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ershifters 둘째 주의 기록
Careershifters 프로그램의 둘째 주를 마무리했다. 둘째 주의 미션은 첫 주보다 어려웠다.
이 미션의 목적은 낯선 사람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요청하며, 나의 안전지대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는 것이었다. 요청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내가 평소에 요청하는 것보다 더 대담한 것을 요청하기. 질문을 떠올렸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한다면 대담한 질문인 것이다!
원하는 것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하기
요청의 이유를 진심으로 전달하기 (진정성의 힘은 강력하기 때문!).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커리어 전환 프로그램 참여를 이유로 제시해도 괜찮음.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기기
상대방의 반응에 크게 연연하지 않기. '아니요'라는 답변은 그저 요청을 거부하는 것일 뿐임을 명심할 것.
처음 이 미션을 받고 도대체 뭘 물어봐야 할지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아무런 의미 없는 것을 요청하고 싶지는 않아서, 내게 어떤 의미가 있는 무언가를 요청하자고 다짐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Aerial Hoop 세 번째 수업에서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께 내가 운영하는 뉴스레터 ‘Brooklyn.wav’ 인터뷰를 요청하기로 했다. 선생님은 완전히 낯선 사람은 아니었지만, 따로 대화를 해본 적은 없기 때문에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 질문이 입 밖으로 나오기까지 이 질문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 한동안 곱씹어 보는 시간이 필요했고, 수업이 끝난 후에 사람들이 스튜디오를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선생님은 인터뷰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셨고 대화를 통해 서로를 조금 더 잘 알게 됐다. 막상 한 번 해보고 나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요청을 해보고 싶어졌다. 뉴스레터 2분기의 주제는 ‘브루클린 로컬’인데, 내가 인터뷰하는 대다수 사람이 이미 아는 사람이기 때문에 느꼈던 아쉬움이라는 좋은 내적 동기도 생겼다.
회고 미팅에서 많은 메이트들이 공감했던 것은 ‘나는 평소에 도움을 잘 요청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과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해 시간을 써야 하는 무언가를 요청해야 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미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은 의외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좋아한다’라는 사실이었다. 어떤 메이트들은 한 번 대담한 요청을 하고 용기가 생겨 다른 상황에서도 계속 이런저런 요청을 하게 됐다고 했다. 코치는 그게 바로 우리가 커리어 전환을 위해 단련해야 하는 근육이라고 강조하셨고 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8주 동안 계속 그 근육을 훈련하는 연습을 할 것이라고 하셨다. 결국 기회의 문은 사람이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verything that is currently inside your comfort zone was once outside of your comfort zone.
지금 당신의 안전지대 안에 있는 모든 것이 한때는 안전지대 밖에 있었습니다.
두 번째 미션은 채용 프로세스를 뒤집어 내게 이상적인 고용주를 채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채용 광고를 만드는 것이었다 (프리랜서/사업가의 측면에서도 만들 수 있다). 이 미션은 프로그램 참가자와 파트너가 되어 서로에게 질문하며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내 파트너 팸은 현재 동생과 뷰티 살롱을 운영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회계, 인적 자원 부서 일을 했었다. 우리는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을 번갈아 이야기하며 ‘한 달에 한 번은 웰빙 데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일 년에 한 분기는 다른 도시에서 일하는 것을 장려했으면 좋겠다.’ 등의 서로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쉴 새 없이 주고받았다. 사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우리가 불만족스러웠던 예전 경험에서 나왔다. 내 경우 지난 직장을 떠올리며 직무와 상관없이 다른 부서와 협업하는 기회, 새로운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어야하고 기계적인 반복 업무는 Ai로 대체해야 할 것을 명시하기로 했다.
그렇게 미팅이 끝나고 문득 작년 말 밑미에서 나이님과 함께했던 커리어 글쓰기 리추얼이 떠올랐다. 채용 광고를 작성하며, 나는 '생각하고, 배우며,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나만의 가치를 발견했다. 나이님과의 리추얼처럼, 이번 미션을 통해서도 잠재적 고용주에 대한 나만의 가치관과 기준을 정립하는 시간을 가졌고, 회사와 나의 관계가 단순한 고용주와 직원 간의 관계가 아닌 동반자의 관계가 될 수도 있음을 인지했다. 어쩌면 이전 커리어에서 내가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는 ‘수동적인 직원’이 되어 일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 채용 공고에 적힌 협상 불가 조항들>
반복적이고 지루한 업무는 Ai로 자동화 시킬 것
회사와 개인간의 명확한 경계: 잦은 회식, 업무 시간 외 회사 친목 행사 참여를 원하는 회사는 지원 불가
사내 정치 무관용 원칙
실무형 역할: 다른 사람의 업무를 관리하거나 감독하지 않는 것. 특히 소규모 조직에서는 관리자 역할이 업무 진행에 걸림돌이 되고 내부 정치를 조장할 수 있음
다음 주의 미션은 더 어렵다. 3명의 사람(내가 아는 사람 1명, 내가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 1명, 내가 모르는 사람 1명)에게서 그들의 일을 인터뷰하는 기회를 얻어내야 한다. 잘할 수 있을까? 다음 주에 나는 과연 어떤 사람들과 인터뷰 약속을 잡게 될지 기대가 되면서도 과연 모르는 사람들에게 콜드 메일을 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