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한 文 소득주도성장을 타고 넘는 李 주식주도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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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美 트럼프 등은 새 브레튼우즈 체제를 짜는데, 李 정권은 우물 안 권력놀음에 골몰
■ 트럼프·머스크·워시·베센트, 각자의 위치에서
■ 달러 패권과 국제질서 재편을 밀어 올리고 있다
■ 실패한 文 소득주도성장을 타고 넘는 李 주식주도성장
■ 노란 봉투법·유가상한제 — 글로벌 시스템을 거스르는 즉흥 정책의 청구서
■ 한국 -7.24%, 일본 -3.06%, 대만 -2.20% — 낙폭 격차가 폭로하는 내부 취약성의 민낯
한쪽에서는 역사적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머스크, 케빈 워시, 스콧 베센트 — 네 명이 각자의 위치에서 달러 패권의 재설계, AI 생산성 혁명, 에너지 인프라의 민간 수직계열화를 통해 브레튼우즈 이후 달러 패권의 가장 광범위한 네 번째 조정을 밀어 올리고 있다. 2026년 2월 28일의 이란 공습은 그 재편이 군사 영역으로까지 확장됐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다른 한쪽에서는 3월 9일 오늘, 서울 증시에 매도 사이드카가 또다시 발동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72%(319.50포인트) 하락한 5,265선으로 개장했고, 원달러 환율은 17.4원 뛰어 1,492원에 출발했다. 일본 닛케이는 2%대, 대만 가권지수는 1%대 하락에 그쳤다. 같은 충격에 한국만 유독 깊이 무너지고 있다.
이 낙폭 격차로 한국의 상처가 더 깊은 것은 이란 전쟁이 더 무섭기 때문이 아니다. 세계가 구조적으로 재편되는 시점에 이재명과 민주당 정권은 큰 흐름을 보지 못하고, 시장 메커니즘을 거스르는 즉흥 정책과 우물 안 권력 장악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돈과 달러는 법치가 흔들리고 시장이 왜곡되는 나라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이것이 시장이 보내는 경고문이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출범 이후, 달러 패권은 세 차례 큰 조정을 거쳤다. 1971년 닉슨의 금태환 정지, 1985년 플라자합의를 통한 전략적 달러 약세 유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양적완화 체제가 그것이다. 지금 진행 중인 것은 그 네 번째이자 AI·에너지·디지털 금융을 아우르는 가장 광범위한 조정이다. 트럼프·워시·베센트·머스크는 이 재편을 각자의 영역에서 가속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단순한 강달러도 단순한 약달러도 아닌 '전략적 달러 조정'을 추구하고 있다. 발언과 행보를 종합하면, 수출 경쟁력 확보와 자본 유입 유지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달러를 전략적으로 운용하는 방향성이 읽힌다.
이는 1985년 플라자합의가 달러 강세를 의도적으로 완화해 미국 무역적자를 조정한 선례와 맥락이 닿는다. 달러 준비통화 비중이 2024년 기준 57.4%(IMF COFER)로 하락 추세임에도 외환거래의 89.2%(BIS)가 달러를 경유한다는 사실은, 달러 패권이 붕괴 직전이 아니라 긴장 속 조정 단계임을 확인해 준다.
연준 의장 지명자 케빈 워시는 AI 생산성 혁명을 근거로 현 기준금리 3.50~3.75%가 낡은 기준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그는 단순히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AI 생산성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맞는 통화 준칙(Rule-based policy)의 재확립을 목표로 한다.
1990년대 그린스펀이 인터넷 혁명을 근거로 금리 인상을 자제하며 장기 호황을 이끌었듯, 이번에는 AI가 그 명분이다. 시카고대 클라크 금융시장센터의 경제학자 45명 대상 설문에서 56%는 AI의 금리 영향이 2년간 0.2% 포인트 미만에 그칠 것으로 봤다는 점은 이 구상의 시차 리스크를 보여준다.
일론 머스크는 에너지(테슬라·메가팩)·통신(스타링크)·AI(xAI)·우주(스페이스 X)·결제(X.com)를 수직계열화해 미국의 새로운 안보 인프라 물리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GPU 연산력보다 전력 공급과 냉각 인프라가 AI 패권의 실질적 병목이라는 그의 진단은, 이번 이란 전쟁에서 에너지 공급선 장악이 핵심 목표 중 하나였다는 현실과 정확히 일치한다.
트럼프가 이번 전쟁을 택한 동기는 핵 차단, 중동 재설계, 위안화 결제 실험 차단, 친중 좌파 부정선거 카르텔 붕괴, 중간선거 지지층 결집이라는 다섯 가지 층위가 맞물려 있다. 이란산 원유의 90%가 중국으로 수출되었고, 이란은 탈달러 결제의 선도 실험자였다. 트럼프는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이란이 미국 부정선거에 개입했다고 공언했다.
미국은 에너지 공급선을 끊어 탈달러 실험을 차단하는 동시에 중국에 무언의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것이 이란 전쟁이 단순한 중동 분쟁이 아닌 이유다. 한국 역시 부정선거 카르텔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026년 들어 코스피는 2월 말까지 48% 급등하며 전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 하나에 아시아에서 가장 깊이 무너졌다. 동일한 지정학적 충격에 대한 아시아 증시 반응 격차가 한국의 구조적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경향신문·이코노밍글 종합).
3월 9일 현재 이 패턴은 재현되고 있다. 한국은 사이드카가 재발동된 반면 일본과 대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원달러 환율의 절하 폭도 아시아 주요 통화 중 가장 크다. 이것은 에너지 의존도나 차익실현 압력이라는 현상 설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구조적 내부 취약성이 충격을 배가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구호 아래 최저임금 급격 인상, 주 52시간제 일률 적용, 재정 확장을 밀어붙인 결과는 자영업 붕괴, 고용 유연성 훼손, 가계소득 양극화 심화로 귀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저임금 급등기(2018~2019년) 동안 저임금 일자리 40만 개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이념이 시장 메커니즘을 이겨본 적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
현 정부의 주식주도성장은 그 속편이다. 부동산에 편중된 자산 구조를 금융으로 분산하겠다는 방향성 자체는 일부 타당하다. 그러나 정부가 주가를 직접 부양의 대상으로 삼는 순간, 시장은 정책 변수에 극단적으로 종속된다. 2개월 만에 50% 가까이 수직 상승한 코스피는 건강한 실적 기반 상승이 아니라 정책 드라이브에 의한 거품 확장이었다. 거품은 반드시 꺼진다. 이번 이란 전쟁이 바늘이 되었을 뿐이다.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유가 최고가격제는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 국내 판매 가격을 강제 통제하는 발상이다. 그러나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국내법으로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인위적 가격 통제는 석유 수입사의 수익성을 훼손하고 극단적으로는 공급 자체를 차단하는 역효과를 낳는다.
1973년 석유파동 당시 닉슨 행정부가 이 길을 택했다가 오히려 주유소 앞 줄이 수 킬로미터로 늘어났던 실패는 50년이 지나도록 교과서에 남아 있다.
노란 봉투법은 2026년 3월 10일 시행됐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원청의 하청 노동자에 대한 사용자 책임을 확대한 이 법은, 기업 경영의 예측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흔든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유치하려면 노동 유연성과 분쟁 처리의 투명성이 전제 조건이다. 노동자 보호 강화라는 취지가 타당하더라도, 글로벌 자본 흐름을 역행하는 타이밍과 설계의 문제는 별개로 따져야 한다.
지금 미국은 소형모듈원전(SMR)으로 에너지 주도권을 잡으려 한다. 머스크가 강조하는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스타링크 위성 제조, 방위산업 공급망은 한국의 반도체·조선·원전 기술이 대체 불가능한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한국은 탈원전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에너지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 한 장관은 미 국방부와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통화를 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이 전부였다. 트럼프의 경제적 청구서, 베센트의 환율 재설계, 새 안보 인프라 체계에서 한국의 포지션 — 이런 전략적 사고의 흔적은 없었다.
경제학에는 '자본의 무(無)국적성'이라는 명제가 있다. 자본은 법치가 작동하고 재산권이 보장되며 시장 메커니즘이 존중되는 곳으로 이동한다. 역으로, 검찰 독립이 무너지고 사법이 정치화되며 시장을 거스르는 입법이 쏟아지는 곳에서는 이탈한다. 이것은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자본 흐름의 물리 법칙이다.
이란 전쟁 직후 한국의 원달러 환율 절하 폭이 아시아에서 가장 컸다는 사실은 이 법칙의 실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동 지정학 리스크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검찰 수사 체계 무력화, 사법개혁 3 법 강행, 탄핵 남발, 선관위 독립성 훼손이라는 신호들이 누적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구조화되고 있다.
독일 헌법재판소는 2009년 전자투표 위헌 판결(2 BvC 3/07)에서 일반 시민이 전문 지식 없이 선거 과정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법치와 선거 신뢰는 추상적 가치가 아니라 국가 신용등급의 실질적 구성 요소다. 주한미국대사 공석이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미관계에서 한국의 전략적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상징적 신호이기도 하다. 법치의 회복 없이는 에너지 다변화도, 동맹 강화도, 투자 유치도 사상누각이다.
▏반시장 정책의 궤도 수정
유가 최고가격제 추진을 중단하고, 노란 봉투법의 산업 현장 충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기업 투자 예측 가능성을 복원하는 보완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 주식주도성장이라는 구호를 버리고 기업 실적과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펀더멘털 중심의 자본시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글로벌 시스템 위에서 작동한다. 국내 이념으로 글로벌 메커니즘을 거스를 수 없다.
▏에너지 취약성의 단계적 해소
원유 중동 의존도 70.7%, 호르무즈 경유 비중 95%라는 구조는 모든 중동 위기마다 한국을 최취약국으로 만드는 아킬레스건이다. 미국이 SMR로 에너지 주도권을 잡으려는 이 시점에,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테라파워·뉴스케일 간의 기술 협력 프레임워크를 정부 차원의 전략 과제로 격상해야 한다. 2040년까지 원전 비중 35% 이상을 목표로 한 중장기 에너지 믹스 로드맵을 지금 수립하는 것이 에너지 자립과 안보 동맹을 동시에 강화하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다.
▏법치 회복과 동맹의 전략적 격상
검찰 독립성 회복, 사법 인사의 탈정치화, 선관위 투명성 강화 없이는 어떤 경제 정책도 외국인 투자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방위비 분담 논쟁을 넘어 반도체·SMR·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스타링크 기반 통신 인프라에서 기술 파트너십을 선제적으로 제안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의 새 안보 인프라 체계에서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대체 불가능한 기술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판을 읽는 나라만이 혼돈의 과도기에서 살아남는다
역사상 국제 경제질서가 재편될 때, 이를 먼저 읽고 편승한 나라는 수혜자가 됐고, 국내 정치에 매몰되어 큰 흐름을 놓친 나라는 희생양이 됐다. 1944년 브레튼우즈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나라들이 그 후 수십 년간 달러 패권의 수동적 수혜자 혹은 피해자로 머물렀듯, 지금 이 전환을 읽지 못하면 그 비용은 다음 세대가 치를 것이다.
반도체·배터리·조선이라는 전략 자산은 아직 살아 있다. 머스크의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스타링크 위성 제조, 미국 방위산업 공급망에서 한국의 기술이 대체 불가능한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그러나 시장을 거스르는 입법, 법치 훼손, 선거무결성 오염, 동맹 균열이 이 자산을 갉아먹고 있다. 달러 패권의 네 번째 조정이 진행되는 이 시점에 한국이 어떤 포지션을 차지할 것인지는 결국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3월 9일 오늘 코스피 사이드카는 단순한 주가 하락 신호가 아니다. 세계가 큰 전환의 전장에서 포지션을 다투는 동안,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우물 안 권력놀음 정치에 골몰하고 있는 것에 대한 시장의 경고문이다. 판을 읽는 나라만이 혼돈의 과도기에서 포지션을 지킨다.
칼럼니스트 박대석
참고자료
[통계 및 데이터]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원달러 환율 추이」, 2026년 3월
한국거래소, 「코스피·코스닥 시장 데이터」, 2026년 3월 3일·9일
한국석유공사, 「국내 원유 도입 현황」, 2025년
IMF, Currency Composition of Official Foreign Exchange Reserves (COFER), Q3 2024
BIS, Triennial Central Bank Survey of Foreign Exchange Turnover, 2025
한국경제연구원,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 효과 분석」
[법률 및 판례]
독일 헌법재판소, 전자투표 위헌 판결, 2009년 3월 (2 BvC 3/07)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개정(노란 봉투법), 2026년 3월 10일 시행
[국제기구 및 연구기관]
브루킹스연구소, 「2026 미국 중간선거 전망 분석」
모건스탠리, 「이란 전쟁 아시아 취약성 분석」, 2026년 2월
시카고대 클라크 금융시장센터, 「AI 붐과 금리 전망 설문조사」, 2026년 2월
[언론 보도]
경향신문, 「이란발 검은 화요일, 원화·코스피 낙폭 아시아 최대」, 2026년 3월 3일
머니투데이, 「코스피 5200선 하회, 국제유가 급등에 사이드카」, 2026년 3월 9일
이코노밍글, 「코스피 7% 폭락, 아시아 낙폭 두드러져」, 2026년 3월
헤럴드경제, 「경제위기 쓰나미 몰려오는데 사법파괴 3대 악법 강행」, 2026년 3월 5일
Financial Times, "Kevin Warsh plans to cut rates after taking over at Fed", February 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