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당선 후유증
어제는 1시부터 눈이 오기 시작해서 선녀 놀이 할 수 있을까?
잠깐 고민을 하고
창문을 보니
눈이 천천히 내리는데 알맹이가 베개에 들어있는 인조솜 같은 느낌
함박눈은 아니야
쌓일까?
기온이 1도? 영상인데
한창 산의 땅은 목말라하는데 산들이 흙들이 다 먹을까?
선녀놀이를 하려면 겨울에는 많이 젖어있으면 발바닥이 많이 시리다.
동상에 걸릴 위험도 역시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선은 수련활동으로 결론 내리고
등산화에 양말, 스패츠까지 장착했다.
역시 양쪽 무릎에는 핫팩을 2개씩 4개.
눈들이 얼굴에 닿는다.
이곳에, 여기에 1월에 오는 두 번에 눈이야.
좋아, 눈들아 눈들아 안녕
산 입구는 아직 내리는 눈이어서 그런지
낙엽들이 살짝 젖어있다.
벗을까 말까
조금 더 들어가서 등산화를 벗고
선녀로 변신한다.
아, 살짝 차갑다.
정신이 번쩍 든다.
자연과 연결 시작!
촉촉한 겨울이야.
눈들이 점점 쌓이고 나는 속도를 더 내고 있다.
아마 발이 점점 시리고 있는 중.
얼고 있는 중인가?
몇 주 전 겨울비에 선녀활동을 완수했다가 몸살이 걸린 적이 있어서
오늘은
산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끌림을
놓아주어야 해!
그렇게 겨우 멈출 수 있었고
큰 바위가 있는 곳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었다.
양말을 신고 등산화를 신으니
조금씩 발이 따뜻해지고
속도로 느려지면서
산의 풍경들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겨울의,
눈이 많이 오는 날은
선녀활동을 멈출 수도 있다.
그런 날은 수련활동을 하면서 풍경들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
사실
선녀활동에 과몰입할 때는
맨발이 아니면 산에 갈 이유가 없어.
이렇게 극단적으로 생각한 적도 있어서
겨울에는 꼭 선녀활동을 할 수 있는 따뜻한 시간대만 고집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선녀활동을 꼭 해야만 해
그런 생각보다는
이젠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신묘한 풍경들에 취해
집에 와서
핸드폰을 열어보니
헉
브런치 작가에 당선되었습니다
라는 문구가 첫 화면에 떠 있다!
어머나 세상에
아이에게 말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그 소식을 알리고
잠들 수가 없었다
도파민이 막 분출됨
이렇게 글을 쓰니 그 도파민이 조금씩 글로 변신한다.
세상사람들에게 나를 알린다는 것은,
떨리고
재미있고
흥분되고
브런치에 당선되었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심사기준에 통과되어
인정받았다는 거.
여기 작가 서랍의 글들에 적힌 숫자를
자세히 보니
2020년부터 글을 쓰기는 시작했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니
나도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것에 감격 ㅎㅎㅎㅎ
이런 도파민을 잠재우기 위해
우선은 일어나자마자 산에 가기로 결정하고,
나의 아름답고 아름다운 산이여!
오늘의 산은 어떤 모습일까?
어제 내린 눈이 제법 쌓여있을 것이고,
아침 기온이 영하이기에
땅에 눈이 남아있을 거야.
오늘은 선녀 대신 수련활동을 해야지.
신발을 신어 발이 따뜻하고
나무들에게 거리낌 없이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그네들을 막 안아주었다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을 너희들이 식혀주면 좋겠다.
나무인간을 양팔 벌려
안아주며
넘쳐나는 도파민을 나누어 준다
생각해 보니
집에 있는 가족들과는 어떤 스킨십이 없었잖아?
나무인간들을 안아주었다.
우선은 여기까지 쓰고 인간세상으로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