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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친구의 결혼식 전날이 되었다.
친구와 나는 모두 서울에 직장을 잡아
서울에 거주하고 있지만
결혼식은 부산에서 치러졌다.
친구는 미리 내려가있을 수 있게
숙소를 잡아주었고
그 덕에 나는 전날밤 숙소에 미리 도착하여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결혼식날 아침
결혼식 시간은 12시가 넘어서
여유가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유튜브를 켜서
목 푸는 법을 검색했다.
목을 풀고 축가로 부를 곡도 몇 번 불러보았다.
준비완료.
이제 씻어볼까?
그런데 10시쯤 결혼식 관계자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늘 축가 하시는 분 아니시냐고,
지금 어디시냐고.
나는 축가 하는 사람이 맞고,
지금 같은 건물 숙소에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내려오란다.
예상과 달리 너무 빨리 부름을 당한 나는
부리나케 샤워를 하고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샤워를 급하게 하고 나오니
그때 또 울리는 전화.
아까 그 결혼식 관계자였다.
11시 결혼식 축가하는 사람과 헷갈렸단다.
나는 더 있다 내려와도 된단다.
저한테 왜 그러세요.. 덕분에 샤워도 제대로 못했다고요 ㅜ
그렇게 에피소드를 하나 남기고
나는 예정 시간에 식장에 내려가
축가 리허설을 준비했다.
하객들도 속속들이 도착하기 시작했고
하객으로 온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나는 리허설 준비로 전화를 받지 못했다.
이후에 만나서 들으니
신부대기실에 사진을 찍으니
빨리 오라는 것이었다.
숨기려고 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말을 안 했나 보다.
친구들은 내가 축가를 부르는 것을 몰랐고
무대 위에서 축가준비를 하는
나를 보고 빵 터졌다.
축가는 실수 없이 잘 끝났다.
나는 신랑을 한번 안아주고
임무를 완수한 체 무대를 내려왔다.
지금생각해 보면
축가라는 게 한 번쯤은 해볼 만한 것 같다.
그런데 또 부담감이란 것도 커서
두 번은 안 할 것 같기는 하다.
다른 친구가 부탁하면 어떻게 거절하지..?
그렇게 2025년 올해는 '축가'라는
인생의 특별한 에피소드
하나를 남기며 지나갔다.
친구야 결혼 축하한다.
2025.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