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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만은방랑자 Feb 10. 2022

'머대골'이 잠 못 들게 하는 그의 질타

기본을 운운하는 그에게 필요한 기본

머대골. 나는 머리만 대면 곯아떨어지는 사람이다. 오늘은 영 잠이 오지 않는다. 새벽 4시까지 재즈음악도 들어보고 지루한 영화도 틀어보고 가만히 천장을 바라봐도 소용없다.


내가 이렇게 잠도 못 들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부장 때문이다. 욱하는 성질과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정말 상대하기 어렵다.


오늘도 고성으로 질타를 하는데 식은땀이 났다. 이 사람은 특유의 말투, 말끝마다 '어?'하며 호전적으로 느껴지는 그 말투가 대꾸하기 힘들어 포기하게 만든다.


물론 부장의 말을 인정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더 꼼꼼하게 또 영리하게 일을 했어야 했다. '기본은 하자'는 그의 말에 주눅들었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내 능력이 모자란다는 말이기에 야근을 해가며 가르쳐준 사람 없이 일을 완성했다.

물론 1년 차 사원으로서 배우려는 태도와 열정은 필수이지만, 부장이 말하는 '기본'을 하기 위해 부장 또는 회사도 '기본'은 해줘야 한다. 사원이 일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드는 기본. 리더의 기본이란 사람을 살펴서 업무를 분배해주고 동기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내 업무는 올해 인사이동 때문에 다른 분이 하던 일이 추가됐다. 인사부터 마케팅까지 가짓수만 16개의 업무를 맡는다. 이런 나에게 기본을 요구하려면 새로운 사람을 데려와서 업무 분장을 제대로 해야 는 것 아닌가.



휴무에 전화해서 나오라고 하는 등 부장의 강압적인 모습에 진절머리가 날정도다.


오늘은 부장이 합쳐서 한 시간 정도 고함과 질타를 퍼부었다.

돈보다 사람 때문에 이직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유를 피부로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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