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대미 관세율은 몇 % 인가

관세 미로 속 이재명정권의 외교·통상 민낯

by 박대석

[진단] 도대체 대미 관세율은 몇 % 인가?

15%인가, 25%인가, 35%인가

FTA 0%에서 시작해 미 대법원 판결까지

관세 미로 속 이재명정권의 외교·통상 민낯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의 수출 담당자가 요즘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지금 미국 관세 몇 % 야?"


돌아오는 답은 한결같이 애매하다. "품목마다 달라서요" 혹은 "협상 중이라서 아직 모릅니다." 대통령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고 수십 명의 관료가 대서양을 넘나들었는데도, 정작 현장에서는 수출 가격을 못 잡고 있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무역 외교의 현실이다.


혼란의 뿌리는 복잡하다. 한미 FTA로 0%였던 관세가 트럼프의 상호관세로 25%가 됐고,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약속을 담보로 15%로 내려왔다가, 국회 비준 지연을 빌미로 다시 25%로 올라갔으며, 급기야 2026년 2월 미 연방대법원의 IEEPA 위헌 판결 이후 트럼프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0%의 신규 글로벌 관세를 즉각 추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5%와 25%와 35%가 동시에 존재하는 기묘한 삼중 구조가 탄생한 것이다.


▐ FTA 0%에서 35%까지 ─ 관세 격변의 4단계, 그리고 '무기의 진화'


한미 FTA는 2012년 발효 이후 한국 수출 산업에 강력한 날개를 달아줬다. 한미 FTA는 단순한 통상 협정이 아니었다. 한국의 중국 편입을 막고, 미국 편에서 경제 동맹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우대 조치였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당시 좌파 세력은 광우병을 앞세워 거리를 점령했고, 그들 중 상당수가 지금 이재명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어쨌든 FTA로 자동차·반도체·가전·철강 등 주력 수출품의 대미 관세율은 0%에 가깝게 떨어졌고, 2024년 대미 수출은 1,316억 달러, 흑자는 660억 달러(상품 기준)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0%의 황금시대는 트럼프 2기 등장과 함께 급격히 막을 내렸다.


첫 번째 충격은 2025년 초 트럼프의 '상호주의' 선언이었다. 그는 한국이 미국 제품에 평균 13~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자동차·부품·목재·의약품 등을 대상으로 25%의 추가 관세를 선언했다.


두 번째 국면은 협상이었다. 한국이 수년간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에너지 구매를 약속하는 조건으로 25%를 15%로 낮추는 틀이 만들어졌고, 정부는 이를 '성공 외교'로 포장했다. 세 번째 반전은 2026년 1월에 왔다. 트럼프가 "한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공개 비판하고 자동차·부품 등의 추가 관세를 다시 25%로 상향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2026년 2월 20일, 결정적인 국면이 도래했다. 미 연방대법원이 6대 3으로 IEEPA 기반 포괄 관세가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다수의견은 "IEEPA는 관세를 명시하지 않으며 이 법으로 관세를 부과한 선례가 없다"라고 밝혔다. 한국 언론 일부는 즉각 '트럼프 관세 전면 중단'이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판결문을 제대로 읽지 않은 탓이다. 반대의견을 쓴 캐버노 대법관도 명시했듯,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301조 등 수많은 다른 법적 근거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판결의 역설 ─ '관세 무기의 진화'가 시작됐다

이 판결은 트럼프를 굴복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강력한 수단을 꺼내 들게 만든 '역설적 트리거'가 됐다. 트럼프는 판결 당일 기자회견에서 "IEEPA가 막혔지만 오히려 더 강력한 도구들이 확인됐다"라고 선언하며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글로벌 관세 행정명령에 즉각 서명했다.


재무장관 베센트는 "이 10%는 기존 232조·301조 관세와 한국·중국 등 대상국별 추가 관세 위에 더 얹히는 가산(additive) 방식"이라고 못 박았다. 법원이 수술 도구 하나의 사용을 금지했더니, 수술실이 더 많은 도구로 채워진 셈이다.


▐ 그래서 지금 한국산은 몇 %를 내나 ─ 품목별 삼중 구조


현재 한국산 대미 수출품에 적용되는 관세는 단일 숫자가 아니라 품목에 따라 10%, 25%, 35%의 세 구간이 병존하는 구조다. 중요한 것은 HS 코드별 정확한 세율이 미국 연방관보의 고시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이 표는 현 정책 프레임 기반의 구간을 나타낸다는 점이다.

20260222_002424_ALTools_AIUpscaler.png 박대석 작성

한국 자동차의 경우가 가장 심각하다. 원래 FTA로 0%였던 대미 완성차 관세가 현재 25%+10%, 즉 실질 35% 구간에 놓여 있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2024년 347억 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의 27%를 차지하는데, 35%의 관세는 자동차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8~10%)의 3~4배에 달하는 부담이다.


반면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 품목은 미국이 공급망 안보 차원에서 일정 부분 우대할 공산이 크다.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 반도체를 적대적으로 배제할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10% 글로벌 관세가 추가되면 협상 이전 0%와 비교할 때 경쟁력 손상은 불가피하다.


▐ 일본·EU·중국과의 비교 ─ 한국만 유독 불리한 구조


트럼프의 기본 설계는 "모든 나라 최소 10%, 나쁜 나라는 더 높게"다. 이를 나라별로 놓고 보면 한국의 위치는 중간보다 나쁜 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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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격차보다 더 심각한 것은 투자 부담의 비대칭성이다. 일본은 5,500억 달러 투자로 GDP 대비 13.7%의 부담을 졌고, EU는 6,000억 달러 규모를 약속했지만 그 상당 부분은 민간기업 예정 투자분의 느슨한 합산으로 실질 GDP 대비 부담은 3.1%에 그쳤다.


반면 한국은 정부 발표 3,500억 달러에서 트럼프의 SNS 발표 9,500억 달러까지 양국 숫자가 무려 6,000억 달러나 엇갈리는 황당한 상황에서, 최소치만 잡아도 GDP 대비 18.9%를 웃도는 투자 부담을 안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막대한 자본 유출이 국내 산업 공동화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파운드리 팹을,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HBM 패키징 팹을, 현대차와 LG엔솔은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자동차·반도체·배터리 등 한국 산업의 두뇌와 뼈대가 통째로 미국으로 이전되는 과정이며, 국내 제조업 일자리 수십만 개가 위협받는 구조다. 관세를 낮추기 위해 공장과 일자리를 수출하는 '자해형 협상'의 전형이다.


더욱이 일본과 EU의 백악관 팩트시트에는 'Agreement(합의)', 'Trade Deal(무역 협정)'이라는 표현과 함께 관세 상한과 투자 약속이 균형 있게 담겼다. 한국의 팩트시트도 형식상 'deal'과 'agree'라는 단어와 관세 상한 15%를 명시하고 있으나, 본문의 상당 부분이 3,500억 달러 투자 구조와 이행 메커니즘 설명에 할애돼 있다.


관세 인하보다 투자 의무가 더 두드러져 보이는 이 문서 구조 때문에, 이것이 대등한 외교 협상인지 사실상 '상납 계약'인지 문제 제기가 나오는 것이다.


한국이 중국보다 낮은 관세를 부담하는 것은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그나마 중국 수준의 징벌 관세를 피했다"는 논리로 협상 성과를 강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비교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 한국은 가상의 적국인 중국이 아니라 동맹인 일본·EU와 비교해야 한다. 같은 동맹이면서도 관세는 더 높고, 투자 부담은 비교할 수 없이 크며, 법적 구속력 있는 합의문조차 없다. 이것이 이번 협상의 민낯이다.


▐ 한국의 대미 수출과 경제적 충격 ─ 수치로 보는 현실


2024년 한국의 대미 수출 규모는 1,316억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최대 흑자 파트너다. 이 시장에 가해지는 관세 충격이 어느 수준인지는 품목별로 살펴볼 때 더욱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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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은 보편관세 10%만으로도 한국의 대미 수출이 최대 13.1% 감소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을 제시한 바 있다. 지금은 그 10%에 15~25%의 품목별 추가 관세까지 얹힌 상황이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대미 수출 1,316억 달러 중 10~20%가 줄어든다면 130억~260억 달러(약 17~35조 원)의 수출 감소가 발생한다.


이를 GDP 성장률로 환산하면 연간 0.3~0.7% 포인트를 깎는 충격 영역이다. 더 심각한 것은 대미 수출 감소와 함께 대중 수출 둔화, 글로벌 경기 위축이 동시에 닥치는 '삼중 악재' 시나리오다. 이 경우 2026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2% 내외)을 대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 협상 불투명성과 환율 ─ 모르면 더 무섭다


현재 한국이 직면한 문제는 관세율의 높낮이만이 아니다. 도대체 어떤 품목이 15%이고 어떤 품목이 25% 인지, 어떤 투자 이행 조건을 수용했는지 국회도 국민도 알 수가 없다는 데 있다.


두 차례 정상회담과 수차례의 실무 협상이 있었지만, 한국 정부는 공동성명도 합의문도 제시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 측은 트럼프가 SNS에 투자 규모를, 러트닉 상무장관이 방송에서 세부 조건을 거리낌 없이 공개했다. 양국의 발표 내용은 투자 규모만 해도 최대 6,000억 달러가 엇갈렸고, 농산물 개방, 핵추진잠수함 건조 조건, 반도체 관세 포함 여부에서 정면 충돌했다.


2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백악관 출입기자 제니 박(Janne Pak)은 아시아투데이와의 특별인터뷰(2025.8.27)에서 "이런 정상회담은 세상에 처음"이라며 "외신 기자들도 '회담했다면서 왜 공동성명 하나 안 보이냐'라고 했다. 합의문 없음, 공동성명없음, 기자회견 없음의 전례 없는 회담이었다"라고 증언했다.


그는 또 "6,000억 달러를 줬는데 그게 어찌 성공입니까. 이재명의 약점을 파악한 트럼프는 이 카드로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것이 현지에서 목격한 협상의 민낯이다.


이 불확실성은 환율로 직결된다. 기업들이 수출 가격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출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이어지고, 달러 수급이 악화되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협상 불확실성이 가중될 때마다 1,400~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이 불확실성은 환율로 직결된다. 기업들이 수출 가격을 확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출 둔화 우려가 높아지면 경상수지 흑자 감소로 이어지고, 달러 수급이 악화되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협상 불확실성이 가중될 때마다 1,400~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여기에 무역법 122조의 150일 한시 조항이 종료될 경우 이를 301조 불공정 무역 조사 관세로 대체하는 전략이 가동될 수 있어, 불확실성 자체가 이미 심각한 경제 비용이 되고 있다.


▐ 트럼프의 경고 ─ "우리를 잘 대한 나라에 낮은 관세"


트럼프는 2026년 2월 20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IEEPA 판결 직후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 좋은 나라에는 관세가 낮을 것이고, 우리를 나쁘게 대한 나라에는 높을 것이다."

이 발언은 단순한 경제 정책 선언이 아니다. 동맹과 외교 노선 전반에 걸친 '보상·처벌 시스템'의 선언이며, 그 잣대로 나라를 평가하겠다는 명백한 메시지다.


중국에는 60% 이상, EU에는 20%, 일본에는 24%, 한국에는 25~35%를 제시한 구도가 그 논리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중국은 적국이기에 최고 관세를 맞는다. EU와 일본은 불공정하지만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기에 그보다 낮다. 한국은? 동맹이라고 하면서 어느 편인지 모호하고, 약속 이행도 불분명한 나라로 분류된다.


이것이 친중 노선을 당의 정서적 기반으로 삼아온 세력이 집권한 대가다. 이재명 정부는 겉으로는 친미를 표방했다. 그러나 한미연합사 운영을 둘러싼 갈등, 미군기지 압수수색, 미국의 공개 비판에도 굴하지 않는 대북·대중 정책 기조가 워싱턴의 신뢰를 잠식했다. 최근에는 미·일의 서해 합동훈련 과정에서 한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측에 항의하며 이틀 만에 훈련이 중단됐다는 보도까지 흘러나왔다.


안보의 균열이 관세 폭탄으로 돌아온다는 등식이 현실로 증명된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 이재명 정부의 '급작스러운 친미 위장 변신'은 신뢰의 대상이 아니라 경계의 대상이 된다.


한국이 반미를 속에 품고 친미를 겉으로 포장할 때, 트럼프는 관세라는 정밀 타격 수단으로 그 속내를 시험한다. 확고한 동맹이 아닌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하는 나라가 트럼프 관세 정치의 가장 취약한 표적이 된다는 것은, 이미 현실로 증명됐다.


▐ 확고한 친미 동맹만이 해법이다 ─ 박정희의 길을 다시 묻다


물론 중국과의 경제 의존 관계를 하루아침에 끊을 수 없다는 반론은 유효하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사드 보복에서 보듯 경제 압박을 무기로 사용하는 나라다.


그러나 문제는 선택의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중 패권 전쟁이 전선을 명확히 그어가는 현실에서 양쪽을 동시에 달래는 '전략적 모호성'은 더 이상 외교 자산이 아니라 외교 부채다. 양측 모두에게 신뢰받지 못한 나라가 어느 쪽에서도 최악의 조건을 강요받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박정희 대통령의 외교 원칙이 지금 다시 소환되는 이유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에서는 철저한 친미를 유지했지만, 동시에 국가 이익의 논리로 주한미군 철수에 저항하고 핵 개발 카드를 쥐며 자주국방의 기틀을 쌓았다. 이는 '맹목적 굴종'이 아니라 '도구적 친미', 즉 동맹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국익을 관철하는 전략이었다. 그 결과 한국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부당한 압박에는 저항하면서도 신뢰를 유지했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경제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


이재명 정부가 보여주는 것은 그 정반대다. 친중·종북 자주파가 친미 동맹파를 앞세워 대미 협상을 하면서, 속으로는 반미 친중이면서 겉으로는 친미를 흉내 낸다. 그 이중성이 협상 테이블에서 투자만 수천억 달러의 양보로 청구된다. 외교의 실패는 경제의 청구서가 된다. 그리고 그 청구서는 기업과 근로자와 자영업자, 즉 국민 앞에 제출된다. 한국 대미 관세 문제의 핵심 구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의 대미 관세 문제는 15%냐 25%냐 35%냐 하는 기술적 숫자 논쟁을 넘어선다. 트럼프가 직접 말했듯 "우리를 잘 대한 나라에는 관세가 낮다." 그 '잘 대한다'의 의미는 투자 금액의 숫자가 아니라 동맹의 신뢰와 정체성의 명확함에 있다.


IEEPA 판결 이후 관세 무기는 중단된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하게 진화했다. 한국이 취해야 할 교훈은 확실한 한미동맹의 복원과 전략적 명확성의 회복이다. 이재명 정부가 이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 그것이 관세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출구다.


박대석 칼럼니스트


주요 참고: 한국무역협회 대미 수출 통계(2024), 미국 USTR·백악관 팩트시트, 산업연구원 관세 시뮬레이션, 미 연방대법원 판결문(2026.2.20, Trump v. V.O.S. Selections), 트럼프 백악관 기자회견 전문(2026.2.20), NBC/CNBC/Reuters, 파이낸스투데이 긴급분석(2026.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