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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진 Mar 06. 2024

'쉽게 돈 버는 공략집' 같은 건 없다

과대광고된 부자되는 법

몇 년 전부터 그런 건 시중에 제법 많이 보였다. 가령 '미래의 부'랍시고 "한국인 3명 중 2명이 OTT 서비스를 이용한다. 1위는 전체시장의 62%를 차지하는 유튜브, 2위는 16%를 차지하는 넷플릭스다." 같은 문장을 300쪽 넘게 써서 만 칠천 원에 파는 책도 있었다. (그 저자의 '인문학' 설파는 전부터 문제가 많았다. 예컨대 어릴 때부터 라틴어 원서로 된 책을 읽혀야 한다는 식.) 자기계발은 필요하고도 좋은 것인데 그걸 망치는 사람들 말이다.


요즘 주로 뜨는 자기계발은 '쉽게 돈 버는 법'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자산을 축적하고 불리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건 그 자체로 나쁜 일이 아니지만, 문제는 마치 그걸 따라하기만 하면 누구나 부를 얻을 수 있고 그걸 행하지 않으면 "열심히 살지 않는 것" 취급하는 경우다. 그것이야말로 명확한 '가스라이팅'이다. 과대광고와 공포마케팅 뒤에 실속은 없다.


굳이 이름을 말하지는 않겠지만 딱 떠오르는 유명한 이름들이 몇 개 있을 것이다. 하나같이 스토리텔링은 똑같다. "책을 (수 백 권) 많이 읽고 분석해야 한다"라든지 "원하는 바가 이루어졌을 때의 나 자신을 상상"하라든지. 1,000억 원짜리 계약을 성사시킨 비결이라고 '그걸 따냈을 때 자신을 끊임없이 시각화하기'를 당당히 영상에서 언급하는 사람은 수천 억 원 대 자산가로 스스로를 포장하면서 '꿈 노트'를 4만 원대에 팔고 있다.



그렇게 '돈 버는 법'을 팔아 돈을 버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말할 때마다 사실관계가 달라진다. 몇 개 법인의 대표라든지, 어떤 회사를 몇 년도에 설립했다든지, 어느 대학을 몇 년도에 어디서 나왔다든지 하는 것. 아니면 절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구분하지 않고 액수를 강조한다든지.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절대 명확하지 않고 추상적이다. 영상 등을 통해 그들의 '강의'를 보면 횡설수설하고 말에 두서가 없으며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고 중언부언한다. 그들의 과거 이력은 언제나 불명확하고 언제나 의혹이 뒤따른다. 그들이 내세우는 성과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근거도 없다. 언제나 그들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자신을 질투하는 사람들의 흠집 내기' 정도로 치부한다.


그런 사람들이 '글쓰기' 강의를 하거나 '월 999만 원 자동 수익' 같은 제목의 유료 강의를 내놓거나 책을 파는 걸 막을 근거는 없고 그들 중에는 실제로 특정한 사업을 일궈낸 사람도 있다. 그러나 따라하기만 하면 단번에 통하는 인생의 공략집 같은 건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있다고 해도 그걸 실행하려면 수 년에서 수십 년이 반드시 걸린다. 노력과 운이 뒷받침되고 수많은 경우의 수와 선택의 기로가 있다. 쉬운 비결이 있다고, 단기간에 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아볼 것도 없이 반드시 거르면 된다. 그들은 선한 영향력을 나누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책팔이 혹은 장사꾼에 불과할 뿐이다. 세상에는 그보다 드러나지 않은 훨씬 더 좋은 이야기, 더 진실되고 더 가치 있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유해한 지식산업의 선두주자'라는 제목으로 모 베스트셀러 저자를 둘러싼 문제점을 지적한 영상이 있어 흥미롭게 보았다.

https://youtu.be/-KRuwKPjTfo?si=IQaAT-VEHf7v1HyZ



*인스타그램: @cosmos__j

*모임/강의 등 공지사항: linktr.ee/cosmos_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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