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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Aug 07. 2020

이메일 연재 [1인분 영화]의 1년

천천히 꾸준하게 계속해보기

에버노트에 쌓인 '1인분 영화'의 원고들


[1인분 영화]라는 이름의 이메일 연재를 시작했던 2019년 8월. 어쩌면 당연하게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고, 무엇인가를 멈춤 없이 1년간 행해왔다는 사실만이 남았다. 어쨌든 1년.


약간의 기대가 없지도 않았다. 예를 들어 운이 좋다면 아주 느리게 조금씩 구독자 층이 넓어지고 구독자 수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뭐 그러는 것. 그렇게 이것이 또 하나의 고정 콘텐츠가 되고 하는 것. 잘 다듬고 포장하는 것보다는 생각하고 느낀 그대로를 쓰는 것에만 간신히 자신 있었으므로, 사실은 아름답고 이상적인 바람에 가까웠다. 다만 어느 정도의 현상 유지만큼은 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더 좋아지거나 더 나빠지지 않더라도 어떤 상태를 지킬 수는 있었다는 것.


그것에 대해 생각한 1년이었다. 그러니까 1년 동안 매주 세 번의 마감이 52회 반복되었다고 하면 글 한 편당 대충 2천 자로 계산해도 31만 2천 자가 나온다. 정량이 정성이 된다면 이걸로 책이 되어도 몇 권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굳이 따지자면 나는 '책을 쓰기 위해 글을 쓴다'기 보다 '글을 계속 쓰다 보니 가끔 그게 책이 되기도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그 1년의 기간 동안 다시 회사 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새로운 모임들도 하게 되었으니. 결국은 내 유일한 무기이자 존립의 방식일 수밖에 없었다. 한때 프로필에 '취미는 '천천히', 특기는 '꾸준하게'입니다'라고 써놓은 적이 있었다.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재능이 달리 없어서 무언가를 계속해보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가 아니라 제 무기는 뭔가를 계속해보는 것입니다, 라고.


쓴다, 오늘도.

인스타그램: @cosmos__j

그 외 모임/클래스 공지: lnk.bio/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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