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일 강의 죽음’(2022) 개봉 전 프리뷰
*본 글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내용과 평가를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이제는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이름이 마치 지나간 이름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가 남긴 추리 소설들은 이 장르의 전설이자 고전처럼 회자되며 소설 외의 미디어를 통해서도 꾸준히 재창작 혹은 재생산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어쩌면 당연하게도 영화인데, 최근 넷플릭스가 두 편의 속편 제작 판권을 구매해 화제가 된 라이언 존슨의 <나이브스 아웃>(2019)처럼 미스터리 추리물은 현대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중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은 이미 <정부>(1957), <패딩턴발 4시 50분>(1961)부터 시작해 최근 <오리엔트 특급 살인>(2017)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영화들로 스크린에 구현된 바 있기에 그의 소설을 직접 읽어보지 않았어도 대부분 이름 정도는 들어보았을 것이다. 지금 다룰 신작 영화 <나일 강의 죽음>(2022) 또한 애거서 크리스티 원작이다. 이미 1978년에도 제인 버킨, 미아 패로, 베티 데이비스 등의 출연으로 이미 영화화된 적이 있으니, 40여 년 만에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원제: Death on the Nile
*감독: 케네스 브래너
*각색: 마이클 그린
*출연: 케네스 브래너, 갤 가돗, 레티티아 라이트, 톰 베이트먼, 아네트 베닝, 에마 매키, 로즈 레슬리 등
*국내 개봉: 2월 9일 예정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시놉시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이을 또 하나의 완벽한 살인 사건
“살인은 시작에 불과했다!”
행복한 신혼부부를 태운 나일 강의 초호화 여객선
그곳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위태롭고 불길한 분위기의 선상에서 탑승객들을 심문하는 탐정 ‘에르큘 포와로’
모두가 범인으로 의심되는 가운데,
연이어 발생한 살인 사건은 그의 영혼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관객은 마지막 순간까지 예기치 못한 반전으로 놀라운 결말에 이르게 된다.
당연하게도 주인공이자 명탐정 캐릭터인 ‘에르큘 포와로’ 배역을 연기한 것은 물론 연출까지 맡은 케네스 브래너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이미 크리스티의 또 다른 유명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영화화하고 주연을 맡은 것과 더불어 <토르: 천둥의 신>(2011), <신데렐라>(2015) 등 감독 필모그래피를 보면 역사가 깊은 신화 내지 고전과 깊은 연관을 지을 수 있다.
그의 감독작들을 함께한 주요 스태프들 역시 <나일 강의 죽음>에 이어서 참여했다. 시나리오 각색을 한 마이클 그린은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비롯해 <블레이드 러너 2049>(2017), <로건>(2017) 등을 작업했다. 촬영 감독인 해리스 잠바로코스 또한 <오리엔트 특급 살인>, <신데렐라>(2015), <잭 라이언: 코드네임 쉐도우>(2014), <토르: 천둥의 신> 등 케네스 브래너의 연출작에서 오래도록 협업해왔다.
예고편을 통해서도 이미 확인하고 기대할 수 있는 바는, 카이로, 룩소르, 아스완 등 이집트 현지 로케이션을 배경으로 한 풍광과 시대극의 묘미라 할 수 있는 당대의 의상, 미술 등 프로덕션을 65mm 필름 카메라로 얼마나 실감 나게 담아냈을까 하는 부분이다.
<나일 강의 죽음>의 주인공인 에르큘 포와로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서도 이스탄불에서 런던으로 향하는 열차를 배경으로 탐험가적인 여정을 소화한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무대가 열차 대신 여객선으로 바뀌었지만, 움직이면서도 제한적인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관객들 또한 함께 승선한 듯한 체험도를 영화의 프로덕션이 구현해 낼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여담: 콧수염이 거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은 에르큘 포와로를 연기한 건 물론 케네스 브래너가 처음이 아니다. 배우이자 극작가였던 피터 유스티노프(1921~2004)를 비롯해, 내게는 팀 버튼의 <빅 피쉬>(2003) 속 아버지 역으로 각인된 앨버트 피니(1936~2019), 데이비드 수셰이(1946~)가 억양, 외모 등 저마다의 특징을 담아 여러 영화와 TV 시리즈를 통해 배역을 소화해왔다.
에르큘 포와로라는 캐릭터와 그의 여정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두 번째 남편이 고고학자였던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탐험 혹은 모험이라는 단어를 통해 떠올릴 수 있는 낯선 공간과 세계와의 조우, 그리고 우연한 만남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 크리스티 자신이 열차 여행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구상되었던 것처럼, 설정만으로 보면 거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속편처럼 읽힐 여지도 충분한 <나일 강의 죽음>은 이미 2019년 말 촬영을 마쳤음에도 그동안 (모두가 알고 있을 그 이유로) 개봉이 여러 차례 미뤄져 왔다.
이 모험으로 관객들을 인도할 캐스팅 이야기도 잠시(?) 해볼까. 감독이자 주연인 케네스 브래너 외에도, <원더 우먼> 시리즈 ‘원더 우먼’과 <분노의 질주> 시리즈 ‘지젤’ 역으로 관객들에게 각인된 갤 가돗이 작중 주요 사건의 중심이 되는 부유한 상속녀 ‘리넷’ 역을 연기했고 <캡틴 마블>, <우리의 20세기>, <아메리칸 뷰티> 등 다수의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2회 받은 아네트 베닝, <블랙 팬서>와 <어벤져스> 시리즈 속 ‘슈리’ 역으로 인상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레티티아 라이트 등이 주연한다. [왕좌의 게임] 시리즈 ‘이그리트’ 역, [다운튼 애비] 시리즈 ‘그웬 도슨’ 역으로 국내에도 알려진 로즈 레슬리,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시리즈 ‘매브’ 역의 에마 매키 등,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나 최근 <나이브스 아웃>의 빼놓을 수 없는 관람 포인트였던 화려한 캐스팅도 <나일 강의 죽음>에서 이어진다. 제니퍼 손더스, 애덤 가르시아, 톰 베이트먼 등 <오리엔트 특급 살인>에 출연했던 이름들도 여럿 눈에 띄어 연출자 케네스 브래너를 향한 신뢰를 짐작하게 한다.
케네스 브래너를 배우로서는 물론 감독으로도 높이 평가하는 편이다. 배우로서 그가 지닌 카리스마만큼이나, 여러 작품들을 거쳐 <오리엔트 특급 살인>-<나일 강의 죽음>에 이르러 그의 작품 세계가 보다 더 자리를 잡아가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지. 매체 인터뷰를 통해 케네스 브래너는 <나일 강의 죽음>에 대해 “Very dark, very sexy, and unsettling”한 작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말 ‘다크’하고 ‘섹시’하고 (몰입도로서의 좋은 의미로) 불안을 전염시키는 작품으로 기억될지는 2월 9일에 극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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