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언론의 '관세 전면 중지' 오보, 또다시 국민 기만하나
[표지: 2월 20(미 현지시각) 백악관에서 관세등 경제현안 기자회견 모습, 백악관 동영상 캡처 후 나노바나나로 해상도 높임]
— 관세 무기의 수술 도구가 바뀌었을 뿐, 관세 전쟁은 더 정밀해진다 —
◆ IEEPA 길 막혔지만 232조·122조·301조 '더 강한 수단' 열어
◆ 국내 언론의 '관세 전면 중지' 오보, 또다시 국민 기만하나
◆ 진짜 해법은 친중·반미의 이중성 버리고 확실한 한미동맹으로
◆ MAGA와 손잡은 나라는 협상이 되고, 친중 외교는 청구서가 된다
트럼프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이후 즉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 자신 SNS인 TRUTH에 두 건의 장문 글을 포스틍했다. 결론은 그의 2월 21일 프럼프가 포스팅한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오늘 대법원의 판결은 대통령의 무역 규제 및 관세 부과 권한을 약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더 강력하고 명확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이번 판결로 인해 수입이 증가하고 우리 기업과 국가가 더욱 보호될 것입니다. 오랜 법률과 수많은 승소 사례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관세 자체를 무효화한 것이 아니라 IEEPA 관세의 특정 적용 방식을 뒤집은 것입니다.
2026년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6대 3의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결정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다수의견에서 "IEEPA는 관세를 명시하지 않으며, 어떠한 대통령도 이 법으로 관세를 부과한 선례가 없다"라고 밝혔다. 헌법은 관세 부과 권한을 의회에 귀속시키고 있고, 트럼프는 이 권한을 비상법령을 통해 우회했다는 것이 다수의견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이 판결을 '트럼프 관세 정책의 종언'으로 해석하는 것은 판결문을 제대로 읽지 않은 탓이다. 반대의견을 쓴 캐버노 대법관은 "이 결정이 향후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을 크게 제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201조·301조, 관세법 338조 등 수많은 다른 법적 근거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라고 명시했다. 한마디로, 특정 수술 도구 하나의 사용을 금지했을 뿐 수술실은 그대로 열려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당일 즉각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를 입증했다. 그는 "IEEPA가 막혔지만 오히려 더 강력한 수단들이 확인됐다"면서,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의 전 세계적 추가 관세 행정명령에 즉시 서명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존의 232조 국가안보 관세와 301조 보복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며, 122조 관세는 이 위에 추가로 얹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장관 베센트는 "이 대체 조항들을 통해 2026년 관세 수입은 사실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제는 이 복잡한 법적 현실을 국내 언론이 어떻게 전달했느냐에 있다. 일부 언론은 판결 직후 '트럼프 관세 전면 위법, 중단'이라는 취지의 보도를 쏟아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받는 기업과 국민들이 '이제 관세 부담이 사라졌다'는 착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실상은 232조 철강·알루미늄 관세, 자동차 관세, 반도체 관세 등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은 채 그대로 살아있고, 트럼프는 122조라는 새 무기를 즉각 가동했다.
이 오보 패턴은 낯설지 않다. 지난 2025년 한미 관세협상 타결 당시에도 국내 언론은 이재명 정부의 발표만을 그대로 받아 '성공 외교'로 도배했다. 하지만 25년 경력의 백악관 출입기자 제니 박은 "세상에 처음 보는 회담"이라며 "6천억 달러를 줬는데 그게 어찌 성공인가"라고 증언했다. 미국과 한국 정부 발표 내용이 정반대였지만 국내 언론은 불편한 사실을 외면했다. 이번 판결 보도 역시 같은 맥락에서 경계해야 한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판결에 격노하면서도 동시에 전략적 낙관론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 판결 덕분에 오히려 대통령의 관세 권한이 더 명확해졌다"라고 주장했다. 해석해 보면, IEEPA라는 단일 긴급 수단 대신 여러 법 조항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법적 공격을 피하기도 더 어렵고, 국가별 맞춤형 제재도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특히 122조는 최대 150일간 15% 한도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후 의회 승인 없이는 연장이 불가하다. 트럼프 본인도 의회 승인을 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32조와 301조에는 기한 제한이 없다. 즉 122조 10% 관세가 150일 후 종료되더라도, 그 사이 각국별로 301조 불공정 무역 조사를 착수해 영구적 추가 관세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전략적 구도가 이미 가동 중인 것이다.
트럼프는 "나라를 망가뜨릴 제재는 할 수 있지만 1달러 수수료는 못 받게 하는 어이없는 판결"이라고 비꼬면서, "우리는 더 복잡하고 더 강력한 도구를 쓸 것이며 결국 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의 MAGA 구호는 더 정밀해진 관세 무기와 함께 계속된다.
한국의 입장에서 이번 판결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먼저 기대를 버려야 한다. 지난해 한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15% 관세 구조(현재 25% 변경 중)는 대부분 232조와 301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이번 판결과 무관하다. 여기에 122조 10% 추가 관세가 더해지면 실질 관세 부담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재명 정부의 외교적 좌표가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2025년 미한 무역협상에서 한국은 일본·EU에 비해 GDP 대비 투자 부담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던 불리한 조건을 감수했다. 일본은 GDP 대비 약 1.8%(5,500억 달러 투자), EU는 3~7% 수준(1조 유로 추정)의 부담을 지는 데 그친 반면, 한국은 GDP 대비 19.4%(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를 약속하며 자동차 관세 25%→15% 타결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다시 25%로 변경한다고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좋은 나라에는 관세가 낮을 것이고, 우리를 나쁘게 대한 나라에는 높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친중 노선을 고수하면서도 급작스럽게 친미로 위장 변신한 이재명 정부를 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확고한 동맹이 아닌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하는 나라는 트럼프의 정밀 타격 대상이 된다.
일본의 사례를 보자. 일본은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약속을 일찌감치 제시하고, 아베 시절부터 구축된 트럼프와의 개인적 신뢰를 자산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낮은 GDP 대비 부담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것이 '친미 일변도'의 실익이다.
물론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친미 일변도가 모든 것을 해결하지는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중국은 한국 최대 교역국이고, 사드 보복에서 보듯 경제 보복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미중 패권 전쟁이 전선을 명확히 그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전략적 모호성'은 사치가 아니라 위험이다. 양측 모두에게 신뢰받지 못하는 나라가 어느 편에서도 최악의 조건을 강요받는다는 것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이재명 정부는 반미를 당정의 정서적 코드로 삼아온 세력이 집권하면서 치른 대가를 지금 국민에게 전가하고 있다. 한미연합사 오산기지 압수수색, 교회 압수수색 등으로 트럼프의 공개 비판을 자초하고, 그 신뢰 적자를 협상 테이블에서 5천억 달러의 양보로 메웠다. 외교의 실패는 경제의 청구서가 된다.
미국 대법원의 IEEPA 월권 판결은 트럼프 관세 정책의 종말이 아니라 진화를 의미한다. 단일한 긴급 명령 대신 232조·301조·122조를 복합적으로 운용하는 다층적 관세 체계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국가별 맞춤형 압박이 더 정교해질 수 있다. 미국은 130억 달러 이상을 이미 IEEPA 관세로 걷었고, 그 환급 문제도 정치적 혼선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이 취해야 할 교훈은 하나다. 트럼프가 직접 말했듯이 "우리를 잘 대한 나라에는 관세가 낮을 것"이다. 그 '잘 대한다'의 의미는 단순한 투자 숫자가 아니라 동맹의 신뢰와 전략적 명확성이다. 한미 FTA를 훼손하고 반미 기류를 조장하며 오산기지를 압수수색하고 친중 이중성을 유지해 온 이재명 정부가 관세 협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플랜 B를 가동한 트럼프 앞에서 한국은 또다시 갈림길에 서 있다. 확실한 한미동맹과 탈 중국 공급망 재편에 적극 동참하는 것만이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한국 경제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미중 사이 양다리는 결국 양쪽 모두에서 버림받는 길이며, 그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의 삶으로 돌아온다. 이재명 정부가 이 냉엄한 현실을 직시할 때, 비로소 한국 외교는 다음 협상 테이블에서 당당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 주요 참고 자료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문 (2026.2.20, Trump v. V.O.S. Selections)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기자회견 전문 (2026.2.20)
NBC News, Fortune, CNBC, NPR, SCOTUSblog (2026.2.20)
재무부 Penn-Wharton Budget Model 관세 수입 추정 (2026.2.20)
SNS TRUTH 트럼프 포스팅 글(2026.02.21자) 2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