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정현 위원장이 바라는 고양시장 후보는?
국민의힘 이정현 위원장이 바라는 고양시장 후보는?
정치공학을 넘어, 고양의 운명을 바꿀 '금융 등 전략가'를 찾아서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넉 달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던진 화두가 고양특례시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2월 12일 공천관리위원장에 취임한 이정현 전 대표는 사흘 만인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 공천의 기준을 과거가 아니라 미래에 두겠다"고 선언했다.
"행정을 관리하는 사람보다 지역의 미래를 만드는 사람, 선거에 강한 사람보다 지역을 성장시킬 사람, 기득권 정치인보다 새로운 지역 리더를 가급적 많이 찾겠다"는 그의 선언은 단순한 선거 구호가 아니다. 인구 108만의 거대 도시임에도 '베드타운'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고양특례시에 대한 근본적 처방전으로 읽힌다.
이튿날인 16일 그는 페이스북에 두 편을 연달아 올렸다. "달라져야 한다"며 자성한 첫 글에서 "이번 공천이 정치교체와 세대교체의 출발점이 되도록 공정하고 미래지향적인 기준으로 인재를 찾겠다"고 다짐했고, 두 번째 글에서는 "청년들이여, 정치교체의 주체세력이 되어 달라"고 호소하며 "기득권·금권·지명도·카르텔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파격적으로 열려 있는 공정한 공천 경쟁의 길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공천은 정해진 사람이 받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사람이 얻는 것"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기득권 정치인이 포진한 고양시 정가에 보내는 명확한 경고다.
이정현 위원장이 제시한 다섯 가지 기준은 마치 고양시의 고질적 문제를 진단한 처방전처럼 맞물린다. 미래산업을 이해하고 성장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지도자,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 경제 감각과 실행력, 청년이 돌아오는 지역을 만들 정책 의지, 갈등을 조정하는 통합형 리더십, 그리고 중앙정부와 협력하면서 지역을 당당히 대표하는 정치적 설득력이 그것이다.
고양시의 현실은 뼈아프다. 2006년 뉴스위크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10대 도시'로 선정했던 고양시는 지난 20여 년간 사실상 정체되었다.
재정자립도는 32%대 중반으로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고양시 2026년 재정 공시). 비슷한 시기 개발된 성남시가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135개 이상의 상장기업을 보유하며 자족도시로 성장한 것과 달리, 고양시의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은 수개에 불과하다. 2025년 12월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현 시정에 대한 부정평가가 57.4%에 달한 것은 시민들의 누적된 실망감을 보여준다.
여소야대 시의회 구조에서 정책 추진이 쉽지 않았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민선 8기 내내 시청사 이전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한 채 경기도로부터 수차례 반려당하고, 연간 십수 원의 임대료 손실을 방치한 것은 리더십 한계를 드러낸 상징적 사례다. 지금 고양시에 필요한 것은 '관리'가 아니라 '창조'와 '돌파'다.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행정통합 논의를 무엇보다 냉정하게 직시할 필요가 있다. 2월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대구·경북, 광주·전남, 대전·충남 등 세 권역에 대한 행정통합특별법을 하루 만에 잇따라 의결하며 입법 절차에 속도를 냈다.
정부는 광역 지방정부 간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지역에 대해 ‘통합특별시’로 출범할 경우 각 통합특별시에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 수준의 재정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인센티브 방안을 내놓은 상태다.
세 권역 모두가 실제로 통합을 완수해 통합특별시로 전환될 경우, 비수도권 행정통합을 위해 투입될 수 있는 재정 규모가 잠재적으로 최대 60조 원 수준까지 거론되는 구도인 만큼, 이러한 ‘대형 인센티브’가 지역 발전 전략인지 정치적 유인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증이 요구된다.
이들 논의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이라는 정당한 정책 논리 위에 서 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계산이 복합적으로 작동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반면 고양시의 '서울 편입'은 결이 다르다. 이는 정치인들이 책상머리에서 그려낸 지도가 아니라, 매일 서울로 출퇴근하는 16만 3천여 명의 시민이 겪는 고통에서 비롯된 생존 전략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고양시 통근·통학 인구 58만여 명 중 27.9%가 서울로 향한다. 행정구역의 불일치로 교통 인프라 연결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고양시민의 일상이다.
비수도권 행정통합에는 20조 원이 약속되는데, 고양시민의 생활권 불일치 해소에는 단 한 푼의 국가 재정 지원도 논의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씁쓸한 역설이다.
차기 고양시장 후보는 서울 편입이 단순히 '서울 시민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아니라, 런던·도쿄·파리 같은 글로벌 메가시티와 경쟁할 수 있는 수도권 경쟁력 강화의 핵심 축임을 설파할 수 있어야 한다. 연세대 김갑성 교수가 여러 차례 강조했듯, 메가시티를 통해 광역교통과 행정 인프라가 통합되면 비용을 줄이고 도시 경쟁력에 투자할 수 있다.
특히 덕양구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삼송·원흥·향동·지축·덕은 등 이른바 덕양구 5대 신도시는 지리적으로 서울과 맞닿아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다. 그러나 행정구역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 하나 때문에 교통과 학군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 신축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 12억~16억 원대인 반면, 불과 수 km 떨어진 삼송·지축의 유사 신축 단지는 같은 평형이 수억 원 낮게 형성되어 있다(호갱노노, 2025년 하반기 기준 시세 범위). 이 격차의 본질은 건물 품질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행정구역이 부여하는 교육·교통·의료 프리미엄이다.
정치공학적으로도 덕양구는 시장 당락을 좌우하는 승부처다. 일산동구와 서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반반씩 나뉘는 구도에서, 두 구를 합한 규모의 유권자를 보유한 덕양구가 사실상 캐스팅보트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현 고양시장은 일산 동·서구 대승에도 덕양구에서 불과 몇 퍼센트포인트 차이의 접전승에 그쳤다.
차기 후보는 덕양구 신도시 주민들의 절박함을 대변하여, 서울 편입을 통해 '은평-수색-덕양'을 잇는 서울 서북권 경제 거점 도약의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현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후보 시절 모두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북도에 찬성하며 서울 편입에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취해 왔다.
이정현 위원장이 요구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 경제 감각"은 MOU 체결 횟수를 의미하지 않는다. 도시 발전은 본질적으로 예산 사업이 아니라 '금융 사업'이다. 이 한 문장이 이 칼럼의 핵심이다.
자본은 이익이 보이는 곳으로 흐른다. 민간의 이익과 공공의 목적을 일치시켜 민간 자본을 끌어올 수 있는 '딜 메이커(Deal Maker)'가 시장이 되어야 한다. 자본(금융, 투자자)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타당성이 있어서 OK해야 기업이 토지를 사고 공장을 지으며 각종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고양시의 대표적 실패 사례들이 이 점을 명확히 한다. CJ라이브시티 사업이 10여 년간 지지부진하다 소송으로 번진 것, 일산테크노밸리 분양 예정가가 인천 송도(평당 600만~800만 원대)의 두 배인 1,200만 원대로 책정되어 경쟁력 논란에 빠진 것, 데이터센터 착공신고를 반려했다가 경기도 행정심판에서 뒤집힌 것은 모두 금융적 사고의 부재에서 비롯된 문제다.
경제자유구역 전략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양시는 현재 JDS지구 1,709만㎡의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을 추진 중이나, 산자부로부터 면적 과다와 핵심 전략산업 분산이라는 지적을 거듭 받아왔다(프리스탁뉴스, 2026.2.9).
정부가 면적 축소를 요구하는 본질은 미분양 리스크 회피다. 이 상황에서 고양시가 택해야 할 전략은 면적 확대 고집이 아니라 '초밀도·확장형' 모델이다. 면적을 100만~200만 평으로 과감히 압축하되, 글로벌 바이오·테크 앵커 기업들의 실질적 입주확약서(LOC)로 내부를 채우고, 분양률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배후 부지를 자동 추가 지정하는 '선(先) 지정, 후(後) 확장' 조항을 합의안에 명문화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다.
차별화 방향도 명확하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이 제조업·물류·반도체 팹 등 '하드웨어'에 강점을 가진다면, 고양은 AI·양자컴퓨팅·올모빌리티(All-Mobility) 시대의 '소프트웨어'와 R&D에 특화해야 한다.
서울과 20분 거리,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6대 병원 네트워크, 79개 하천과 장항 람사르 습지를 갖춘 고양이야말로 '소프트 R&D 클러스터'의 최적지다. 면적 축소로 국가의 개발 부담을 덜어준 대가로 GTX-A 연계 트램 조기 착공과 3호선 연장 등 광역교통망 인프라의 최우선 배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양시청사 이전 문제는 민선 8기 내내 끊이지 않은 갈등의 상징이었다. 백석동 업무빌딩 부분 이전 계획은 경기도로부터 수차례 반려되었고, 연간 십수억 원의 임대료 재정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핵심은 주민 설득과 시의회 협의가 부족 등 정치력 부재다.
이와 관련하여 대곡역의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GTX-A, 3호선, 경의중앙선, 서해선, 교외선 등 5개 노선이 교차하며, 향후 서해선 KTX와 고양선이 추가되면 7개 노선이 집결하는 수도권 북서부 최대 교통 허브다.
GTX-A 부분 개통 이후 대곡역 일산선 이용객은 평일 기준 257% 급증했다(뉴스1, 2025.5.19). 기존 주교동 청사 부지를 살리되 대곡역 인근에 복합환승센터와 랜드마크급 오피스 타운을 조성하는 '컴팩트 시티' 전략, 대곡역 개발 이익으로 청사 건립 비용을 충당하는 '세금 없는 청사 건립' 같은 금융적 해법이 함께 제시될 때 비로소 시민의 수긍을 얻을 수 있다. 어떤 방안이든 시민 참여와 재정 투명성이라는 원칙이 전제되어야 한다.
미국 도시경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기술(Technology)·인재(Talent)·관용(Tolerance)이라는 '3T'를 도시 성공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그 중 '관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텃세가 없어야 창조계층이 모인다는 말이다. 고양시는 원주민 비율이 약 15% 내외로 추정되며, 역대 시장과 국회의원 중 원주민 비율도 매우 낮다. 영호남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이 높은 관용성이 고양시 발전의 잠재력 중 하나다.
플로리다는 창조계급이론을 통해 성공한 도시의 비결은 기업 유치가 아니라 인재가 먼저 모이도록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인재가 모이면 기술이 따라오고, 기술이 있는 곳에 기업과 자본이 자발적으로 찾아온다. 고양시는 서울과 맞닿은 접근성, 한강 하류의 수변 환경, 남북 접경이라는 독특한 역사·지리적 위상, 79개 하천과 행주산성·북한산 자락, 킨텍스·호수공원 등 문화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 문제는 이 자원들이 서로 연계 없이 단절되어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2023년 12월 한국경제신문 칼럼 '백색코끼리를 춤추게 하라'에서 연간 40일밖에 사용되지 않던 고양종합운동장을 개폐식 지붕과 바닥을 갖춘 'G-ARENA'로 리모델링할 것을 제안하고, 현 시장에게도 직접 다목적 활용을 권한 바 있다.
이후 시가 2024년 라이브네이션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콜드플레이·블랙핑크·BTS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잇달아 열리며 누적 관객 85만 명, 공연 수익 125억 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헤럴드경제, 2026.2.13). '고양콘(고양+콘서트)'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고, 2026년에도 BTS 월드투어를 비롯해 20회 공연과 100억 원의 수익이 전망된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수조 원의 개발 사업이 아니라 기존 자원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발상 하나가 도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후보는 이 성공 경험을 확장하면서도, 공연 경제를 넘어 AI·바이오헬스·기후기술 등 글로벌 메가트렌드와 연결하는 미래 산업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대형 병원 네트워크를 바이오 R&D 클러스터와 연계하고, 한강 하류와 79개 하천을 친환경 에너지 실증 센터와 결합하며, 남북 접경을 평화경제 특구로 전환하는 전략은 고양시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번째 중간 심판이자, 집권 세력을 견제하려는 시민적 본능이 응집되는 무대다. 한국 선거사에서 집권 초기 지방선거에는 어김없이 반사이익의 법칙이 작동했다. 그 균형추를 움직이는 힘은 지금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
서민 살림의 위기가 숫자로 확인된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440원대에서 등락하며 고환율이 '뉴노멀'로 고착되고 있다(KB의 생각, 2025.12).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2026.2.3)에 따르면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년 동월 대비 2.9%, 외식·숙박은 2.8% 상승했다. 지난 5년간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누적 25% 가까이 오른 현실은 통계 너머의 체감이다(한국경제신문, 2025.12.31).
부동산 양극화는 더 심각하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평당 매매가가 1억 원을 넘어선 반면(서울경제, 2026.1.7), 고양시 일산은 1,500만~2,000만 원대에 머물러 있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이 6.8배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시사저널e, 2025.12.24).
안보 불안도 간과할 수 없다. 북한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1만 1천여 명을 파병하고 6천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음에도 추가 파병을 준비 중이다(국정원 국회보고, 2026.2.12). 이는 실전 경험을 한 북한군의 개인전력 증강은 바로 우리 안보에 위협이 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월 18일 서해상에서 주한미군 전투기들이 훈련 중 중국 전투기들과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주한미군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과 소통미흡 등 심대한 균열이 있어 보인다.
삼권분립 균열도 시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민주당은 2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을 강행 처리했고, 이재명 대통령 재판의 공소 취소를 추진하는 의원 모임에 87명이 참여하고 있다. 물론 여당은 사법개혁이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다수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시점에 사법 구조를 변경하는 입법이 동시에 추진된다는 데 시민적 우려가 상당하다.
2월 19일 서울중앙지법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잘못에 대한 법적 책임은 당연히 물어야 한다. 그러나 같은 판결문에서 재판부가 헌법 84조의 '소추'를 '공소 제기'로 해석함으로써, 일부 반론도 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 84조를 근거로 중단시킨 5건의 형사재판을 멈출 법적 근거가 사라진 셈이 되었다. 윤석열은 구속 상태에서 1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이재명은 재직 중이라는 이유로 12개 혐의 5건의 재판이 전면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다.
한미동맹도 흔들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25% 재인상을 전격 발표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안심시킨 지 닷새 만의 일이었다(서울신문, 2026.2.5).
그러나 국민의힘이 이 기류를 자동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낙관해서는 안 된다. 레닌이 '토지, 평화, 빵'이라는 세 마디로 대중의 욕구를 선점했듯, 보수 진영도 상대의 프레임에 끌려다니기보다 자신의 가치와 상대의 아킬레스건을 관통하는 일관성있는 핵심 어젠다로 이니셔티브를 쥐어야 한다. 모든 문제에 백화점식으로 분산하여 비난만 해서는 얻을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판결문 헌법 84조 해석에 따른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즉각 재개 요구, 사전투표 투명성 확보와 선거무결성 검증 쟁취, 친중 노선이 가져온 경제적 청구서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하며 "확실한 한미동맹만이 일자리를 지킨다"는 프레임 구축, 그리고 부동산 공급 확대와 세제 완화라는 자유시장 해법으로 청년 주거 문제를 정면 돌파하는 것.
이 네 가지 어젠다에 집중하되 각각을 '정의·신뢰·생존·자유'라는 보수의 핵심 가치와 일체화해야 한다. 2025년 12월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고양시장 후보 지지도 1위가 18.2%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냉혹한 현실이다. 다만 국정 불만 여론이 아무리 높아도 유권자가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인물이 전제되어야 표로 전환된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거론되는 후보군은 이동환 현 시장, 김완규·오준환·곽미숙 경기도의원 등이다. 그러나 이정현 위원장이 세 편의 연속된 메시지를 통해 일관되게 강조한 것은 분명하다. "세대교체·시대교체·정치교체"는 구호가 아니라 이번 공천의 핵심 원칙이라는 것이다.
고양시 보수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는 공천을 쥔 중앙당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정치'에 있다. 2024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고양시 4개 선거구를 24년 만에 싹쓸이한 것은 이 한계가 누적된 결과다. 그런데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당선 이후 고양시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물으면 답이 궁색하다. 해바라기 정치는 여야 공히 마찬가지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일산과 덕양에서 성장하며 베드타운의 한계를 온몸으로 겪은 고양시 신도시 1세대 청년의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기존 기득권 정치인들이 서로 양보하고 화합해야 참신한 인물이 등장할 여건이 마련된다.
국민의힘 고양시장 후보라면 공천위원장 앞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유치를 위해서는 인재가 먼저 몰리게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창조계층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면 기술과 자본이 오고 기업은 저절로 따라온다고. 마음만 급해 한건 하려고 기업에 아무리 특혜를 준다해도 기업은 잡기 힘든 참새처럼 잡히지 않는다. 또 기업유치 위주로 도시가 발전하면 그 기업의 기술과 시장이 바뀌면 도시도 함께 쇠퇴한다.
국민의힘의 이번 공천은 고양시의 잃어버린 20년을 되찾을 결정적 분기점이다. 민주당에서 12명의 후보군이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기세를 올리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고양시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정현 위원장이 제시한 기준에 정확히 부합하는, 시민들이 열광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를 내세우는 것이다.
비수도권에는 행정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수십조 원의 국가 재정이 쏟아지고 있다. 고양시에는 그 길이 열려 있지 않다. 그러나 고양시에는 다른 도시가 갖지 못한 것이 있다. 서울과 맞닿은 입지, 한강 하류의 수변 환경, 남북 접경의 역사적 자산, 그리고 108만 시민 속에 잠든 17만 지식노동자의 창조적 잠재력이다. 거창한 개발 청사진이 아니라 이 천혜의 자연자원과 인문자원을 깨울 정치자원을 선출하는 것, 그것이 고양시민의 책임이자 권리다.
이념보다 실력, 구호보다 실행력, 관리보다 창조, 기득권보다 청년의 시대다. 인재가 모이면 기술이 따라오고, 기술이 있는 곳에 기업이 찾아온다. 고양시가 다시금 역동적인 도시의 명성을 되찾느냐, 아니면 영원한 베드타운으로 남느냐는 이번 선택에 달려 있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 고양시서울편입추진위원회 사무총장)
주요 출처 및 참고자료
KB의 생각(2025.12), 원·달러 고환율 뉴노멀 분석 /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2026.2.3) / 한국경제신문(2025.12.31), 가공식품·외식 5년 누적 25% 상승 / 서울경제(2026.1.7), 강남구 평당 1억 원 돌파 / 시사저널e(2025.12.24),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 6.8배 역대 최고 / 뉴데일리(2025.5.19), 분당 vs 일산 양극화 / 국정원 국회 정보위 보고(2026.2.12), 북한 러시아 파병 1.1만 명·사상자 6천 명 / 시사저널(2026.2.21), 전영기 칼럼 / 뉴데일리(2026.2.12), 공소취소 의원모임 87명 / 헤럴드경제(2026.2.12), 민주당 사법개혁안 강행 / 법률신문(2026.2.19), 윤석열 1심 무기징역 선고 / 인사이트(2026.2.20), 장동혁 대표 "12개 혐의 5개 재판 재개" 촉구 / 서울신문(2026.2.5), 미국 25% 관세 재인상 예고 / 뉴스1(2025.5.19), GTX-A 대곡역 이용객 257% 증가 / 헤럴드경제(2026.2.13), 고양콘 누적 85만 명·125억 원 성과 / 프리스탁뉴스(2026.2.9), 고양 경자구역 면적 축소 권고 / 리얼미터(2025.12), 이동환 시정 부정평가 57.4% / 고양시 재정 공시(2026년), 재정자립도 32%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