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교환학생2018_삶1

적응에서 삶으로

by 시골쥐 아무개

본 글은 2018년, 글쓴이가 모 포털사이트에 교환학생 생활 중 썼던 포스팅을 가져온 글입니다.

어린 나이에 쓴 글이라 다소 어리숙하고 지금과 다른 가치관과 생각을 가져 지금의 제가 보아도 어색하기 그지없는 글이지만 나누고 싶어 가지고 왔습니다.



2018. 9. 29. 1:15의 글


블로깅을 조금 게을리 한 탓에 오늘은 간단하게 적어보려 한다.


이제, 내 글은 적응에서 삶으로 넘어갔으며
신기했던 많은 것들이 무덤덤한 일상이 되었다.

나의 교환학생 6개월 중 대략 2주가 지나갔다.
빠르면 빠르고 느리면 느리다.
나는 교환학생을 오기 전에 무엇을 얻고 싶은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다.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image_4683530141538149611813.png?type=w773 등굣길에 있는 작은 정원




언젠가 계속해서 한국을 나가서 더 넓은 세상에서 일하고 싶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
좋은 파트너를 만나서 좋은 프로젝트를 이뤄내고 싶다
등등 많은 꿈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을 나가자 라는 결론이 나왔다.
물론 한국에도 멋진 사람들과 멋진 팀이 많다.
하지만 누군가가
인생의 1/3을 한국에서 살았다면 나머지는 다른 곳에서 살아보는게
즐겁지 않겠냐는 말을 했다.
그 말이 내 고민의 방아쇠를 당긴 원인도 있다.


그리고 일본은 내 선택지 중 하나 였다.
우연찮게 학창시절 때 많은 것을 접하고자 했고
그러다 자연스럽게 일본어를 익히게 되었다.
문맹이지만.

따라서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가지다.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내가 일본을 선택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2년전의 도쿄 여행도
조금이나마 일본이라는 나라를 알아 보고자 떠났다.

그러나 여행과 삶은 천지차이다.
여행은 좋았으나, 무언가를 얻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이번 교환학생 생활이 되리라.
그래서, 이 2주 동안 나는 일본이란 나라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았던가,

당연히 2주로는 결론을 내리기엔 짧으므로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게 나의 대답이다.



image_4686984001538149710707.png?type=w773 학교에서 본 해질녘의 동네



일본은 여러방면으로 우리나라보다 우수한 점이 많다.
가령, 일본은 한국보다 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나은 편이다.
어느 곳이나 장애인 시설이 준비되어 있으며
실제로 일본에 와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
길을 걸어다니는 시각장애인 등을 꽤나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무언가에 대한 고집이 그 이상의 발전을 막고 있기도 하다.


한국은 계속해서 이상을 향해서 논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본은 그에 대한 논의가 멈춘 듯 하다.

과연 나는 이 나라에서 세금을 내며,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단순히 이 나라의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와 사람이 좋다
라는 이유만으로 살기엔,
부족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삶에는 그 이상의 더 많은 이해관계들이 존재하고
그 이해관계들이 잘 맞아 떨어질 경우에
비로소 나는 행복 혹은 만족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난 그 누구보다도 행복에 집착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런 깊은 생각까지 빠지게 되어버린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일본은 어떤 나라일까.



image.png?type=w773 밤의 텐만구




2018.09.27

꽃꽂이 수업

어학당 수업 외에 굉장히 유학생 다운 수업을 했다.
바로 꽃꽂이 수업

한국에서도 꽃을 그다지 만져 본적이 없어서 내심 기대가 됐다.

일본은 사당 문화여서 그런 곳에 꽃을 받치기 위해서 여기 저기에 꽃을 많이 판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일본에 와서 꽃집을 굉장히 많이 봤었다.

꽃꽂이 수업을 하는 건물은 학교 밑에 있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일본식 가옥이었다.
들어가니 다다미와 낡은 나무 냄새가 풍겼다.

내부사진은 정신이 없어서 다음에 찍어 올리도록 하겠다..

image.png?type=w773 햇빛이 따스하게 들던 복도


전에 포항 일본식가옥에 갔을 때와 같이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였다.

꽃꽂이 선생님은 연세가 좀 있으신 분이셨는데
일본어를 굉장히 고급? 스럽게 구사하셨다.
경어도 굉장히 많이 쓰셔서 못알아 듣는 것이 더 많았다.

꽃꽂이 용어 자체도 어려웠고.

선생님은 제대로 된 기모노를 차려 입고 오셨는데
그런 기모노를 본 건 처음이였어서 굉장히 새로웠다.


image.png?type=w773 각자 제공받은 꽃들과 도구들


각자 꽃,연장, 꽃꽂이를 할 도자기들을 제공 받았다.
꽃은 수업이 끝나고 가져가라고 하셔서 기숙사에 고이 장식해 놓았다.


image.png?type=w773




늘 작품을 보면서 어떻게 고정시키는 걸까 했는데
저렇게 뾰족한 틀에 박아 넣는 것이였다.
그 안에 물을 가득히 채우고 꽃을 원하는 대로 꽂아 넣는다.


image_9367595221538150518263.png?type=w773 선생님의 작품

선생님께서 먼저 시험을 보이셨는데
'자연스러움' 에 대해서 많이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자연스러운 느낌을 위해서 여기에 놓는다와 같이
설령 가위로 자르더라도 그것이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도록 연출하라고 하셨다.

또한 꽃 줄기를 물 안에 넣고 자르면 더 오래 살아 있는다고 하셨는데
나는 가위질 자체가 어려워서
피를 보고 말았다.


image.png?type=w773





그렇게 를 본 작품은 여기


image.png?type=w773









image_2728952041538150769973.png?type=w773



선생님 작품보다는 뭔가가 어리숙 하지만
꽤나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꽃꽂이라는 작업 자체를 조금 쉽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해야해 끝나고 나서는 조금 피로감이 들었다.


꽃은 집에 가져와서 기숙사에서 굴러다니는 유리컵을 주워
안에 담아 놓았다.




image.png?type=w773





그리고 이 날,
룸메이트가 '언니 이거 선물이에요' 라며
학종이하트를 줬다.
그리고 하트 종이 안에는 편지가 적혀 있었다.

전 날, 친구 관계에 대해서 고민을 하던 룸메이트에게
몇 도움 안되는 말을 해줬는데 그에 대해서 고맙다고 인사해주었다.

처음에 이 친구에 대해서 고민하던 나날이 이제는 어렴풋해질 정도로
우리 둘은 꽤나 잘 지내고 있다.
이 친구가 자기 멋대로 행동하면 어쩌지 하며 이곳저곳에 걱정투로 말해댔던 것이
내심 미안해 졌다.
이로서 또 사람을 첫인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나는 언제 어른이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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