이후 분열의 늪에 빠진 우파, 이제 기회다

by 박대석

[분석] 이해찬 전 총리 후, 좌·우파의 변화와 블랙홀 부정선거

탁월한 거중조정자 상실한 좌파, 파벌싸움 격화 전망

1997년 이후 분열의 늪에 빠진 우파, 이제 기회다

트럼프발 국제 선거 정화 물결, 우파의 블랙홀 어젠다로 전환해야


2026년 1월 25일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아시아·태평양 지역회의 참석차 베트남 호찌민을 방문했다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향년 73세.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한미동맹을 흔들어온 그의 세계관은 분명 우파에게 비판과 경계의 대상이다. 그럼에도 40년 넘게 좌파 진영의 선거를 설계하고 계파 갈등을 봉합해 온 거중조정자의 죽음은 한국 정치 지형에 중대한 변곡점을 만들 것이다. 좌파에게는 구심점 상실을, 우파에게는 오랜 분열을 끝내고 재도약할 기회를 의미한다.


이 글에서 '좌파'는 민주당 계열 진영을, '우파'는 국민의힘 계열과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한 정치 세력을 가리킨다. 이는 대한민국 현대정치의 현실적 구도를 반영한 것이다. 필자는 진보 없는 북한 등 공산·권위주의 국가를 추종하는 정치세력이 '진보'라는 이름을 쓰는 것은 선동에 가까운 용어전술로 본다.


▌김대중과 이해찬, 상징과 설계의 분업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군사정권 시절부터 민주화와 인권을 내세운 야당 지도자이자 대통령으로, 제도 안에서 변화를 추구한 상징적 리더였다.


이해찬 전 총리는 그 과정에서 형성된 운동권·좌파진영의 세계관과 조직 문법을 집대성해, 정당·시민사회·관료 체계 전반에 장기 집권 구조를 설계한 실무형·참모형 정치인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서사가 민주화의 상징성을 띠었다면, 이해찬 전 총리는 그 서사를 기반으로 역사·언론·검찰·재벌·캠퍼스를 아우르는 진지를 구축하며 체제 전환을 시도한 전략 설계자에 가까웠다.


이해찬 전 총리의 정치 투쟁은 일관된 역사 서사 구축에서 출발했다. 대한민국을 식민지와 냉전, 군사정권의 연장선으로 보고, 5·18과 민주화 운동, 운동권 세력이 역사의 정통성을 이어받았다는 관점을 전면에 세웠다.


이러한 인식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발전해 온 대한민국의 성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북한과 중·소 전체주의 체제의 폭압과 실패를 상대적으로 희석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한계를 가진다.


그럼에도 이 서사가 대학, 언론, 문화계, 시민단체를 통해 널리 확산된 이유는, 우파가 체계적인 대안 서사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국 이후 자유·시장·동맹과 산업화·민주화·번영이 결합된 대한민국 성공의 이야기를 세대와 국제 질서의 맥락 속에서 재구성하는 데 소홀했다. 이 지점이야말로, 우파가 잃어버린 역사·담론의 고지를 되찾아야 할 이유이자, 필자가 '역(逆) 진지전'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배경이다.


▌진영 정치의 건축가, 선거의 제왕


이 전 총리는 '선거의 제왕'이자 '킹메이커'로 불렸다. 1987년 김대중 평민당 총재 영입 이후 40여 년간 민주당 계열의 모든 중요 선거를 설계했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네 명의 대통령 탄생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고, 2020년 총선에서는 민주화 이후 최초로 180석을 확보하는 대승을 이끌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실질적 최초의 책임총리로 활약하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등 굵직한 국정과제를 총괄했고, 김대중 정부에서는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교육 개혁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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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의 진정한 힘은 거중조정 능력에 있었다. 민주당은 본질적으로 파벌 연합체다. 친노·친문·친명, 호남계·영남계·수도권계, 운동권·시민운동계·관료 출신 등 다양한 계파들이 끊임없이 충돌한다.


이 전 총리는 스스로 권력을 잡기보다 참모로서, 때로는 중재자로서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내 편이면 무슨 짓을 해도 감싸 안고, 내 편이 아닌 자들은 적으로 간주하여 무섭게 몰아붙이는" 잔인한 진영논리를 구축하고 실천하며, 이념적 일관성을 유지하여 좌파 전체가 대오를 흐트러뜨리지 않게 만들었다.


그는 진영 정치의 메커니즘을 철저하게 조직·제도에 녹여냈다. 공영방송 이사회와 편성권을 둘러싼 인사·제도 전략, 검찰개혁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된 수사·기소 체계 변화, 재벌과 시민단체를 통한 자원 재배치 등은 모두 그 연장선에 놓여 있다.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방식은 견제와 균형을 약화시키고 제도의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동시에, 상대 진영이 수십 년에 걸쳐 언론·사법·경제·대학·시민사회에 진지를 구축해 온 반면, 우파는 사안별 공방과 선거 국면마다의 단기 동원에 머물렀다는 현실을 드러낸다.


▌우파의 30년 분열사, 김영삼 이후의 비극


이와 대조적으로 우파는 1997년 외환위기, 이듬해 1998년 김영삼 정권의 종언과 함께 끝없는 분열의 늪에 빠져 있다. 박근혜·이명박·윤석열 세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이들은 우파의 단결이 아닌 내부 갈등의 산물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으로 좌절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역시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파국으로 끝났다. 문제는 이들 모두를 우파 스스로가 배신하거나 묵인했다는 점이다. 두 번의 탄핵, 세 명의 수감에 동조하거나 침묵했다. 공천권과 세력 다툼에 몰두한 나머지 민심을 잃었고, 조직은 무너졌다. 이를 순수한 국민, 태극기 부대, 우파 유튜브, 그리고 최근에는 자유대학을 중심으로 한 청년들이 명맥을 유지해 주었을 뿐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좌파의 계파는 그 노선과 이념이 잘못되었을지언정, 민중사관·반미·친북·분배 우선이라는 사상적 토대 위에서 결집한다.


반면 우파의 계파는 계파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자유민주주의나 시장경제, 안보 원칙 같은 가치 기반이 아니라, 재능 있는 개인 반짝 스타를 중심으로 뭉쳤다 흩어지는 구조다. 스타의 전성기엔 달라붙고, 위기엔 떠나는 구조가 반복된다. 이것이 우파 분열의 진짜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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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6월 3일 조기대선(제21대 대통령 선거, 일명 '6·3 조기대선')은 우파 분열의 결정판이었다. 국민의힘 경선 탈락 후보들이 보여준 모습은 참담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경선 패배 직후 외국으로 떠나며 사실상 선거를 방기 했다.


한덕수 전 총리는 대선 캠페인보다 개인 활동에 치중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움직였을 뿐 전국적 유세에는 나서지 않았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후보 단일화와 선거 지원에 충분히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좌파가 이해찬이라는 거중조정자 아래 진영논리의 성을 견고하게 쌓아 올리는 동안, 우파는 개인 스타에 의존한, 입신 출세를 위한 소인배 정치인 중심 계파 구조를 반복하며 스스로를 파괴했다. 자기희생을 전제로한 국가를 위한 큰 정치인이 보이지 않았다. 이것이 반복되는 패배의 구조적 원인이다.


▌포스트 이해찬 시대, 좌파의 분열이 시작된다


이해찬 전 총리 사망 후 문재인계·김어준계·정청래계·조국계 등 계파 간 다툼이 이미 급격하게 표면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조정자 없이 계파 간 세력 다툼에서 누가 양보하고 누가 희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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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의 기회, 다섯 가지 반격 과제


승부에서 승기를 잡았을 때 결정타를 날리지 못하면 흐름을 내준다. 국민과 당원이 바라는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공정선거 확립이라는 큰 틀로 전선을 재정비하고, 어젠다를 선점하여 정국을 주도해야 한다.


첫째, 이해찬의 방법론을 역으로 활용하라. 이념이 아닌 개인 스타에 의존해 온 우파의 구조를 버리고,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한미동맹이라는 명확한 가치와 이념을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 그 가치에 헌신하는 인물을 키우고, 계파를 초월하여 단결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스타가 쓰러져도 무너지지 않는 이념의 진지를 쌓는 것이 출발점이다.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이 공화당에 정책 인재를 체계적으로 공급하고, 영국 보수당이 후보군 관리 시스템으로 당의 지적 기반을 유지하는 것처럼, 한국 우파도 인재 공급망을 제도화해야 한다.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 그람시와 레닌을 예로 들며 "좌파가 해온 진지전·직업혁명가식 조직을 이제 자유 우파진영이 '역(逆) 진지전' 형태로 되받아쳐야 한다"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단순히 조직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문화·교육계에서 잃어버린 담론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보수적 가치 교육 기관(Think Tank)의 상설화, 그리고 문화적 헤게모니 탈환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선거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라. 이해찬은 40년 동안 선거를 연구하고 실행한 전문가였다. 우파에게는 그런 인물이 없다. 선거는 감각이 아니라 과학이고 전략이다. 데이터 분석, 여론 조사, 메시징, 조직 동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을 만들어야 한다.


셋째, 트럼프 2기가 불러일으킨 국제 선거 정화의 물결을 적극 활용하여 어젠다를 블랙홀로 만들어라. 2026년 2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선거는 조작되고 도둑맞았으며 세계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이를 고치지 않으면 더 이상 나라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예외적 상황을 제외한 우편투표의 대폭 제한과 신분증 제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SAVE Act(트럼프가 'Save America Act'라고 부르는 법안)의 추진을 촉구했다.


SAVE Act의 핵심은 연방선거 유권자 등록 시 시민권 증명 의무화, 투표 시 신분증 제시 의무화, 그리고 질병·장애·군복무·여행 등 예외를 제외한 우편투표 제한이다. 물론 미국 내에서 이 법안은 공화당과 민주당 간 강한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며, 민주당·시민단체는 투표권 제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방향 자체는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민주주의 원칙에 부합한다.


한편 트럼프는 중국 외 5개국의 국제 부정선거 개입을 거론하고 있고, 한국이 그 대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아직 미국 정부 차원의 공식 수사·보고서로 확인된 단계는 아니지만, 우파에게는 일생일대의 어젠다 블랙홀 기회다. 세계 최강대국의 대통령이 국제 선거 조작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한국 우파가 이 흐름에 올라탄다면, 이재명 정권은 수세에 몰릴 수밖에 없다.


선관위 망분리 미이행, 중국인 무비자 개방, 댓글 국적표시 회피, A-WEB 연결고리 의혹은 더 이상 보수 진영만의 음모론이 아니라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선거 투명성 기준의 한국판 사례로 격상된다. 우파가 이 이슈를 적극적으로 선점하면, 이재명 정권이 아무리 경제나 복지 어젠다를 내놓아도, "공정한 선거로 집권했는가"라는 질문이 모든 것을 덮을 것이다.


트럼프의 우편투표 제한 주장은 한국의 사전투표 제도와 '비대면 투표의 투명성'이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비교 지점이 있다. 우파는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2009년 3월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시민도 선거 과정의 전 단계를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개성 원칙(Public Nature of Elections)에 근거해 당시 사용된 전자투표기·절차를 위헌으로 결정한 판례, 대만의 투명한 수작업 개표 시스템 등 국제 사례를 제시하며, 선거 제도 개혁 요구를 과학적 검증 어젠다로 전환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전산 시스템 외부 전문기관 검증 의무화, 투표·개표 전 과정의 로그 공개 기준 법제화, 선관위 구조 개편(선거관리와 선거쟁송 심판기관의 분리) 등 실행 가능한 입법안을 제시해야 한다. 다만 의혹 제기는 철저한 데이터·절차·법률 검증을 전제로 해야 하며, 근거 없는 주장과 명확한 선을 긋는 자기 정화가 동반되지 않으면 중도층 이탈을 부를 수 있다. 과학적 근거와 국제 표준에 입각한 제도 개혁 요구만이, '음모론'이라는 프레임을 깨뜨릴 무기가 된다.


넷째, 한미동맹 강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관세·대미투자 위기를 돌파하라. 지금 한미 관계의 최대 현안은 대미 관세와 투자 문제다. 2025년 7월 한미 양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약 50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이행하는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같은 해 10월 29일 경주 한미정상회담에서 이 조건을 재확인했고, 11월에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까지 서명했다.


그런데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에서 표류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1월 2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입법부가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자동차·목재·의약품 등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이재명 정권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급파하여 러트닉 상무장관과 이틀 연속 협의했으나 확답을 얻지 못한 채 빈손 귀국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났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미 국무부 보도자료에는 관세 관련 논의 내용조차 담기지 않았다. 통상교섭본부장마저 빈손으로 돌아왔다. 미 행정부는 관세 인상을 공식화하는 관보 게재를 준비 중이다. 정부가 통상·외교 채널을 총동원했지만, 단 하나도 돌파하지 못한 것이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표면적으로는 국회의 법안 처리 지연이지만, 본질은 더 깊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만 콕 집어 압박한 데는 이유가 있다. 같은 조건의 EU에는 관세 복원을 강행하지 않았고, 일본은 이미 5,500억 달러 투자 이행을 위한 대미투자 협의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으며, 대만은 2,500억 달러 직접투자에 2,500억 달러 신용보증까지 합쳐 도합 5,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합의를 신속하게 체결했다.


일본도 5500억 달러(802조 원) 대미 투자가 지체된다고 트럼프가 공식 언급했지만 한국을 의식한 단순 제스처일 뿐이다. 한국만 유독 느리고, 유독 압박을 받는다. 그 배경에는 이재명 정권의 친중 경도에 대한 미국의 근본적 불신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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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권의 친중 경도 논란, 일대일로 참여 의혹, 대중국 외교에서의 지나친 유화 자세는 단순한 외교 노선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보수 진영이 국제 부정선거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정권의 친중 노선은 외교 실책을 넘어 선거 투명성 훼손 의혹과 직결된다. 물론 미국의 공식 입장은 통상·투자 이행 지연을 이유로 내세운다.


그러나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첨단 기술의 대중국 유출 우려를 공식·비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쿠팡 사태·플랫폼 규제법안 등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의 저변에는 "이 정권이 과연 미국의 전략적 파트너인가, 아니면 중국의 영향권 안에 있는가"라는 의심이 깔려 있다. 관세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가격'이다.


우파는 여기서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한미동맹을 가치와 이익이 일치하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대미 관세·투자 문제의 근본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좌파 정권이 통상·외교 채널을 총동원하고도 빈손으로 돌아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우파가 집권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한미일 삼각 동맹 강화, 인도태평양 전략 전면 참여, IPEF·CHIPS 동맹을 통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 첨단 AI·양자·배터리 분야의 기술 동맹 구축이 그 비전이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도 에너지·조선(MASGA 프로젝트)·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분야별 로드맵을 설계하고, 공적 펀드와 민간 투자를 레버리지하는 구체적 구조를 제시해야 한다.


친중 노선을 폐기하고 확실한 한미동맹에 서면, 관세 문제는 협상이 아니라 동맹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풀린다. 친미를 굴종이 아닌 가치와 이익의 동맹으로 당당히 옹호하고, 좌파 정권이 쩔쩔매는 관세·투자 문제를 우파의 외교 역량으로 돌파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다섯째, 청년 세대를 자유민주주의 전사로 키워라. 이해찬은 1970년대 민주화 운동 세대였고, 그 세대를 40년간 정치 세력화했다. 좌파의 86세대가 40년간 기득권을 유지한 비결은 후속 세대 양성에 있었다. 우파도 마찬가지다. 자유대학을 중심으로 모여든 청년들에게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법치주의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이들을 정치·언론·법조·경제·문화계로 진출시켜야 한다. 12월 3일 비상계엄이 있었는데 10대 20대 30대, 123세대가 윤어게인, 부정선거 진상규명, 반중시위가 예사롭지 않다.


단순히 청년들을 선거용 동원 대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 인턴십, 싱크탱크–정당–언론–로펌 간 인재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여 직업 정치인과 정책 전문가로 키워내는 '보수 정치학교(Political School)' 모델이 필요하다. 장기전이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


▌부정선거 진상규명, 디지털 주권과 국가 안보의 문제


좌파는 이슈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우파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보라. 법원은 특검이 제기한 공소사실 중 디올백 등 상당수를 무죄 또는 공소기각으로 판단했고, 징역 15년 구형에 비해 1심에서 선고된 형량은 징역 1년 8개월에 그쳤다. 실체적 진실이 정치적 선동에 의해 얼마나 부풀려졌는지 법정에서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좌파는 일시적 이벤트가 아니라 멈추지 않는다. 세월호·이태원 참사에 대해서도 비극적 사건을 정치 동원 수단으로 과도하게 활용한다는 비판을 감수하면서도 세력 결집과 정권 비판의 구실로 끝까지 활용했다. 반면 무안공항 참사는 달랐다. 이재명 정권 출범 이후 발생한 이 사고에 대해 좌파는 "제주항공 참사"라는 이름까지 바꾸며 책임 주체를 흐렸고, 정치적 공세보다 침묵을 선택했다. 이중성이 이보다 선명할 수 없다.


우파는 이 패턴을 반드시 역전시켜야 한다. 부정선거 의혹은 개인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수집한 물증과 정황이 상당수 축적되어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 선관위의 망분리 미이행 등 보안상 심각한 문제가 확인됐음에도, 선관위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한 전산 시스템 검증 요구를 거부해 왔다. 공정선거를 관리해야 할 기관이 스스로 검증을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의 근본적 붕괴다.


개인 시민들이 법원에 제소해도 법원은 "입증하라"며 기각을 반복하는데, 개인의 역량으로는 국가 전산 시스템을 검증할 수단 자체가 없다. 구조적 막힘이다.


이 문제를 단순한 선거 쟁점이 아니라 '디지털 주권'과 '국가 정보 안보'의 자유민주주의 관점에서 재정의해야 한다. 선거 전산망의 보안 취약성은 곧 외부 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것은 음모론이 아니라 국가 정보 안보의 구멍을 막는 일이다. 중국발 사이버 안보 위협이 전 세계적으로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 시스템의 보안은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소극적을 넘어 사실상 부정에 가깝다. 2월 9일 생방송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이 쏟아낸 발언들은 충격적이었다. "당의 전략을 따르라"며 친윤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을 억제 대상으로 규정하고, "우리 대변인들은 잘못이 없다"라고 감쌌는데, 정작 그 대변인들은 "장동혁 대표는 계엄·내란·부정선거 주장·윤 어게인 운동을 단 한 번도 지지한 적이 없다"라고 공언한 이들이다.


이는 계엄·부정선거 주장·윤 어게인을 모두 '용납 불가' 범주에 묶은 것이다. 더 나아가 "부정선거 주장은 근거가 없다"라고 전면 부인했는데, 이는 단순한 정책 이견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비상계엄의 배경으로 제기한 문제 자체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다. 진상을 검증하기도 전에 여론 점유율로 의제의 정당성을 재단한 것이다.


이 사태는 외국에서도 즉각 포착됐다. 미국 보수주의 정치행동위원회(CPAC) 임원이자 대표적인 대중국 강경론자인 고든 창(Gordon G. Chang) 변호사는 2026년 2월 10일 자신의 X 계정과 한국 보수 매체 인터뷰에서 한국 내부 정치 상황을 전달하며, "장동혁과 김민수는 '윤 어게인'을 함께하겠다고 약속하며 친윤 시민들의 압도적 지지로 선출됐지만, 자리를 확보한 이후 그 약속을 저버렸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현재의 국민의힘으로는 미국 공화당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라고 평가하며, 부정선거 척결과 반중친미를 기본 기조로 하는 자유와혁신이 오히려 가능성 있는 파트너라고 거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발언은 "현재의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미동맹의 가치 공유 파트너로서 적격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고 있으며, 당 지도부의 인적 쇄신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물론 당 안에서 움직이는 이들도 있다. 조정훈·김은혜 의원 등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선관위 절차의 불투명성을 공개 추궁하며 우파 국민들의 결집된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런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는커녕 내부에서 발목을 잡는다면, 그것은 한동훈계 등 내부총질 이상으로 우파를 위협하는 일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다. A-WEB(세계선거기관협의회)은 2013년 설립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기구다. 당시 이를 주도한 인사 중 일부가 현재도 국민의힘 내 중요 위치에 있다. 스스로 만든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 잘못된 구조라면 당이 먼저 문제를 인정하고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 침묵으로 공범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미국이 움직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0년 대선에 중대한 부정이 있었다고 보고, 연방 법무부 수사와 선거 관련 기록 압수수색 등을 통해 진상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복수 국가의 국제 선거 개입을 거론하며 동맹국에도 같은 기준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이 흐름 속에서 국민의힘이 계속 모호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한국 선거 투명성 문제는 미국이 먼저 의제화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이것은 이미 충분히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서구 보수 진영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때 가서 뒤따르는 것은 주도권 포기다.


부정선거와 중국 배후 개입의 일부라도 공식적으로 규명된다면, 이것은 단순한 선거 쟁점이 아니라 정권 정통성 자체를 뒤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된다. 국민의힘은 지금 당장 공식 진상규명 위원회를 구성하고, 미국 측과의 공조 가능성을 타진하며, 선관위 전산 시스템 외부검증 의무화법과 투표·개표 로그 전면공개법을 당론으로 추진해야 한다.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 이슈를 선점하는 자가 다음 정치 사이클을 주도한다.


▌이해찬의 잘못된 역사의식, 그러나 배울 점은 명확하다


필자는 이 전 총리의 신념화한 역사의식이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고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건국과 발전을 '식민지 잔재–친일–독재'의 연속으로 읽어내는 민중사관, 분단과 전쟁의 책임을 주로 남한과 미국에 돌리는 수정주의 사관, 북한과 중국에 대한 지나친 온정주의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는 자기부정 없이 일관된 진영논리의 성을 더 높게 쌓았고, 그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하지만 그의 집요함, 일관성, 조직력, 참모로서의 헌신만큼은 우파가 배워야 한다. 방향은 정반대여야 하지만, 방법론은 벤치마크해야 한다. 이해찬이 좌파를 위해 한 것처럼 장기 전략을 세우고 조직을 구축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것, 그것이 우파가 지금 해야 할 일이다.


일각에서는 이 전 총리를 "민주주의 역사의 큰 스승"으로 평가하며 그의 통합 리더십을 높이 사기도 한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보수의 관점에서 볼 때, 그가 구축한 진영논리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았다.


▌보수의 대반격, 지금이 투쟁 재정비의 기회다


이해찬 전 총리의 사망으로 이제 좌파는 우파가 1997년 이후 겪었던 것과 유사한 분열의 시기로 들어갈 것이다. 핵심 조정자 없이 계파 간 세력 다툼이 격화될 것이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통제하기 힘들 것이다.


이것은 우파에게 천재일우의 기회다. 하지만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오늘의 우파는 이해찬 전 총리 개인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그가 구축한 구조와 관성이 여전히 작동하는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 언론 영역에서는 특정 노조와 인사 네트워크가 영향력을 유지하고, 검찰·사법 제도는 정치 갈등의 상수로 남아 있으며, 기업과 재벌은 정치·규제 환경에 따라 신중하게 방향을 조정한다. 이 구조를 허무는 것은 한 세대의 과업이다.


이해찬의 죽음으로 좌파의 진영논리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트럼프발 국제 선거 정화의 물결은 한국 선거 투명성 문제를 국제무대로 끌어올리고 있다. 두 흐름이 동시에 움직이는 지금, 어젠다를 선점하고 정국을 주도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보수가 선택해야 할 길이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참고자료
- 위키백과, 나무위키 이해찬 항목
- 서울신문, 한국경제, 이투데이, 뉴시스, 코메디닷컴 (2026.1.25~31)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국회 공식 발표
-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2009년 3월 3일 전자투표기 위헌 결정
- 2025년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결과 (조선일보, 연합뉴스)
- 트럼프 트루스소셜 (2026.2.9): SAVE Act 추진 촉구, 선거 부정 관련 발언
- 연합뉴스TV: SAVE Act(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 Act) 법안 분석
- 파이낸스투데이: 트럼프 국제부정선거 "중국 외 5개국" 분석 (2026.2)
- 파이낸스투데이: 부정선거 음모론?, A-WEB과 김어준의 역설 (2026.2)
- 파이낸스투데이: 선관위 망분리 미이행, 감사원 감사 결과 (fntoday.co.kr/376971)
- 파이낸스투데이: 김민수 최고위원 발언 파장 (fntoday.co.kr/377078)
- 파이낸스투데이: A-WEB 설립 경위와 새누리당 주도 의원 분석 (fntoday.co.kr/376946)
- 파이낸스투데이: 고든 창 "국민의힘은 미 공화당 파트너 될 수 없다" 발언 (fntoday.co.kr/376517)
- 파이낸스투데이: 조정훈·김은혜 정개특위 선관위 절차 추궁 (fntoday.co.kr/375955)
- Gordon G. Chang X(@GordonGChang) 2026.2.10 게시글 및 한국 보수 매체 인터뷰
- 조선일보: 김건희 특검 결과 분석 (2026.2.9)
- KBS: 김건희 1심 선고 분석 (news.kbs.co.kr)
- 머니투데이: 트럼프 "한국 관세 15→25% 인상" 분석 (2026.1.27)
- 서울신문: 외교통상 총력에도 美 25% 관세 초읽기 (2026.2.5)
- 글로벌이코노믹: 한국 25% 관세폭탄 긴급보도 (2026.1.27)
- 미주중앙일보: 트럼프 관세 25% 원복 배경 분석 (2026.1.26)
- 경향신문: 트럼프 69개국 상호관세 행정명령, 한국 15% 명시 (2025.8.1)
- 나무위키: 2025년 세계 무역 전쟁/대한민국 (대미투자특별법, 3,500억 달러 합의 경위)
- 프로젝트 지식창고: 이재명 정권 실정·폭정 체계적 분류 정리
- 박대석 칼럼: [진단] 고(故) 이해찬 전 총리의 유산, 보수의 반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