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SMO Dec 01. 2021

화성 세끼

마션∙앤디 위어 | 책리뷰

『마션』은 거짓말 조금 보태서 화성 패치된 '삼시 세끼'. 같은 문학 작품에서 찾자면 화성 버전의 『로빈슨 크루소』 정도라고   있겠다. 오지에 갑자기 홀로 떨어진 주인공의 분투와 탈출기, 하지만 이번엔 무려 54.6백만 km(지구와 가장 가까울 ) 떨어진 화성이다. 지금은  책을 진작에   것을 후회하고 있지만, 다양한 핑계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보게 되었다.


변명이자 여담이지만, 읽을 책을 의식적으로 만지작거리고 눈에 잘 띄는 곳에 놔두는 등  독서에 점점 익숙해지려 힘겹게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강압적으로 읽는 재미를 알아가려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언젠가 책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블로그를 꾸며보는 게 꿈이기 때문이다. 꿈과 현실의 간극을 줄이는 일은 이렇게 고단한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보다는 '아는 만큼 실천하라'가 진리에 가깝다는 말처럼 부단히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다. 아무튼 그렇다는 말이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런 이야기(오지 탐험)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류의 동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낯선 장소, 새로운 환경, 보지 못했던 대상에 대한 호기심은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모든 생명체의 기본적인 욕망이기도 하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기원전부터 사람들에게 구전된 이유도 아마 비슷하지 않을까? 그래서일까 오디세우스와 화성에 혼자 남겨진 마크 와트니는 많이 닮았다.


삼시  끼도 마찬가지이다. 출연자들의 예능감이나 화려한 영상미에 앞서 고립된 오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절박함 간접 체험한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없는 존재들과 대항해 살아남고,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끊임없이 겪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이라는 종에겐 일종의 로망이기도 하다.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상당히 유능한 과학자이자 정서적으로 안정된 인간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인류가 경험한 적 없는 화성이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한다는 것은 주인공처럼 뛰어난 과학자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밥이 제일 큰 문제다! 과연 어떻게 해결하게 될까? 그리고 그는 지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화성에서 탈출하라


주인공은 가족과 친구들이 사는 지구로 돌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하긴 그런 전제가 없다면 아마도 이야기 전개 자체가 불가능하겠지만) 그래서 나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나도 주인공처럼 간절히 이곳으로 돌아오길 바랐을까? 무엇이든 혼자서 한다는 것은 외롭다. 그리고 외로움보다 더 끔찍한 것은 외로움에 너무 익숙해서 외로움이 무엇인지 모를 때라고 생각한다. 나도 돌아오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서......


쉽게 상상하긴 어려운 상황과 소재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야기가 단순한 흐름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주인공의 화성 탈출기는 우리의 영혼이 빨려 들어갈 정도로 재미있다.


『마션』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재미있다라고   있을 정도로 꿀잼이다. 투박하지만 독자들의 시선을 한방에 사로잡는  문장부터, 여운과 약간의 감동이 묻어있는 마지막 문장까지 우리들을 화성의 폭풍 속으로 몰아붙인다. 지루할  없이 이어지는 사건 사고들, 이를 해결하려는 주인공의 처절한 분투는 감정이입을 넘어 동지애를 느끼기에도 충분하다.


소설을 쓰기 위해 화성에 갔다 왔을 리 없겠지만, 저자는 직접 화성을 가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화성의 모습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주인공의 화성 생활도 매우 자세하게 묘사해서 마치 NASA에서 송출하는 화면을 직접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이다. 이런 세밀함은 저자의 천문학적 지식이 상당한 수준임을 말해준다.



평소 SF소설에 관심이 없거나, 아니면 이제  SF소설의 재미를 알기 시작한 초심자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깊은 가을밤, 산책도 친구들과 수다도 지겹게 느껴진다면 가볍게 『마션』의  문장만 읽어보자. 순식간에 마지막 문장을 읽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어려운 상대성이론의 시간과 공간의 왜곡을 몸으로 익히게  것이다.


마션
저자 : 앤디 위어
번역 : 박아람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추천 : ⭐️⭐️⭐️
매거진의 이전글 민주주의, 잘 계신가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